[공모전] JoKer

39

밤하늘이 너무 예뻐서 도무지 눈을 감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니엘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다니엘도 지금.. 이렇게 예쁜 하늘을 보고 있을까?

유난히 별이 빛나는 밤. 유난히 달이 큰 밤.

그 밤을 지아는 혼자 보고 있어서 외로웠다.

액정이 꺼진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전화하면.. 받을 수 있을까..?

이 늦은 밤이면, 다니엘도 잠시 쉬고 있지 않을까?

액정을 켜 다니엘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다이얼 버튼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던 지아는 깊은 한숨을 푹-내쉬며 다시 액정을 꺼버렸다.

쉬는 타임이 있었으면 먼저 연락을 해줬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혹시나 다니엘에게 방해가 될까, 다이얼 버튼은 끝내 누르지 않았다.

이 늦은 시간에도 다니엘은 쉬지 못하는 걸까. 그 생각과 드는 걱정에 또 한번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인다.

날이 밝고, 날이 밝은지도 모르고 잠이 든 지아의 휴대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알람이 울리기도 이전에 울린 전화 벨소리에, 지아는 벌떡 일어나 액정을 확인했다.

혹시나 다니엘일까봐.

'옹성우'

다니엘이 아닌 성우였다.

"여보세요?"

'지아야.'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아..."

'혹시 내가 깨웠니..?'

"아니야. 어차피 곧 일어날거였어."

'다행이네..'

"할 말 있어서 전화한 거 아니야?"

'그... 윤하한테는 말 못했는데...

아니다, 아무일도 없어. 어제 타르트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나온거 같아서..'

어제부터 성우가 이상하다.

사실 어제 성우가 어색하게 군건, 성우의 고백에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지 못한 지아, 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

"이런 젠장..!!!"

이 전쟁터에 있을 모든 사람들 보다도 다니엘의 실력이 더 뛰어나다는 건, 우리팀도, 상대팀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고작 단검 하나를 들고 전쟁터에 뛰어들다니. 그건 아무리 다니엘이라도 무리였다. 그걸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다니엘조차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보스.. 지원군이 더 올수는 없는 겁니까?"

지원군이 행여 더 올 수 있다고 쳐도 하루를 꼬박 걸려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아....."

적군의 피와 다니엘의 피가 섞여 피로 덮인 다니엘은, 자신의 몸에서 나는 지독한 피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하루 밤낮으로 먹지도, 쉬지도, 자지도 않고 싸운 터라. 이젠 다니엘도 체력이 바닥이었다.

적군은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인력들이 오는 건지. 끊임없어 죽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들이닥치는데.

그걸 계속해서, 그것도 단검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상대해 온 다니엘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체력이, 다했다는 의미였다.

'안 다칠거지..? 꼭 살아서 돌아올거지..'

'내가 죽긴 왜 죽어. 너랑 행복하게 살아야지.'

'맞아. 너 나 놔두고 죽으면 안돼..

다치지도 마..! 너 피흘리는 거 나 더는 못 본단 말이야..'

'작전명이 뭐야?'

'한지아 사랑해.'

지아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꼭 살아서 돌아가야 하는데..

너와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러기로 약속했는데...

주저 앉은 나의 주위로 팀원들이 모인다.

다들 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뭐라고 명령해야 할까..

눈앞이 캄캄한데.. 계속 싸우라고..?

그건 그냥 죽으라는 뜻이었다.

"천하의 케이가, 왜 그렇게 주저 앉아 있냐? 볼품없게."

"옹.. 아니, 와이..?"

"지원군 왔다. 총알도 왔고.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지?"

아마 지금 주변에 있는 팀원들은 성우에 대해 하는 것이 없을 거다. 다들 의아해 하며 성우를 바라본다

"얘는 옛날에 나랑 같이 A조에 있던 와이이다. 너네들보다 훨씬 선배고, 휠씬 실력도 좋으니까 깍듯이 인사해."

애들 앞에서는 티 안내고 인사시켰지만, 다니엘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야. 니가 여길 왜 와."

"내가 안왔으면. 계속 주저 앉아 있게?"

"아니거든. 잠깐, 아주 잠깐 앉은 거거든?"

"생각보다 현장이 심각한데? 지금은? 휴전이냐?"

"대충 그런 셈이지. 그쪽도 사람이면 쉬지도 않고 덤비겠냐? 밤새도록 눈한번 못 붙혔다. 곧있으면 또 나올거야. 무슨 인간 제조기 같다. 끝이 없어."

"와... 내가 팀원일 때도 이런 일은 없었잖아. 겨우 이 인력으로 이런 일을... 그냥 죽으라는 소리 아니냐?"

"맞아.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대보지도 않고 일단 우리부터 던져놓은거지. 근데 넌 도대체 왜 온건데?"

"몰라서 묻냐? 도와주러 왔지."

"분명히 말했지? 숨어 살아라고. 너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빨리 돌아가. 늦기 전에."

"밤새 달려왔더니 벌써 가라고? 근데 너 손에 든건 뭐냐? 설마 이때까지 그걸로 싸웠냐?"

"총알이 없어. 차랑 같이 폭팔했다."

"돌았네.. 보스가 제대로 돌았네.. 피는 다 뭔데? 니꺼야?"

"뭐 그런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고."

"너 꼴은 지금 거의 시체인거 알고는 있냐?"

"그니까 돌아가라고."

"넌."

"... 난.. 싸워야지."

"허.. 니가 개냐?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하게?"

"그럼 어쩌라고! 회장은 나만 슬쩍 도망나오란다. 애들두고 나만 나오라잖아. 그럼 그렇게 해? 그렇게 안하려면 싸워서 이겨야될 거 아니냐고!"

"...넌 너나 지키라며. 너도 너나 지켜. 도망갈 수 있으면 가라고."

"미쳤냐?"

"그럼 넌, 제정신이고?"

"보스...! 또 몰려옵니다! 준비 하셔야 합니다!!"

싸움을 하기 전에 다니엘은 늘 팀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남의 도움, 바라지 말고. 남을 도울 생각도 하지말고.

자신만 지키라고.

하지만 정작 다니엘은 팀원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몸은 이리 다치든 저리 다치든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자!"

아무 말 없이 총 하나를 던져준 성우가 자신도 총하나를 챙겨 전투를 준비한다.

기여코 말을 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