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JoKer

46 엔딩


잠에서 먼저 깬 지아가 눈을 뜨니 바로 앞에 다니엘이 보였다. 

다니엘의 머리를 검지 손가락을 쓸어 넘겨본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아직 일어나지 못하는 다니엘을 보며 또 한번 마음이 아렸다. 

얼마나 피곤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이의 손길에 잠에서 깬건지 미간을 찌푸리던 다니엘이 이내 눈을 감을 채 웃어보였다. 

"왜 벌써 일어났어.. 좀 더 자자..."

지아의 허리위로 다니엘의 팔이 올라가 가볍게 안은 후 지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다니엘은 옛날부터 계획해온 미래가 있었다. 

그 미래엔 물론 지아도 함께였고, 다니엘의 미래인지 지아의 미래인지 구분하지 못할 만큼 그의 미래에서 지아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도 소용도 없었다. 

"계속 잠만 잘거야..? 지금 점심시간도 지났어 다니엘~ 오늘 성우랑 유나랑 약속있잖아~"

"그거 저녁 약속이야... "

피곤할까봐 깨우지 않으려고 한 건 맞지만 일어나지 않는 다니엘을 기다리다가 아침도 점심도 겨우 우유 한 잔 마신 채 거른 지아였다. 

"나 배고픈데..."

그래도 전보다 살이 많이 빠져버린 다니엘을 보며 혼자 밥을 챙겨 먹기에 마음에 걸려서 안먹고 깰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니엘을 깨우려왔는데 여전히 일어나지 않는 다니엘에 한 숨을 푹 내쉬었다.

"뭐 먹고 싶어?"

가만히 눈을 감고 지아의 목소리만 듣던 다니엘의 배고프다는 말에 일어나 뭐가 먹고 싶은지 물었다.

"이미 밥 다 해놨는데? 나와서 먹기만 하면 돼."

지아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다니엘이 밖으로 나가자 금방 만들어진 따끈한 음식들이 식탁에 올려져 있었다. 

"이걸 언제 다 했어?"

"시간을 봐. 자기가 얼마나 많이 잤는줄도 모르고.."

"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안해. 얼른 먹자, 맛있겠다."

테이블에 앉아 숟가락을 들고 맛있게 먹기 시작하는 다니엘을 보며 지아는 만족스런 미소를 보였다. 

"진짜 맛있다! 나 너가 해준 밥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아."

배가 고프다며 다니엘을 깨운 지아는 정작 얼른 먹지도 않고 맛있게 먹는 다니엘을 바라보고만 있자, 답답한 마음에 반찬을 집어 지아의 입에 가져다 주는 다니엘이다. 

"얼른 먹어, 배고프다며."

남들처럼 평범한 직업이 아니었던 우리에게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옛날에는 상상이나 해봤을까. 

상상도 못했을, 사실 지금에서 옛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상상도 못할 일을 다니엘은 해내고 이렇게 맛있게 밥을 먹고 있었다. 

옛날부터 쭉 봐오면서 늘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해내야하는 일에 대해 서슴없이 자신의 목숨을 걸기 때문인것 같았다.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에 목숨 걸고 도전하기. 늘 해내서 지금 이렇게 내 앞에 앉아있지만 나는 늘 혹시나 실패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이제 막 쉽게 목숨걸고 그러지마."

"내가 내 목숨 너무 자주 거는 건 아는데, 쉽게 거는 건 아니야.

늘 힘들지 목숨걸고 무언가를 한다는 게. 

그런데 그 성공이, 그 결과가 너라는 걸 아니까 가능했던 거야. 

그러니까 너를 만나기 전엔 내가 원래 안그랬는데, 너를 만나고 부터 이렇게 됐으니까. 내가 걸어왔던 내 목숨은 너를 위해서였다고.

내가 목숨정도는 걸어줘야 널 지킬 수 있었으니까."

이전에는 듣지 못한 다니엘의 가장 안쪽에 숨겨져 있던 진심이었다.

그의 말에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지아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그러니까,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 

네가 없으면, 내가 죽어 지아야. 

내 목숨, 너한테 걸었잖아. 늘."


"지아랑 다니엘 왜이렇게 늦지?"

"이윤하."

"...왜."

"넌 돌아올 생각 하지도 마라."

"..."

"다 알아. 넌 다 보이거든. 돌아올 생각이었잖아. 조직으로."

"돌아가든 말든 그건 내 마음이야. 니가 왜 이래라 저래라야."

"니가 돌아오려는 이유가, 꼭 나 때문인것만 같아서. 그런데 나는 안그랬으면 좋겠어서."

"..참나, 어이가 없어서.."

"나는 못해. 나는 케이 아니, 다니엘처럼 이렇게 해낼 자신이 없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다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그러니까..."

"그만해."

자기는 다니엘처럼 할 수 없다. 그 말이 꼭 기대하지 말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러니까 나에게 더 마음을 주지 말라. 여기서 끝을 내라. 꼭 그렇게 들렸다. 네가 대단히 착각한 거라고, 혼자 착각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

눈 떠보니 누군가의 등에 업혀 있었고, 그 등의 주인은 성우였다. 

내 다리엔 묵직한 깁스가 감겨있었고, 다리를 다쳤던 순간이 기억을 스쳤다. 그리고 그가 달려와서 나를 업고 지금도 이렇게 걷고 있다. 

'성우... 옹성우...'

그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다. 

"제이, 깼어?"

그도 나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다. 

그저 마음 속으로 불러볼 뿐이었다.

아무도 듣지 못하게.

-

'오늘부로 카페 문 닫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카페 조커에 붙었다. 

"오빠, 나 배고파."

"배고파? 그럼 안되는데.. 뭐 먹을래? 내가 다 해줄게."

내가 살던 집이랑 내가 하던 가게랑은 좀 멀리 떨어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그토록이나 원했던 '평범'을 얻어 살고 있었다. 

평범하다는 게 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줄 알았다. 

남들 다있는 집도 있어야 되고 다른 사람들한테 아무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직업도 있어야하고, 눈물겨운 사연이나 가슴 아픈 과거는 사양, 별 크게 뛰어난 것도 부족한 것도 없으면서 소소하게 행복한 삶. 그게 평범이 아닐까, 그런데 그게 제일 행복한 거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좀 달랐다. 

이미 눈물겨운 이별도 해봤고, 가슴아픈 과거사도 있고. 그런데도 서로가 있어서 더할나위없이 행복했다. 

우리의 모든 역사가 끝이 났고, 이제는 해피엔딩만 즐기는 일이 남았으니까.

"내가 원래 영어를 진짜 잘하거든? 근데 이상하네.."

"풉, 잘했던 거 확실해? 크크크"

"확실하거든?"

"그래 그래, 그렇다고 해줄게."

"뭘 해줘?! 사실이라니까?"

낯선 환경이었지만, 그동안 멋진 계획을 세워놓은 다니엘, 이젠 다니엘 오빠 덕분에 괜찮은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 천천히 적응해나가면서. 우리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많으니까.

완결!! 꺄앗!! 짝짝짝>< ....!!! 일줄 알았죠?? 

*****아니? 근데 1편에서 지아한테 군대간 남동생이 있었다고????*****

"근데 윤하야, 우리집에 남자 옷이 있던데.. 이거 누구 꺼야..?"

"어?? 아.. 그게.. 있지.. 하하.. 누구꺼더라.. 아 맞다! 너 원래 동생있었잖아 남동생!

지금 군대가서 안보이긴 하는데 뭐 너네 집에 옷을 두고 갔나보다!"

"아.. 내가 남동생이 있어구나.. 어떻게 이렇게 기억이 하나도 안날 수 있는 걸까..."

"야 이윤하, 너 미쳤어? 지아한테 남동생이 어디있냐?"

"아니 그럼 뭐라고해.. 그러게 넌 왜 니 옷을 거기다 두고 까먹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