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우리가 새겨진 터널.

[공모전] 03| 우리가 새겨진 터널.

나는 그의 말에 멈칫 했다. 세준 씨는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말한 것인지 당황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냥 못 들은 척을 하기로 했다. 내가 들은 걸 티 내면 서로 민망 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말을 하려고 했는데, 세준 씨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줘요-.”


“···. 무슨 말인지 못 들었는데요..?”


“아.. 그래요? 다행이다-.”


“뭐가 다행인데요?”


“음, 아무것도 아니에요~.”


세준 씨는 나를 아파트로 데리고 들어갔다. 누가 봐도 이 아파트는 엄청 깨끗하고 신축으로 보였다. 나는 세준 씨에게 몇 층이냐고 물어보려고 휙, 돌았다. 세준 씨가 입을 열길래 알려주나 보다 했다.


“이 건물 다 제 거니까.. 아무 집이나 들어가세요-.”


“네.. 네?!”


“프.. 뭘 그렇게 놀라요? 아직 이 집에 아무도 안 들어 왔어요-. 그냥 막 써도 돼요.”


“그래도···. 제가 써도 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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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다른 집을 빌려줄까 했는데, 그냥 뭐.. 특별히···. 모르겠다, 그냥 그쪽이니까 여기 빌려주는 거에요-.”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 준다니···. 솔직히 조금 많이 세준 씨에게 감동을 받았다. 내가 감동을 받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세준 씨는 고개를 갸웃하고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나는 일부러 퉁명스럽게 “뭐요···. 왜요-.” 라고 말했다. 세준 씨는 내심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당연히 고맙다고 할 생각이였으니 고맙다고 해야겠다.


“···. 고마워요, 잘 지낼게요.”


세준 씨는 이제서야 활짝 웃었다. 아무리 봐도 볼에 있는 보조개는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솔직히 한 번만 콕 찔러보고 싶다. 나는 저렇게까지 보조개가 깊은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나.. 보조개 한 번만 만져봐도 돼요?”


“에···? 앗, 당연히 되죠!”


세준 씨는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고, 내가 손짓을 하자 무릎을 굽혀 주었다. 콕콕, 볼이 엄청나게 말랑말랑 한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더욱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세준 씨의 보조개는 정말 깊구나, 를.


“음···. 근데, 집은 어디 쓸래요?”


“저어는.. 오, 저 집이요!”


“그럴래요? 마침 제 앞 집이네요-.”


“아, 세준 씨도 이 아파트에 사는구나-.”


“그럼요! 다른 사람이 없어서, 항상 조금 무서웠는데···. 이제는 그래도 한 명이 생겼네요?”


“겁이 많으신가 보네요?”


“···. 그렇죠, 뭐-.. 하하,”


“근데 수도세랑 전기세.. 뭐 이런건 어떡하죠? 그냥 전기랑 물.. 가스 다 쓰지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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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면 안 내줄텐데, 너니까.. 여주 씨니까 돈 다 내줄게요! 프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