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우리가 새겨진 터널.

[공모전] 04| 우리가 새겨진 터널.

나여서.. 나니까? 돈을 다 내주겠다고? 지금껏 나를 특별하게 봐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이런 말은 아마 태어나서 처음 듣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자꾸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 했던 기분 좋은 말을 웃으며 계속 말 해주는 세준 씨가 나도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 맞다, 고맙다는 인사를 빼 먹으면 안 되지!


“그으.. 너무 감사해요-.”


“에이-, 뭘요! 그냥 편하게 있어요-.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우리 집으로 와요.”


“세준 씨 집이 여기.. 잖아요.”


“아-. 그게 아니라, 저기 저 집 하나요.”


“아···. 알겠어요! 그럼 잘 자고, 내일 갈게요!”



다음날 아침



“우음···. 하암, 몇 시지?”


나는 다 못 뜬 눈으로 시계를 째려보았다. 12시 27분. 아니, 잠시만! 12시 27분이라고? 아침에 가기로 했는데···! 실망하거나.. 막 그러진 않겠지···? 으아.. 나는 어제 자기 전 알람을 맞춰두지 않은 나를 마구 원망하면서 상체를 일으켜 침대 위에 앉았다. 나는 큰 침실에서 나와 주방 쪽으로 갔다.


“맞다, 나 먹을 거 없는데···. 그냥 굶을까?”


내가 주방으로 더 다가가자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그래서 주방으로 호다닥 달려가 보니, 여러가지 반찬들과 갈비찜이 놓여있었다. 자기가 만든 건 아닐 것 같았다. 왜냐면 이 반찬들은 뭐랄까···. 명절에나 볼 수준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앉아서 반찬 뚜껑을 열었다. 반찬 통 사이에 포스트잇 하나가 보였다.


‘굿모닝! 우리 집에 안 오길래 와봤더니 자고 있네요? 천천히 먹어요. 괜히 체 하지 말고.. 제가 반찬을 만들 솜씨는 아니여서 근처 유명한 반찬 가게에서 샀어요! 나 아니면 안 먹을 것 같아서.. ㅎㅎ 맛있게 먹어요. 전 출근하러 가요!'


“뭘 이렇게 길게 썼대···. 그래도 뭐, 고맙네.”


“나중에 나도 문 앞에 포스트잇 붙여야겠다-.”



몇 시간 후

띵동~.



“음···? 내가 잠 들었었나.. 저, 누구세요?”


“아, 임세준이에요-. 반찬 양이 많지 않았어서 다 먹었을 것 같은데···. 다 먹었어요?”


“아, 네!”


“빈 반찬 통 가지러 왔거든요-.”



철컥,



“근데 저 설거지 안 했는데.. 해서 가져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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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여주 씨를 위해서 설거지 하나 못 하겠어요? 다른 것도 상관 없어요. 뭐든 말해요, 다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