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가진 것의 가치

08 | 가진 것의 가치 - 잘못

저작권 2020. 안생. 모든 권리 보유.



※로맨스, 썸 일절 없는 휴먼 장르입니다.※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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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도 괜찮다.


공부를 못해도 괜찮다.


네가 가진 것엔 그 만한 가치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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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

교무실에 들어와 시험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담임이 자리에 앉아 석진도 따라 앉았다. 이에 석진과 가까이 있던 다른 선생들도 무슨 일인지 고개를 힐끗거리며 상황을 몰래 보기 시작했다.



"김석진, 설명해 봐. 어떻게 된 건지."

"저도 이거 방금 처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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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 그랬어요, 제가 돈이 어디 있다고 이런 짓을 해요."

"그럼 이게 왜 네 가방에 있어."



몇 번을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 자신의 담임에 화가 난 건지 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쉬는 석진이었다. 학생 말을 믿어주지도 않는데, 이런 사람도 선생이라고.



"제가 이런 거 아니라니까요, 누가 넣어놨겠죠."

"다른 사람이 고의로 네 가방에 시험지를 넣었다 이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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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믿으실 건데요, 제가 교장실에 이거 들고 들어가면 믿어주시겠어요?"



석진이 두꺼운 시험지를 손으로 툭툭 치며 자신이 지금 아주 어이없다는 것을 티내며 말했다. 그러자 담임도 조금은 믿는 눈치인지 시험지를 자신의 쪽으로 가져오며 말했다.



"··· 일단 집에 가라."



석진은 대답도 하지 않고 가방을 손으로 들고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학원도 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



서영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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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그렇게 교실을 나가버린 석진이 집에 와서도 계속 마음에 걸려, 저녁이 돼서야 그에게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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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그렇게 연락을 보내놓고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 답장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다 체념한 듯 폰을 뒤집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답장은 다음날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



***



다음날

윤기가 석진이 등교함과 동시에 함께 3반으로 들어가더니, 3반 학생들이 석진을 보며 저들끼리 수군거리는 것에 평소 SNS를 잘 안 해서 아무것도 몰라 무슨 일인지 물었다.



"야, 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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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애들이 너보고 뭐라 그러냐."

"누가 내 가방에 중간고사 시험지하고 답지 넣어놨더라."



윤기가 석진의 말에 헙, 하고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이 너한테 일어나다니.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은 석진에 오히려 윤기가 더 난리를 쳤다.



"야, 뭐 그런 생각 없는 새X가 다 있어?"

"너는 그걸 알면 선생님한테 말을 해야할 거 아니야, 말했어 담임하고?"

"몰라, 아무 얘기도 안 했어."



안 그래도 시험지 도둑으로 몰려 짜증나 죽겠는데 윤기까지 귀찮게 구니, 책상 위로 확 엎드려버리는 석진에 윤기는 조용히 석진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



3학년 4반




"야,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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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봐, 할 얘기 있어."



윤기는 4반으로 돌아와 자고 있는 지은의 팔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지은이 느릿하게 고개를 들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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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아직 덜 뜨인 눈으로 윤기를 쳐다보며 앞머리를 정리하는 지은이었다. 윤기는 그런 지은의 옆에 앉아 주변 학생들의 눈치를 살피더니 의자를 더 끌어 지은과 최대한 가까이 앉았다.



"어제 3반에서.. 나만 본 거 아니지."

"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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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연, 걔가 김석진 가방에 무슨 종이 집어넣는 거."



***



어제

쉬는 시간에 할 게 없었던 지은과 윤기는 서영과 석진을 보러가기 위해 3반으로 향했다. 하지만 석진은 교무실에 있었고, 서영도 어딜 간 건지 교실에 없었다.



"김석진 없네."

"윤서영도 없다, 가자."

"야, 잠깐만."



지은이 반으로 돌아가려던 때, 윤기가 하연의 움직임을 보고는 지은의 손목을 잡아 다시 3반 교실을 보게 했다. 지은은 그런 윤기를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그를 따라 하연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하연은 이상하리만큼 고개를 돌리며 주변의 눈치를 보더니 두꺼운 종이뭉치를 손에 들고 석진의 자리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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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연은, 손에 들린 종이를 석진의 가방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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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아무도, 심지어 우리 중 가장 어린 사람도 잘못이 없지 않다.

- W. H. 톰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