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가진 것의 가치

완결 | 가진 것의 가치

저작권 2020. 안생. 모든 권리 보유.


 
※로맨스, 썸 일절 없는 휴먼 장르입니다.※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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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도 괜찮다.


공부를 못해도 괜찮다.


네가 가진 것엔 그 만한 가치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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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



***



석진은 자신이 커피를 사겠다며 하연과 함께 바로 근처에 있는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마주보고 앉아있는 석진과 하연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적막을 사람들의 말소리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채우고 있을 때, 하연이 먼저 말을 꺼냈다.



"잘 지냈어···?"

"뭐..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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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한테 건너서 들은 건데, 너 의대 갔다면서."



올해 졸업하겠네. 석진의 입에서 '의대' 라는 단어가 나오자 하연의 얼굴 어두워졌다. 석진은 그 말 이후로는 더 건너 듣지 못해서, 하연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기에 하연을 그저 의대생으로만 알고 있던 것이었다.



"아···, 의대 가긴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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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년 끝나고 자퇴했어."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큰 대병원 이사장의 딸이라면 아무 걱정거리 없이, 아무 고민거리 없이 살 줄 알았는데. 그런 그녀가 의대를 자퇴하다니. 석진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알잖아, 나 아빠한테 잡혀서 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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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가라고 해서 갔긴 했는데, 그런 건 나랑 아예 맞지를 않아서."

"그래서 1학년 끝나고 바로 자퇴했어, 지금은 그냥 회사 다니고 있고."



지금은 아빠한테서 완전히 해방이야. 퇴학하고 호되게 혼나고 독립했거든.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지만 개운하게 웃지 못하는 하연의 미소는 왠지 쓸쓸했다.



"너는··· 잘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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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뭐, 대학 졸업하고 바로 회사 다니느라 바빠."



볼 수는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석진과 하연은 꽤 열심히 살아왔다. 둘의 사이가 좋지는 않아서 그런 건지, 석진의 의무적인 대답과 함께 대화는 끝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울리는 진동소리에 석진이 자신의 폰을 보니, 팀 상사에게 연락이 오고 있었다. 석진은 그제서야 지금이 업무시간인 것을 자각하고는 하연에게 무슨 말이라도 꺼내려 했지만 뭐라고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할 말이 있어보이는 석진에 먼저 말을 꺼내는 하연이었다. 석진은 그런 하연을 잠시 보고는 가 볼게, 짧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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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가."



폰과 커피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 석진이 하연의 작은 한 마디에 걸음을 멈췄다. 잘 가라는 그 말이 6년 전의 일들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 걸까. 하연과 아무 감정 없는 대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돼서 그런 걸까.

석진은 기억했다. 하연과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대화를. 그에게 하연은 정학도 모자라 퇴학을 시켜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나 그 일에 무뎌진 건지, 잊고 살아서 그런 건지. 더 이상 제 감정대로 말하는 19살의 석진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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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지내라."



영원히 끝낼 수 없을 것 같던 19살의 악연이 6년을 지나 25살에야 끝이 났다. 시간이 지나 그때보다 더 자라고, 더 성숙해진 만큼 피하면 편해질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레프 톨스토리가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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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고.

오늘, 하연과 석진에겐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는 작고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



방송국

음악방송이 시작하고, 무대 준비를 마친 서영이 큐시트와 방송을 번갈아보며 백스테이지로 이동할 순간을 기다렸다. MC의 멘트가 끝나자 큐시트를 확인한 서영은 마지막으로 메이크업과 세팅을 점검하고 나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윤서영 씨 순서 두 팀 전이니까 준비 끝나시는 대로 무대 밑으로 와주세요."



방금까지만 해도 정신없고 시끄럽던 대기실이 조용해지자, 서영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대기실 문을 열고 나가 백스테이지로 향했다.

진행되고 있는 무대와 곧 진행이 될 무대, 총 두 개의 무대를 신경쓰느라 백스테이지는 여러명의 스탭들로 가득차 분주하고 시끄러웠다. 서영은 그 사이에서 무대를 올라가기 위해 마이크를 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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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리허설 때 마이크 소리 끊기는 거랑 왼쪽 인이어 소리 작은 건 제대로 됐나요?"

"네, 왼쪽 인이어 소리 키우고 MR하고 목소리 똑같은 크기로 맞췄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후렴구에서 폭죽 터질 거예요, 놀라시면 안 돼요."



그렇게 마지막 준비까지 모두 끝낸 서영은 계단 앞에서 무대에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영의 무대 바로 전 무대가 끝나자 MC의 멘트가 나오고, 또 다시 백스테이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분주해졌다.



"윤서영 씨 올라갈게요."



드디어 서영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대 아래는 서영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서영은 그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며 무대 한가운데에 놓인 단상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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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로비



-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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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야, 도착했어?"

- "응, 지금 회사 앞이야."



여자친구와 약속한 시간에 맞춰 업무를 모두 끝낸 석진은 방금 막 1층으로 내려왔다. 원래 퇴근 시각보다 조금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1층은 석진 말고는 아무도 없는 듯 보였다.



- "아직 안 끝났어? 기다리고 있을까?"

- "아니야 방금 끝났어, 금방 갈게."



그렇게 1층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석진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노랫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에 로비를 두리번거리던 석진은 자신의 앞에 있는 큰 TV에서 그 시선이 멈췄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선이 꽂혔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서로가 서로의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연락할 시간도 없었고, 만날 시간도 한 번도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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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 있었기에. 그것도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 후보로, 마이크를 들고선 행복한 표정으로 말이다. 석진은 그렇게 끝내 꿈을 이뤄 가수가 된 서영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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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래를 부를 때 짓는 한결같은 행복한 표정. 오직 서영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 고등학생 때 서영과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석진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서영과 그리 좋지만은 않았던 첫만남부터 며칠간의 기싸움, 처음 서영의 노래를 들었던 날, 그리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바다 같았던 순간순간까지. 모든 게 하나의 큰 추억이 되었다.



- "오빠? 무슨 일 있어?"



몇 번을 불렀는데 대답을 안 해. 그제서야 석진이 이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여전히 석진의 시선은 TV 속 서영을 향해 있었고, 여전히 1층에는 서영의 노랫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 "어, 아니. 아무것도···."



카메라를 바라보는 서영의 미소가 석진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넌 앞으로도 그 순간이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다. 서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석진은 그렇게 다시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실에 살 때 가장 빛나는 아이와 꿈에 살 때 가장 빛나는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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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너는 너의 가치를, 나는 나의 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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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가진 서로만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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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히 간직한 가치는 빛나 누군가 알게 되고 세상이 알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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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도 괜찮다. 공부를 못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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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진 것엔, 그 만한 가치가 있으니.










끝.




여러분들도 석진이처럼 너무 공부에만 매진하지 말고 가끔은 멈춰서 쉬기도 하고 주변도 바라보고, 서영이처럼 여러분들의 꿈을 찾아서 열심히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이 글의 주제이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이니까요.

지금까지 '가진 것의 가치'를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