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하하."
김석진 씨가 냉장고 문을 열면서 내게 물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딸깍 하는 소리.

"좋아요. 편하신 곳에 앉으세요."
'어떻게 사람 표정이 그렇게 빨리 바뀔 수 있지...? 내 스타일은 절대 아니네.'
"선배, 우리 얘기 좀 해볼까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거… 마음에 드네요."
김석진은 방으로 사라졌다가 종이 한 장과 펜을 들고 나왔다.
"이게 뭐지…?"

"계약서."
"계약서…?"
"네."

"우리가 진짜로 사랑하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