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 "지금 내 상황은 알고?"
동현 : "조사해보면 쉽게 알 수 있겠죠?"
민 : "그럼 그렇게 해"
동현 : "근데 그러면 내가 누나의 심정까진 모르잖아. 객관적이고 딱딱한 서류로만 알지. 도와줄게요. 누나"
민 : ".........."
동현 : "아니면 나 좀 도와줘요"
민 : "내가 상무님을요? 글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을거 같은데......"
그가 내 손을 잡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동현 : "누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제발 누나........"
민 : "............"
그 '누나'라는 단어는 제법 힘이 있었나 보다. 나는 술을 병째로 쭈욱 들이켰다. 목구멍부터 느껴지는 뜨거운 느낌에 빠르게 술기운이 올라와 느껴지는 그 두통에 뇌는 재 기능을 못하나 보다....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하소연을 해버렸다
민 : "전남친..... 그 ㅅㄲ는 내가 좋아하지도 않았어...... 좋아할려고 노력했지......."
동현 : "좋아하지도 않고 사궜어? 왜?"
민 : "......잘해준다고 했거든. 내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깐 자기가 노력하겠다고....... 한번만 사궈달라고........"
동현 : "그래서 사귀자고 했어?"
민 : "아니..... 그래도 싫다고 했지. 그건 예의가 아니니깐..... 근데....."
동현 : "근데?"
민 : "소문이 퍼졌어..... 나랑 그 ㅅㄲ랑 사귄다고........."
동현 : "아니라고 하지....."
민 : "그럴려고 했는데...... 그 놈이 맞다고 했어. 우리가 사귄다고"
동현 : "쓰레기네"
민 : "ㅎ 쓰레기지........."
동현 : "그리고 헤어졌어?"
민 : "응. 그 ㅅㄲ가 바람펴서........"
눈을 꾸욱 감았다. 그떄의 모습이 그 때의 목소리들이 장면 장면 스처지나가서........
진영 : "ㄴ....난 너만을 사랑해"
민 : ''지금 이 모습을 보고도?"
진영 : "ㄱ...그냥...... 너가 날 사랑해주지 않아서 날 사랑해줄 여자가 필요했어..... 우리 이대로 계속 지내자. 넌 내 사랑을 받고 난 ㄱ 여자의 사랑을 받고"
민 : "너까지것의 사랑따위는 필요없어. 선배 안녕히가세요. 그리고 잘 살아보세요. 검은머리 파뿌리될때까지. 아. 진심으로 응원할게"
진영 : "너가.... 한번이라도 내 손을 잡아주고 내게 입을 마추고 내 품에 안겼다면..... 이럴일이 없었어"
민 : "개소리 작작해"
진영 : "너가.... 오빠라고 불러만 줬어도......."
민 : ".......내가 왜? 나도 너 좋아서 사궜니? 미친 소리 작작하고 서로 갈길 가자"
애석하게도 눈을 감을 수록 더 선명했다. 정말 그를 좋아한 적도 그와의 관계에 만족한 적도 없었다. 단 한순간도. 그냥 불편했다. 그의 행동이, 그의 모습이, 내가 진짜 그를 좋아하는 것처럼 하는 그 모든게........
다만..... 지금 눈물을 흘리는건....... 진짜 그가 날 좋아하는 줄 알고 노력한 내가 너무 불쌍해서...... 그냥 그때 아니다라고 외치지 않은 내가 한심해서...... 그래서 눈물이 난다...... 짜증나는 세월에 짜증나는 나에게 화가나서
민 : "진짜 바보같아"
그가 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동현 : "바보같기는. 그떄 누나 선배여서 아니다라고 말 못했을거 아니야"
민 : "그래도 너무 바보같아"
동현 : "시간을 돌려줄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처리는 해줄 수 있는데"
민 : "됐어. 그냥 무시할래"
동현 : "아쉽다.... 나도 누나 필요한데"
민 : "뭔데? 말해봐"
그가 고개를 숙여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머뭇거렸다
동현 : "음.........."
민 : "뭔데?"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놀라 고개를 휙 돌리니 그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동현 : "누나..... 나 봐봐"
민 : "............."
어쩔 수 없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 그를 향해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입을 열었다
동현 : "누나.... 나랑 결혼해줘"
민 : "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