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전정국, 내가 망친다.

ep 00. 전하, 지랄도 적당히 하세요.

ep 00. 전하, 지랄도 적당히 하세요.

_

“황태자비 김여주, 이혼을 받아 들이겠나?”

“받아 들이겠습니다.”

블루 사파이어가 가득 박힌 티아라를 쓰고 있고
무표정을 일관하고 있는 한 여자.

코발트 블루 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이 제국의 황태자비 이다.
오늘 까진.

“황태자 전정국, 당신은 어떤가.”

차갑고도 섬뜩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연회장에
깊게 울려 퍼졌다.

“푸핫, 제가 원해서 하는 이혼이니 좋기만 합니다.”

그저 이 상황이 웃기기라도 한 듯,
정국은 비릿한 웃음을 내며 여주를 힐끔 쳐다봤다.

“자네는 어떤가? 아, 이 분위기로는 ••
여주라고 말해야 되겠네!”

“김여주라고 부르십시오, 전하.”

“그래, 김여주.”

“…”

이상하게도 여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저 이 상황이 억울해서?

그게 아니었다.


“왜 제가 이리도 가만히 있는 줄 아십니까?”
“짐이 그걸 왜 고려 해야 하는 것이지?”

“분노를 할 힘도, 화낼 힘 조차 없기 때문이죠.”
“그럼 분노 하거라. 화를 내거라.”

난 그게 안된다고. 내 인생 이었는데.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이 황태자비가
내 인생의 반을 바친 자리인데.

“내 모든 것 이었습니다. 이 황태자비가.
전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이 무시하지 마십시오.”

또각 -

정국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여주.

“전하도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여주의 말에 멈칫하는 정국은

꽤나 사악하게 입꼬릴 올리며
자신에게 속삭이는 여주를 본다.

“날 건드려 봤자 좋은게 뭐가 있습니까, 전하.”
“내게 황실 극 비밀 문서가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

충격적인 여주의 말에 경악 어린 얼굴을 한 채로
여주를 뚫어져라 노려보는 정국.

“왜 그리 노려 보십니까. 전하. 
혹, 이 문서를 없애기라도 하시게요?”

“어쩌죠, 복제본이 열 판이 넘는데.”

“프하핫-!!”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벙쪄있는 그를 보며
한심한 듯 웃었다.

“… 원하는게, 무엇이지?”
“지금 하고 있는 이혼 법정,
파훼 시켜주세요, 전하."
“미쳤군. 역시 황태자비에
목숨을 걸었던 여자 다워.”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이내
여주의 아버지인 대신관 에게 말했다.

“대신관.”
“말씀 해보십시오.”

“생각이 바뀌었네.
신중하게 고르는 거였는데.”

“김여주 와의 이혼,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였어.”

“그렇지, 여주야?”
“그럼요, 전하.”

그들의 앞에 서있는 대신관은 여주에게 물었다.

“.. 아까 속삭인게 이 문제 였습니까, 황태자비.”
“그랬습니다, 대신관이자 아버지."

여주가 맞다고 하자 대신관이자 여주의 아버지는
한숨을 한 번 내쉬며 정국에게 말했다.

“그 말, 꼭 지키십시오. 전하.”

“그럼 당연하지, 대신관.”

“…”

_

타악 -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대신관이
루비가 박힌 봉을 바닥으로 내리 꽂으며 말했다.

“황태자 전정국과 황태자비 김여주의 이혼 법정을
취소 하도록 하지."

.
.
.



Gravatar
황태자 전정국, 내가 망친다.
ep 00. 전하, 지랄도 적당히 하세요.

.
.
.

“꽤 허무하네요, 전하.”
“나는 기분이 더럽구나.”

“기분이 더러운건 저도 마찬가지 랍니다.”

“그러면 왜 이런 더러운 짓을 하였지?
어째서? 왜?”

“내가 인생의 반을 살아왔던 황태자비 라는 게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억울했서든요.”

“미치도록.”

Gravatar

“발칙 해졌구나. 김여주가.”
“원래도 발칙 했습니다.”
“미친년.”
“… 미친년?”

순식간에 분위기가 적막 해졌고
소름돋는 정적이 이 둘을 감쌌다.

.
.

이 정적을 깬 것도 여주,
“전하,”
“왜 부르지?”

“지랄도 적당히 하세요.”

황태자에게 욕을 한 것도 여주.
“….!!!”

정국의 동공이 꽤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

네가 감히 나에게 그런 저질인 욕을 해?

“…”
그렇게 말을 하려고 해도 여주의 아우라에
압도 당해 버린 정국이다.

“.. 황태자비에게 유폐 10일을 명한다.”
“뜻대로 하세요.”

“언젠가 다 당신에게 돌아갈테니.”

.
.
.

터벅터벅 -

정국은 그런 여주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황태자 궁으로 걸어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