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묶여있는 내 손과 발을 풀어주며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게끔 내버려 뒀다. 얼마나 세게 쳐 묶었으면 쓰라릴 정도로 붉어진 손목을 바라보다 남자에게 시선을 돌리며 도대체 누구길래 나를 납치하고, 이제는 왜 또 풀어주는 거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젠 비웃는 것 같은 미소를 유지하며 어디론가 가버린다.

안 그래도 풀떼기들 때문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아까부터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주위 때문에 더 정신이 없다. 걷다, 걷다,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나무 밑 뿌리에 앉아 숨을 돌렸다. 시발,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냐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이내 쫄아버리는 나다. 주위에 뭔가 있나 싶어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일으켜 지탱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기울며 확인했다. 그러자 또 다른 남자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고, 그대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저...!
여기 계셨네요!
계속 찾아다녔는데 안 계셔서 놀랬어요.
얼른 돌아가요. 여긴 위험하니까.
... 날 알아요?
설마, 못 본 사이에 절 잊어버리신 거예요?
저 아르테미스예요. 이제 기억나시죠?
아- 아르테미스? ...는 개뿔, 내가 알 리가 없다. 아르테미스? 아, 신화 그리스에 나오는 신인가? 근데 그 신이 왜 나보고 아는 척을 하는지 모르겠다. 애당초 내 앞에 있는 게 사이비인지 미친놈인지 구분이 안 갔다. 이상한 곳에 미친 사람이 있는 건 당연한 건가, 일단 이 좆같은 숲속에서 빠져나가야 하니까 거짓말을 치며 기억 나는 척했다.

말을 끝으로 오른쪽에서 개새끼는 개새끼인데 대가리가 두 개에다가 눈깔은 또 시뻘건 개새끼 한 마... 두 마리가 튀어나왔다. 놀란 마음에 비명을 지르는 내 모습에 잠시 당황하는가 싶더니 뒤에 매고 있던 활과 화살 두 촉을 꺼내 들며 조준하더니 대가리 두 개를 동시에 쏴 죽이는 남자였다.
더 나타나기 전에 얼른 돌아가요.
지금 다들 가이아 돌아왔다는 소식에 모여있어요.
아... 그래요?
'시발, 그 가이아란 게 도대체 뭔데? 나는 양예진이라고!!'
일단, 일단은 얼른 빠져나가요.
숲속을 빠져나가는 대로 나는 이 미친 사이비 종교의 남자에게서 도망칠 거다. 비록 후들거리는 내 다리가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남자한테 붙잡혀서 사이비 자매가 되는 것보단 낫겠지.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며 남자의 뒤를 따라갔다.
_ 글쓴이의 포효 _
자꾸만 글 쓰다 튕기고, 글 쓰다 튕기고, 결국 쓰다가 끊어버렸습니다.
정말 열 오르네요.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