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보스 vs 시크보스

01.

나는 김여주, 그냥 조용히 살아온 학생이다.

아, 여기서 조용히는 사고 안 쳤다는 뜻이지 -
절대 조용하다는 게 아니다.

"야 너 거기서 !!!! 진짜 죽고 싶냐"
"에베베 시른데 ~"

오늘도 어김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남자애들 덕에 짧은 다리는 열심히 움직였으며, 빠르게 달리는 탓에 잠깐 눈을 감으니

"헉 잠시만 -"
쾅 !

어이쿠, 이게 무슨 일이야.
순하게 생긴 남자 위에 덮친 꼴로 누워있었다. 머쓱하다는 듯이 웃으며 "앞을 잘 보고 다녀야죠 선배님" 이라 말해온다.

어? 나 일학년인데? 명찰 색 보니 얘도 일학년인데.. 나 늙어보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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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넘어지게 만들고 막 그럴거에요?"
"앞 잘 보고 다녀요 - 걱정되게 하지 말ㄱ"
"나 일학년인데?"
"예?"

안 믿는 눈치길래 머리칼을 넘겨 가려졌던 명찰을 보여줬다. 
"나 일학년 맞다니까?"
"앟 미안..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자신이 변백현이라 소개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지는 아이를 보며, 든 생각은 오직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고 !"
였다.

종종 그 남자애와 마주쳤고, 마주칠 때마 환한 눈웃음으로 나를 맞이해주는 변백현 덕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부럽다 저렇게 인사해주는 남자애도 있고"
"ㅋㅋㅋ 좋긴 좋아"
"야 너 앞에 .. !"

"으악 !"
"X발 뭐야"
"아 죄송합니다 -"
헉 X됐다. 내가 부딪힌건 일학년 중에 일진, 일진 중에 일진이라 선배들도 무서워한다는 이한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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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 그럴거에요? 누나라 봐주는데 눈 똑바로 뜨고 다녀요"
"나.. 누나 아닌데요 .."
벌써 몇번째인지 누나 취급을 당하는 탓에, 무섭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 사실을 말했다.

"예?"
"나도 ! 일학년이라구요.."
"아 네- 지금 믿으라는 거죠?"
"믿어줄게요 ㅋ 또 봐요 누나?"

"시X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
"살짝? 안 찍힌거에 다행이다 생각해"
"이게 찍힌거 아닌가"
글쎄, 하고 어깨를 으쓱대는 친구 탓에 더 혼란스러워 졌다. 

며칠 후, 급식실에서 급식을 받으려 줄을 서있었다.
"여주야!"
하고는 내 머리에 손을 올리는 변백현이 보였다. 진짜 댕댕이스러움이 얼마나 많이 묻어있는지 .. 사랑스러워 미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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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추워?"
남친 모먼트로 춥냐고 물어오는 강아ㅈ.. 아니 변백현의 말을 들으니 추운것 같기도 해서 대답을 하려는 찰나

"누나가 왜 여기있어요 - 선배들은 다 교실에서 먹는데"
아 X. 누가 백현이와의 대화를 방해하는 거야. 
안봐도 뻔하지, 이한결이었다. 글쎄 내가 일학년이라고 얼마나 더 설명해야하는거야.

"나 일학년이라고요 이한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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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까지 마요"
"여.. 여주 일학년 맞는데요.."

내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 힘들게 말을 꺼낸 백현이 덕에 이한결도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그니까 누나..가 아니고 친구?"
'끄덕끄덕'
"왜 진작에 말 안했어요 !!! 아니 안했어 !!"
"했는데 그쪽이 안 들었잖아요 !!!!"
"아 그랬나"
평온하게 머리나 긁적거리고 있는 꼴이 한대 패주고 싶다. 그 말 끝내고 다시 돌아서 나가는 그 뒷통수에 확 그냥.. 일진만 아니었어도.

"앞으론 인사하자 - 누나 아니면"
"아 예~"
저는 님이랑 다시 만날 계획 없거든여? 마지막 말은 삼켰다. 진짜 했다가는 한대 맞을 것만 같아서.

아니 나는 분명 쟤랑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는데. 어짜피 쟨 3층 난 1층이라 만나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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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안녕 ~"
"한결이 왔다 여주야 !"
"김여주 나와 !"

왜 매 시간마다 찾아오는 건데... 심지어는 종례하는데도 와서 창문 밖에서 빼꼼, 하니 선생님도 신경쓰이시는지 우리에게 물어보신다.
"이한결! 너 왜 여기 있어"
"우리 여주 보려고요 !"
"우리 여주 .. ?"

선생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리고 설마 여주가.. 하시는 표정이시더니 이한결의 말을 듣고 표정을 굳히셨다.
"여주 잘 부탁드립니다 !"
둘이 사귀는구나. 하고

어디선가 와장창 소리 안 들려요? 선생님께 쌓은 모범생 이미지가 깨지는 소리.. 혹은 내 멘탈이 깨지는 소리.. 아님 내가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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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싫어? 다른 애들은 좋아서 난리 났던데"
"응 싫어"
"아 그래?"
하며 나한테 다가오는데 약간의 무서움과 오싹함, 그리고 어디선가 오는 불쌍함을 느꼈다.
"싫음 말구..."
어 얘 이상하다, 알던 이미지랑 좀 다른데?
돌아서서 가는 등판이 푹 내려앉은게 꼭 대형견 같았다.


"여주 거기서 뭐해?"
"아 - 별거 아니야"
"설마 저 일진이 너 괴롭힌거야?? 혼내줄까??"
내가 너를 지켜야 할판인데 - 는 혼잣말.
"괴롭히진 않았구"
"그럼 뭔데?"
"음"
몇마디로 줄여서 말하니 비장한 표정을 짓고 내게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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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계획이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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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까임다 ☆ 이 글은 쓰기 힘들어가지구 일주일에 한두편? 쯤 나올 것 같애요.. 사실 제가 핸드폰을 바꾸면서 2000장 넘던 이한결 사진이 다 날라가서 ... 힘듭니다 사진 넣기가 허허

그렇다면 다음편에서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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