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17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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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안 쫄렸다면 완전 거짓말이다. 쫄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여자애들 여럿이 내 앞에 서서 저렇게 무서운 눈빛으로 날 노려보는데 어느 누가 안 무서울 수 있을까? 그럴 사람은 절대 아무도 없을 거라 확신했다.





“야, 너 뭐야?”

“어, 어?”

“너 대체 뭔데 태형이랑 붙어 먹냐고.”





나도 쉽게 떼지 못한 김태형의 이름을 쟤네는 너무 쉽게 불렀다. 나는 태형이라고 부르기까지도 부끄러워서 한참 걸렸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도 잠시, 붙어 먹는다는 예의없는 말에 기분이 약간 상했다. 니들 눈에 내가 그렇게 아니꼬워도 그렇지 붙어 먹는다는 말은 좀 심하잖아. 내가 벌레 새끼도 아니고.

내 미간이 움찔거렸다. 내가 쟤네한테 지금 기분 나쁜 티를 냈다간 소위 옥상으로 따라와 라는 말을 들을까 봐 잠깐 참기로 결정했다.





“글쎄…?“

“하?“

”근데 내가 김태형이랑 붙어다니던 말던 너네랑 무슨 상관이야?“

”너 몰랐어? 내가 김태형 좋아한다고 소문 쫙 퍼져있었거든. 눈치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내 앞의 여자애한테 그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다. 얘는 지금 내가 김태형의 마음을 뺐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내가 끼지 않았으면 본인이 김태형과 사귈 수 있었을 거라는 그런 망상이라고나 할까.





“풉… 미안, 내가 몰랐어.“

“너 지금 나 비웃었니?”

“아니-, 네가 자꾸 이상한 말을 하길래.“





그 애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내겐 이 상황이 웃길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김태형은 지금 나랑 만나는데, 너네가 그렇게 발끈해 봤자 무슨 소용이라고. 김태형이 오기 전까지는 가만히 있어보려고 했는데 짜증이 나서 못 해먹겠다.





“네가 김태형 좋아한다고 나는 좋아하면 안 돼? 그리고 네가 그렇게 들이대봤자 상대쪽에서 관심 없으면 그만 아닌가-.“

“이, 이 미친년이!”





짝-! 반 전체에 찰진 소리가 번졌다. 우리를 지켜보던 이들은 돌아간 내 고개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내 뺨을 내리친 여자애는 얼굴이 새빨개져 씩씩거리고 있었다.

뺨이 아렸다. 맞은 부위가 뜨거워지며 욱신욱신 거리기 시작했다. 뺨을 맞은 순간 내가 너무 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나 원래 학교에서 눈에 띄는 스타일도 아닌데. 이거 보고 미친년이라고 소문 나는 거 아니야?

맞은 뺨을 손으로 감싸며 그 여자애를 똑바로 쳐다봤을 때, 걔는 나를 이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보다 본인이 위라는 듯이 잘난 체 웃고 있었달까.





“그러게 적당히 나댔어야지.”

“응, 그럴 걸 그랬다. 뺨 뒤지게 아프네. 이왕 이렇게 맞은 거 좀 더 나대도 되지? 손에 비하면 말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뭐?“

”야, 네가 백날 이렇게 해봐야 김태형이 너랑 만나줄 것 같아? 절대 안 만나줄 걸?“

”… 그걸 네가 어떻게 확신해.“





한 대 맞았다고 머리까지 돌아버린 모양이다. 내가 이래서 학교에서 조용히 지냈던 건데. 그 애한테 맞음과 동시에 고삐가 풀려버린 나는 입에 달린 방아쇄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나는 나중에 분명 후회할 말을 그들에게 전한다.





“그거야 나랑 김태형이랑 사귀니까?”





김태형과 내가 사귄다는 말을 내 입으로 직접 내뱉은 나는 그 말을 뱉고 아차 싶어 몸을 흠칫했다. 모두가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놀란 듯 싶었고, 그 여자애는 주먹을 꽉 쥐며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후회했다. 쟤네가 하도 짜증나게 하니까 홧김에 뱉어버린 말이었는데… 이렇게 알려지고 이렇게 관심받긴 싫었단 말이야!





“너 김태형이랑 잤니?“

”… 뭐?“

”그런 게 아니면 이해가 안 되잖아. 갑자기 너랑 태형이가 어떻게…!“





그 애는 선을 넘었다. 넘어도 너무나 분명하게, 지나치게 넘었다. 그 입에서 김태형과 내가 불순한 관계를 가졌다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나는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주먹을 꽉 쥐는 수밖에 말이다. 손톱이 손바닥 안쪽을 긁어 피가 날 정도로.

그때였다. 김태형이 그런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본인의 뒤로 숨긴 건. 그 애의 발언으로 전체가 정적에 다다랐을 때, 전교를 들썩이게 한 장본인인 김태형이 나타났다. 그것도 아주 무서운 얼굴로 말이다.

나는 김태형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안심이 됐던 것도 잠시, 혹시나 김태형이 저 여자애가 한 말을 들었을까 불안한 눈빛으로 김태형을 올려다봤다.





“김태형… 너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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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우리 잠깐만 이러고 있자.”





김태형의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 귀에는 정확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김태형 손에 있는 따뜻한 온기만이 느껴졌을 뿐. 김태형과 그 여자애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애 얼굴이 꽤 상처받은 표정이었던 것을 보아, 김태형은 내 편에 섰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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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이 내 뒤에서 손을 뗐을 땐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간 후였다. 그 여자애들은 내게 미안하다 사과했으며, 우리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각자 본인 할 일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뺨 부었네.“

“그래?”

“어, 바보야.”

“바보 아니다.”

“바보 맞는데.”





보건실에 둘이 남겨져 있었다. 보건실까지 안 가도 된다는 내 말을 듣지도 않고 꾸역꾸역 데려온 김태형은 나를 베드에 앉히고 본인도 그 옆에 앉았다. 그 다음 여자애한테 맞은 내 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답잖은 말장난을 벌였다.





“이씨, 바보 아니라고!”

“네가 바보가 아니긴 왜 아니야, 걔네한테 맞기나 하고. 듣지 않아도 될 더러운 말들이나 듣고. 완전 바보지.“

“그, 그거는…!”





김태형의 말에 어딘지 좀 억울했던 나는 입술을 쭉 내밀며 반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빨갛게 부어오른 내 뺨에 본인의 손을 살짝 갖다대며 심장 박살나는 눈빛 공격을 해오는 김태형에 그럴 수 없었다.





“난 네가 아픈 게 제일 싫단 말이야.“





욱신욱신 거렸던 뺨이 이젠 별 감각이 없다 싶었다. 오히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심장이 아픈 건가 싶었지. 얼굴은 점점 더 새빨개졌고, 난 김태형과 눈이 맞았다.

부끄러웠다. 뺨이 부었든 어쩌든 이제는 상관없을 만큼 나는 김태형에게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참 재수없게도 김태형은 그런 내 변화를 잘 알아챘고. 김태형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내 여자친구는 이 와중에 설렜나 봐?”

“… 짜증나게 하지 마. 그런 얼굴에 안 설레는 게 더 이상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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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련하시겠어요-. 이리와, 얼음 찜질이나 좀 하게.“

”아, 싫은데…“

”그래도 해.“





솔직히 좀 재수없긴 한데 저게 김태형 매력이니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저런 김태형을, 오늘의 우리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열분들. 이 톡빙의 맛은. 못 봐주겠는 옛날 갬성 + 토 나올 것 같은 오글거림 임니다. 부디 잘 헤어나오시길. 저는. 이걸 쓰면서… 손가락이 없어진 것은 물론. 죽었슴니다. 깨꼬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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