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주의⚠️]
본 내용은 슈가의 믹스테입 2집 어땠을까(Dear my friend)와 몇몇 인물을 오마주하여 썼습니다.
욕설이나 약물중독 묘사 등의 장면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손절)
총 10부작입니다.
단편모음집에서 옮겨왔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무단 배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친애하는 내 친구 1
민윤기를 다시 만난 것은 우리가 40대 후반에 들어선 나의 직장에서였다.
오랫동안 해체를 하지 않고 지내던 방탄소년단은 25주년 기념 음반을 기점으로 각 멤버들이 운영하던 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무료 강연과 자선 공연 등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했던 나의 지난날의 과오들을 모두 씻을 기회가 있었다면.... 혹은 애시당초 내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그가 자신의 노래에서 말했듯이.. 우린 아직 친구로 지낼 수 있었을까??
녀석에게 내가 했던 행동들을 용서할 수 없었기에, 인간적으로 내가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내가 생각해도 나 스스로를 용서할 수는 없었다.
나는 30대 초반 정신을 차린 이후로 참회의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살았다. 여러가지 일을 배우고 억세게 일하며 돈을 모으고, 나중에 학비와 생활비를 모아서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중독 상담과 심리치료를 더 공부했다. 지금은 경상도 시골의 나와 같은 약물 중독자를 위한 센터에 팀장으로 알하며 여전히 참회의 마음으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 내가 이 일을 하는데 민윤기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짓긴 어려울 것 같다. 어찌되었건 그의 행보가 나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평범한 어느날 아침 센터로 출근했던 날이었다.
“꺄... 팀장님!!! 팀장님임~~!! ”
이번에 센터에 새로 오신 애기 샘이 뭔가 일을 꾸몄는지 밝은 모습으로 파티션을 넘어 나를 찾았다.
“거... 무슨 일입니까...리수샘..?
좀더 차분하게 말해도 될 것 같은데요...?
나이 먹어서 귀도 안 좋은데,
이렇다가 귀청 떨어지겠네요... ”
나는 조용히 목소리를 내리깔고 눈썹 한쪽을 치켜올렸다.
상담실 애기샘인 리수샘은 성격도 활발하고,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올드 K-pop을 좋아하는 샘이었다. 그래서 놀랍게도 데뷔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2010년 ~ 2020년대의 음악을 듣고 그들의 음악을 조용항 오전시간에 틀어놓곤 하였다. 과한 컨셉이나, 난해한 뮤비들이 파고들다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다나..?
그녀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고나왔을 때에는 나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는 10대, 20대 초반을 함께 했던 하나 밖에 없던 친구.. (였지만... 여전히 그의 기억속에도 나는 친구일려나... ) 그가 초반에 만든 음악들 가사 속에는 나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 그리움이 묻어있었기에 그녀가 상담실에 켜놓는 음악들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하지만 어떻게 할꼬... 도리가 없다..
모든 것이 나의 업보이거늘...
최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던 그를 나는 끌어내릴 뻔했지만, 나중에 진심으로 듣게 된 그의 음악은 인생의 밑바닥에서 나를 구원해주었다. 그의 진심어린 말들이, 그 음악들이... 나를 다시 살아나게 했다.
하지만....
음악을 들을때마다 떠오르는 나의 과거는 너무나도 추악하고 후회스러운 것들이어서, 습관 처럼 틀어놓는 음악들을 그녀처럼 마냥 즐겁게 들을 수만은 없었다.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는 여전히 내가 참회의 길목에 서 있음을, 내가 여전히 내 스스로를 자제시키며 잠재워야함을 여실히 느꼈기에 마음 속이 소란하고 괴롭기만 했다. 젊은 날의 과오가 마치 커다란 바위로 나를 짓 누르듯 무겁게 나를 내리 눌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