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주의⚠️]
본 내용은 슈가의 믹스테입 2집 어땠을까(Dear my friend)와 몇몇 인물들을 오마주하여 썼습니다.
욕설이나 약물중독 묘사 등의 장면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손절)
총 10부작입니다.
단편모음집에서 옮겨왔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무단 배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친애하는 내 친구에게 2
"팀장님, 팀장님!!! 저희 센터 경사났어요...
당장 준비해야해요!!"
그런데 이 젊은 샘은 기어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아니지.. 나에게만 사고이지,
센터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재이지..
왕년에 잘 나가던 분들이 무료로 뭔가를 해주신다는데...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센터에서는 아마 이 정도 규모아면, 연말 행사를 제외하고는 올해 사업 중에 사장 큰 사업이 될 것이다.
게다가 공연이라니... 입소자들도 입소자 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가 될테고, 분기마다 내는 소식지에도 실을 특집 기사도 하나 생긴다. 어쩌면 지역 소식지나 언론사에 나가면 센터 홍보도 많이 되겠지...
리수샘은 나에게 이메일을 전달했으니 읽어보라고 했다.
지난번에 신청한다 하길래 마음대로 하시라 했는데,
그쪽에서 바로 답장이 오다니.. 느낌이 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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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Re: 000 센터 - 사회환원사업 신청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리수 선생님,
보내주신 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리수샘이 주신 사연과 여러가지 행사기획들을 참고하여, 어떻게 도움을 드리는 것이 좋을지 멤버들과 고민해본 결과, 센터에 계신 분들과 치료 받고 계신 환우분들을 위한 자선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일정은 07월 00일, 07월 00일 중에 조율하여 정하면 좋을 듯 합니다. 공연을 할 장소는 형편에 맞게 준비해주시면 되오며, 센터 내에 있는 어떤 곳이든 괜찮습니다.
음향기기 등 장비들은 장소가 정해지면 사전 점검 후 저희가 준비하겠습니다.
(사) BTS 사회복지재단 사무처장 민윤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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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랍쇼...?
이거 정말로 민윤기 본인이 쓴 건가...?
설마....
이메일에 보이는 민윤기 이름 석자에 너무 놀라서,
마우스에 닿아있던 손가락 끝에서 맥박이 느껴졌다.
나는 몇 번이고 이메일을 다시 읽었다.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이런 식으로 재회라니...
다시는 못 볼꺼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면... 정말로 마주칠 수도 있겠는데..?
아니다..
민윤기의 인생에서는 나를 지우는 게 좋을지도 모르니,
차라리 도망을 갈까...?
마주쳤다가 날 알아보기라도 하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미안하다고 해야할지, 반갑다고 해야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리수샘이 진행하실테니, 나는 미리 연차를 내놓을까..?
평생 못 볼꺼라 생각했는데,
나는 겁이 났고
도망가고 싶어졌다.
연차 가능한 날인지 먼저 체크부터 해보자...
어라? 근데 날짜가..?
"가만가만, 리수샘..?
날짜가 한 달 밖에 안 남았네요..??"
"네!! 팀장님, 그래서 서둘러 준비해야해요..."
"아니, 수련관 소극장 일정은 확인해봤어요?
진행비는 추경기간도 지나서
잡비 같은 거 끌고 와야할텐데..걱정되네요..."
"그 쪽에서 진행비도 일부 후원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안 끌고 와도 될 것 같아요...
소극장 일정은 바로 확인해볼께요!
저만 믿으세요!!"
리수샘은 해맑게 대답했다.
정말이지, 이 타고난 낙천성은 인정! 대단하시다만,
총무팀에 몇 번이나 지출결의서를 반려당하고,
끙끙거리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서...
아마도 내가 하나씩 꼼꼼히 검토 해줘야하겠지..
이런 행사는 진행해보신 적이 없으실테니...
음음 괜찮아 괜찮아..
그 정도야 뭐...
팀장 업무의 연장선이니까 당연히 해야하는 거고...
그래도 패기넘치는 젊은 샘이
이것저것 시도하시느라 고생하시는데,
이 패기가 오래가시도록 꼼꼼히 챙겨드려야지...
윤기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난 직접 마주치지 않는다면 괜찮으니까
우리 애기샘께는 인지상정을 발휘해서
열심히 챙겨드려야지~
나이먹고 채신머리없게 뭘 이리 갈팡질팡하나...?
정신 차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