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내 친구

친애하는 내 친구에게 07


[⚠️Warning 주의⚠️]

본 내용은 슈가의 믹스테입 2집 어땠을까(Dear my friend)와 몇몇 인물들을 오마주하여 썼습니다.

욕설이나 약물 중독 등의 장면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손절)

단편모음에서 옮겨왔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무단 배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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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내 친구 7


다행히 근처 도립수련관의 소극장을 해당 날짜에 비어있어서 대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로 전날 까지 행사가 있어서 공연날짜가 잡히자마자 현장 점검이 진행되었다.
점검에는 재단 소속 스테프들이 왔다. 
 

아직 수련관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애기샘이 걱정되어서 나도 현장점검일에 함께 갔다. 



"먼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팀장 정태훈입니다. 
이런 시골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스테프들에게 명함을 꺼내 한 장 드렸다. 


이 곳에서의 내 이름은 정태훈이다. 
태식이란 이름은 센터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부모와의 연이 끊기고 인생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입소했던 때, 다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그래도 집안에서 내려온 돌림자는 남겼다.

여전히 괴로웠던 나의 과거의 일부가 한글자 남은 돌림자처럼 내 안에 남아있다. 지금의 삶과는 너무 이질적인 그 과거들이 이따금씩 느껴지면서 괴로움이 올라올 때면 나는 다시한번 내가 스스로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점검할 신호로 생각했다.



재단에서 나오신 분들은 음향관련 엔지니어들이었는데
그들은 여기저기 면밀히 살피고 무대 사진, 무대 시설 등의 사진을 찍었다.

점검하는 동안 니와 수련관 근처를 거닐던 리수샘은 사람들을 어떻게 초대할지, 다과를 준비할지 말지 등 봇물 터진 듯 행사관련 고민들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당일에 방탄소년단분들 오시면 감사 인사도 따로 드려야할 것 같은데, 팀장님 그 날 도망가지 않으실꺼죠..?"


리수샘의 말에 나는 본심을 들킨 듯 사례가 걸렸다. 


콜록콜록!!


"팀장님, 괜찮으세요..?"


"어어 괜찮아, 리수샘 계속 이야기해봐요~"


"그 동안에도 외부 행사나 인터뷰 있으실 때마다, 
 스리슬쩍 빼셨잖아요! "


"아니, 그건 센터에 다른 훌륭한 샘들도 많으시니까요,
 내가 뭐 떳떳한 사람이라고...할 일 하면서 조용히 지내야지요.."


내가 허허, 웃으며 점잖게 이야기했지만, 리수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저.. 큰 행사 진행이 처음이라서 너무 걱정되요... ㅜㅠ
 팀장님 꼭 같이 계셔야해요!! 아셨죠..??"



아이고... 도망가려고 했는데 이를 어쩐다... 난감하다... 


음... 마주치지만 않으면 뭐...괜찮을 것 같긴 한데..
여차하면 당일 병가를 내버릴 수도 있고.. 


나는 여전히 슈가, 민윤기를 마주할 마음의 준비가 잘 안되었다.


.    .    .


약물중독자 회복자들은 늘 여생이란 말을 쓴다. 

우리의 삶은 이미 꺾였기에...
그 삶은 잃어버렸고 더이상 회복할 수 없기에 

다른 어떤 종류의 회복자들처럼 무언가를 회복(recover)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이후의 삶, 즉 여생을 어떻게  어떻게 살 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엉망이 된 나의 과거를 바꿀 수는 없고, 
윤기 앞에 당당하게 설 준비는 영원히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