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주의⚠️]
본 내용은 슈가의 믹스테입 2집 어땠을까(Dear my friend)와 몇몇 인물들을 오마주하여 썼습니다.
욕설이나 약물 중독 등의 장면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손절)
단편모음에서 옮겨왔습니다.
(어색한 부분이 있어서 약간만 수정했어요)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무단 배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친애하는 내 친구에게 8
자선 공연에는 외부행사참여가 어려운 일부 입소자들 외에 NA모임(자조모임) 참여자들과 그들의 가족들도 오기로 하면서 내가 반드시 참여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NA모임은 센터에서 장소를 대여해줄 뿐 참여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아는 사람은 나뿐이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 . .
공연당일 아침 일찍부터 재단 측 음향 기사들이 도착해서 장비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수고하십니다~"
스탭 분들께 인사드렸다. 한켠에 캔커피도 잔뜩 갖다뒀다. 예전에 느꼈던 거지만 이상하게 몸쓰며 일할 때는 비싼 테이크아웃 커피보단 막 마시고 막 버리는 캔커피가 좋더라...캔을 이쁘게 책상에 배열하고 나니, 기사님들이 오며가며 캔커피를 가져가시기 시작했다.
손수레에 큰 앰프를 끌고 다니거나, 높은 사다리를 들고 다니시는 가사님들과 조수를 보며 잠시 센터에서 재활훈련을 받던 시절 현장에서 일하던 때를 떠올렸다. 여기에 더 있어야 음향 장비에 대해 딱히 아는 것도 없어서 도와드릴 것도 아니고 해서 일 하시는데 방해가 될까 구석에 피해있다가 부르면 얼른 다가가서 답변드리면서 아침나절을 보냈다.
오전 9시쯤 리수샘이 출근하셨다.
리수샘께 저녁 때 지치시면 안되니까 사무실에서 쉬시라고 했더니 있다가 방탄소년단 멤버분들 오시기 전에는 꼭 현장에 있을 꺼라며 입을 삐죽거리셨다.
사실 나도 내 체력이 걱정이긴 한데.. ㅎㅎ
왠지 오늘은 확 지쳐서 집에가야 잠이 잘 올 것 같아서
너무 몸을 사리진 않으려고 생각 중이었다.
어느새 음향설치가 끝나있었고, 조명팀도 설비를 추가하고 이것저것 만지고 가셨다. 점심 먹으러 센터에 들렸다가 멤버들이 곧 도착한다하여 리수샘과 같이 다시 소극장으로 향했다.
"팀장님!! 드디어 오신대요! 멤버들 도착하신대요!!"
"그렇군요... 센터장님도 인사하신다고 하셨는데...
리수샘이 멤버분들 모시고 다녀오실래요?"
"팀장님... 같이 가요.. ㅜㅠㅜㅠㅠ
네, 네?? 저 실수 할 것 같단 말이에요..ㅜㅠ"
"리수샘.. 제가 자세한 사정은 말하긴 어렵지만,
저도 엄청 떨려요..
그냥 리수샘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센터 소개하면서 저희 수기집 몇권 드리고, 리플렛도 좀 챙겨드리고요.. 마지막에 센터장실 가서 인사만 하면 되니까 어렵진 않을 거에요~"
"팀장니임~~~!!"
"아이고, ...리수샘...알겠어요.. 그럼 같이 갑시다.."
결국 센터장실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재단에 이메일 드렸던 이번 행사 담당자 이리수입니다."
비서가 먼저 차에서 내리자 리수샘이 밝게 인사를 건넸다. 방탄소년단은 개인 매니저 없이 재단 비서와 함께 큰 벤 두대에 나누어 왔다. 리수샘과 비서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잠시 멤버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나는 윤기가 어느차에서 내릴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아 긴장되엇서 얼굴이 굳어있었다. 첫번째 차일까? 두번째 차일까..?
"그런데 이분은..?"
다소 굳어있던 나의 험악한 인상에 비서분이 리수샘께 나의 소개를 부탁했다. 이수샘 나에게 긴장하지말라고 곁눈질하며 나를 소개했다.
"아 저희 센터 팀장님이십니다. 중독상담전문가세요!"
어느새 맴버들도 모두 차에서 내렸다. 맨앞에 서있던 김남준씨에게 명함을 주며 내 소개를 했다.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안녕하세요? 중독센터 상담교육팀 팀장 정태훈입니다.. 멀리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재단 대표인 김남준씨는 내가 드린 명함을 뒤에 서있던 멤버들에게 건네고는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얼핏 내 명함을 들고 있던 윤기의 눈썹 한쪽이 올라가며 눈여겨보는 것이 보이자 왠지 등에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어서 오세요~
잠깐만 저희 센터에 들리셨다가 편하게 공연 준비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희 센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리수샘 그럼 들어갈까요..?"
윤기가 나를 더 쳐다보기전에 서둘러야할 것 같았다. 센터 소개는 리수샘께 살짝 넘겼다. 리수샘은 센터 활동실 프로그램실 등을 소개하고 재활센터 입소자들의 활동들을 간단히 보여준 다음 센터장실로 향했다.
. . .
"정말 세상이 많아 달라졌네요. 예전에는 중독 쪽은 연예인분들이 기피하는 기관이었는데... 확실히 BTS는 세계 곳곳을 다녀보셔서인지 생각이 많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센터장님이 반갑게 멤버들을 맞이해주셨다. 허연 백발에 작고 단단한 체구의 센터장님은 나를 이 길로 이끌어준 멘토이시기도 했다.
"저희가 사회복지재단을 만들고 나서 이런 외부행사는 모두 함께 의논해서 정하는데 이 곳은 만장 일치로 선정했습니다. 도움이 절실하게 느껴졌거든요"
리더인 김남준씨가 대답했다.
"오호.. 우리 리수샘이 정말 애쓰셨군요~
게다가 만장일치라뇨,
모두들 기꺼이 요청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멤버들과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앉은 우리는 차를 한잔씩 마시며,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저희 리수샘이 처음에 행사 신청한다고 했을 때
죄송하지만, 큰 기대를 못했어요..
사실 워낙 대단하신 분들이라 다른 기관 요청도 많았을 테고
규모가 훨씬 큰 기관도 많았을테니,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그나저나 저희 샘이 어찌나 팬이신지 프로그램 진행하실 때나 상담실에서도 예전 방탄소년단 음악도 자주 틀어주셔요."
리수샘은 팬임이 밝혀지자 약간 부끄러워했다.
"아, 제가 팬이기도 하지만, 방탄소년단 노래는 젊은 분들부터 나이있으신 분들까지 모두 좋아하시고, 가사 내용도 긍정적이어서 센터에 틀어놓기 딱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활용할 생각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노래들이 더 각별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나는 이야기하는 리수샘이나 윤기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에게 집중하려고 애썼지만 어쩔 수 없이 윤기에게 계속 눈길이 갔다.
"참, 저희 팀장님 소개도 했나요...?
중독상담전문가 정태훈팀장님이십니다.
사실 이쪽 분야는
회복자 중에 치료자를 세우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우리 정태훈 선생님이 그런 면에서는 이 분야의 빛이라고 하실 수 있죠.. 센터를 위해 아주 헌신적인 분이십니다."
센터장님이 나를 소개하며 칭찬하자 나는 왠지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목이 쏠리는게 부담스러워서 되도록 앞에 잘 안 나서는데... 왠지 이마에 땀이 흐르는 것 같아 손수건으로 슬쩍 닦았다.
"음... 공연 전에 준비하실 시간이 필요하실텐데 이 쯤에서 일어날까요...?"
나는 서둘러서 자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나의 염려와는 달리 방탄소년단은 준비할 것이 많지 않았는지 멤버들은 잠깐 쉬는 시간을 갖는다며 센터를 자유롭게 노닐었다. 재단의 대표인 남준씨 홍보이사인 석진씨, 그리고 사무처장인 윤기는 센터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해서 센터장실에 남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리수샘과 센터 여기저기 게시판에 걸려있는 활동 사진이나 입소자 수칙 안내, 미술 작품 등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슬쩍 자리를 피하려고 생활관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센터장님이 다시 날 부르셨다.
"이분들이 센터에 뭐 더 필요한 거 없는 지 물으시는데, 솔직히 실무적인 것은 정팀장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말씀 좀 나눠주시죠.. ?"
"아, 예예... 필요한 거라.. "
맙소사.. 병가를 냈어야 했다...
이렇게 가까이 마주하게 될 줄이야... 허허...
마침 입소자들이 생활관에 없는 시간이어서 잠깐 생활관에 들렸다.
"뭐 여러분들도 숙소 생활해보셔서 알겠지만..
이 분들이 이곳에서 단체로 생활하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여기에는 사회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한 분들이 많다보니 입소생활을 유지하는 것 조차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계세요.......
배곯다 오시는 분들도 많아서 먹는 거라도 넉넉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기서 적응을 해도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회복자들이 재활훈련하는 것이 많이 어렵고요.."
이야기하는데 윤기의 미간이 찡그려져있었다.
"아, 제 이야기가 좀 지루했죠...?"
"아니에요! .. ㅎㅎ 이제 저희도 슬슬 준비하러 소극장으로 가봐야할 시간이 된 것 같아요.."
김석진씨가 다행히 자리를 마무리해주었다.
"윤기야, 너 왜그래..?"
"아니야, 뭐 좀 생각하느라고..."
나가던 석진씨가 얼굴이 굳은 윤기에게 뭔가 이야기하는 것이 보였다. 뭐, 어쨋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만남은 미무리되었다.
"네네 ㅎㅎㅎ 공연 잘 부탁드립니다. 여튼 저희는 자선공연만으로도 너무 좋습니다. 힘들게 사셨던 분들이 워낙 많아서.. 아무쪼록 너무 좋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나는 센터 입구에서 대기실로 향하는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다시 인사하고는 바로 뒤돌아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