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주의⚠️]
본 내용은 슈가의 믹스테입 2집 어땠을까(Dear my friend)와 몇몇 인물들을 오마주하여 썼습니다.
욕설이나 약물 중독 등의 장면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손절)
단편모음에서 옮겨왔습니다.(약간 수정되었어요)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무단 배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친애하는 내 친구에게 9
자선 공연은 주로 잔잔하고 위로의 가사가 있는 노래들로 이루어졌다.
나는 NA식구들과 입소자들 또 그들이 초대한 지인들이 잘 착석했는지 확인하고 뒷쪽에 서서 멀찍감치에 서서 무대를 보았다.
내가 포기했던 음악.. 내가 포기했던 포부들
소극장 뒷쪽에서 오랜만에 나는 음악에 젖어들었다. 그가 흘려보내고 있는 거대한 물결의 한 가운데에 내가 서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조명 아래에서 랩을 하고, 중간중간 멘트를 하고 관객들과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윤기의 모습은 고결해보이기까지 했다. 이제 공연이 끝나면... 이렇게 우리의 재회는 마무리 되겠지..
윤기는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나의 유일했던 친구가 여전히 자신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나는 왠지 안심이 되었다.
무대가 끝나자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입소자들과 NA식구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한사람 한사람 위로의 말을 해주기도 하였다.
친구야... 니가 원했던 대로 잘 착륙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 . .
센터입소자들은 정해진 취침시간에 있었기에,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자선공연은 마무리되었다. NA식구들과 입소자들을 챙겨서 귀가시키고 극장에 돌아오니 이미 현장은 정리된 후였다. 주차장에 있던 장비 트럭들과 방탄소년단이 타고 왔던 벤들까지 차들이 모두 빠져있었다.
"리수샘도 이제 퇴근 하세요~ 재단 스텝분들이랑 방탄소년단 분들도 모두 잘 돌아가셨죠..?"
"넵! 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진짜 대박이었던 것 같이요.. ㅜㅠ
팀장님, 즐거운 주말 되시고 월요일에 뵈어요!"
리수샘이 택시에 타는 것을 보고 나서 나는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렇게 오늘은 그냥 마무리 되려나보다..
피하고 싶었던 날이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태식아 잘 했어.
나는 그냥 내 자리에서 지금처럼 묵묵히 있으면 되..
우리 각자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면 된거다. 아, 윤기는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를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어릴 때 추억만으로 반가워하기엔.. 우린 너무 먼길을 돌아왔어..
[BGM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 . .
자동차문을 열고 타려고 하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태식아~"
나는 낌짝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보았지만
주차장은 여전히 텅 비어있었다. 환청을 들은 걸까...?
태식..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 다시 차에 타려고 하는데,
"정태식! 거기말고 여기야~"
나무 그림자 아래에 있던 윤기가 가로등 불빛 속으로 걸어나왔다.
"윤, 윤기야...."
내가 놀라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실 반가워해도 될지 약간 혼란스러웠다.
내가 얼어서 가만히 있자 윤기가 와서 나를 와락 안았다.
"반갑다 태식아."
나는 윤기의 말에 다리에 약간 힘이 풀려서 휘청거렸다. 눈가가 뜨거웠다.
"나, 알... 고 있었어..?"
"아니 모.. 처음에는 확실치 않았지...
그런데 어느순간 확실히 알겠더라... 너라는 걸..."
가까이서 본 윤기의 얼굴에는 그동안 모르고 지낸 세월을 증명하듯 잔주름이 보였다. 윤기는 눈이 휘어지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잘 지냈냐..?
못보던 새에 많이 달라졌네...."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를 아는 윤기의 얼굴을 보고 나니
이 순간이 내가
얼마나 바라고, 기다리고, 그리웠던 순간인지 느껴졌다.
"윤기야.. 반갑다 .... 흑.."
말을 하는데 왠지 똑바로 윤기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주차장 아스팔트 바닥에 후드득 내 눈물이 반짝이며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야야, 이러지마... "
윤기의 눈에도 글썽거림이 느껴졌다.
우리는 잠시 서로 부등켜 안고 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