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셔~~"
"선배가 마시자는데 안 마실 거야??!?!?"
술에 취해서 꽐라가 된 선배들이 자꾸 술을 권한다.
말이 좋아 권한다지, 실은 강요 그 자체다.
"하아..."
이미 눈앞이 빙빙 돌 정도로 마셨는데, 아오 선배새끼들...
또 한 잔을 하는 수 없이 입에 털어넣으려는 순간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흑기사."
짧은 말을 내뱉더니 술을 끌어 자신의 입에 넣는...
박지민, 그닥 관심은 없던 우리 과 남자애.
"오 지민 ~~~~"
"마셔! 더 마셔!!"
조금 뒤 슬그머니 나와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까 흑기사를 해주고 계속 술을 마시게 돼버렸던 박지민이다.
취기가 올라왔는지 조금 붉어진 얼굴로 난간 옆쪽에 선다.

"괜찮아?"
"응?"
"너 술 많이 마셨잖아."
"아..."
"그건 내가 물어봐야지. 너 나때문에 엄청 당했잖아, 괜찮아?"
윤설예 진짜 취했구나, 원래 이렇게 다정한 사람 아닌데.
"괜찮아, 뭐."
그렇게 말없이 함께 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툭, 옆을 흘깃 보니 박지민이 내 어깨에 기대 잠들었다.

그걸로 모자라 점점 흘러내리려 해서,
...얼굴을 살짝 잡아 어깨에 제대로 기대 주었다.
"얼씨구..."
미쳤지 윤설예.
그날 이후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윤설예 이거 먹을래??"

"공강이면 나랑 놀자!!"

"내가 데려다 줄게!"
그렇게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되어갔다.
처음부터 그는 다정하고 따뜻한 성격이었는데 워낙 차갑고 말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렇게 친했던 사람이 없었으니 놀라울 일이었다.
어느날부턴가 지민을 만날 때마다 더 옷차림에 신경쓰게 되고 괜히 거울을 더 보는 나의 모습에,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고백을 받던 날 깨달았다.
나 얘 많이 좋아하는구나.
"윤설예, 나랑 사귀어줄래?"
"... 응 ㅎ"
우리는 교수님들도 아실 정도로 깨를 볶는 커플이었다.
.
.
.
"으아아아 -"
알람을 탁 끄고 피곤한 몸을 질질 끌면서 씻기 시작했다.
늦지 않은 시간이라 여유롭게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어?"
평소대로라면 집앞에 서있어야 할 지민이가 없다.
늘 약속시간 5분 전부터 기다려 줬는데 무슨 일 있나.
"뭐하구 시간때우지.."
폰을 만지작거리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더 있으면 늦을 시간.
아, 먼저 통화 걸긴 좀 자존심 상하는데...
"그래도 뭐 학교는 가야지."
결국 다이얼로 들어가서 단축번호 1을 길게 누르는데 ...
엄마????
단축키 1번을 지민이로 설정해 놨는데 왜 엄마한테..
돌이켜 보면 이게 이상한 날들의 시작이었다.
주소록에 들어가 봐도 지민이 번호는 없었다.
그렇게 몇 분을 찾아봐도 번호가 나오지 않는다.
"06 뭐였던 것 같은데,"
내 기억력은 믿을 게 못된다니까.
곧 지각인데 얘가 왜 안 오지..
하는 수 없이 길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면 사과하겠지, 뭐라고 말하겠지.
쳇, 그래도 못 풀어줄걸 -
강의실에 들어가서 새침하게 자리에 앉았는데 이게 웬일이야, 지민이 자리가 안보인다.
슬슬 보이기 시작한 얼굴은...
응?
"야, 박지민."
"?"

"윤.. 설예인가? 나한테 뭐 볼일 있어?"
"와, 여친 이름을 잊어버려 ㅋㅋㅋㅋ?"
"?;;누가 누구 여친이래."
"별 걸 다 발뺌하네. 야, 어제까지 그렇게 사랑한다고 난리를 치더니 헤어진 것도 아니고 여자애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웃고 자빠졌냐?"
"데리러도 안 오더니..."
강하게 말하면서도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런데 이어지는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너 뭐냐;;?"
"갑자기 말걸길래 뭐지 했더니 나 참, 내가 니를 왜 데리러 가는데?"
"뭐...?"
짜악 -
옆으로 돌아간 고개에 어이없어하는 모습.
"또라이년 아냐 이거 ㅋㅋㅋㅋ"
"헤어져, 개새끼야."
당당히 걸어와 버렸다.
수업이 시작됐을 때 기분이 계속 좋지 않았다.
점심시간에도 기분이 울적해서 그냥 벤치에 늘어져 앉아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등을 두 차례 살짝 두드렸다.

"괜찮아, 윤설예?"
"너는..."
네가 왜 날 챙겨줘? 하는 말이 턱끝까지 올라왔다.
김태형, 카사노바이기로 유명한 애였다.
"이거 먹어, 너 이 빵 자주 먹고 있던데."
오늘 보니 이상하게도, 주변에 여자는 많았지만 딱히 카사노바 같지 않아 보이는 김태형이다.
그가 모두 학생식당에 간 점심시간 혼자 나한테 와서 이러는 거였다.
"ㅇ응, 고마... 워."
얼떨결에 받으면서 인사를 하자 씨익 웃으며 앞자리에 앉는다.
"학식 안먹어?"

"오늘 안 땡겨서,."
"동지가 있는 것 같길래 그냥 안먹으려고."
"그랬구나,"

"근데 너 박지민 좋아해? 몰랐는데."
"응, 좋아하ㅈ..."
응?
내가 원래 쟤 여친인데 그럼 안 좋아할까?
혼란스러웠다.
주변 인물들의 성격이 전부 바뀌어버린 듯한 상황, 설마 이게 영화에서나 나오던 빙의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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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설하랑네 합작 둘째 루나틱06입니다아!!
제가 개인사정으로 폰을 못써서 너무 늦었네요 ㅠㅠ
움 무명이라 아시는 분이 별로 안계실 텐데요 하핳
이제 곧 우리 대작가님과 지금은 팬플 안하는걸로 알구잇지만 할때 대작가였던(?) 설예가 나올 예정이니 조끔만 기다려 주세요 🙈
으으으음 사담은 짧을수록 좋죠 ><
사랑하구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응원 구독 손팅 부탁드려요 🌟
지나가다 별점 슬쩍 올려주시는 건 더더더 사랑하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