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남녀

TAKE #14 영화 한 편 볼까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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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14

14th SCENE

ㅡ영화 한 편 볼까하는데ㅡ














다급히 화장실 문을 열고 변기 뚜껑을 열어 변기를 부여잡고 토를 했다. 급하게 뒷따라온 연준이는 내 머리를 흘러내리지 않게 잡아주었다. 우왁스럽게 토하는 내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주었다.








'' 괜찮은거 맞아...? ''

'' 읏... 응... 아무래도 맥주는 못먹겠다. ''

'' 진짜 먹고싶은게 뭐야? ''

'' 먹고... 싶은거? ''

'' 응, 지금 땡기는거 ''

'' 모르겠어... ''

'' 그냥 좀 방에서 쉴까? ''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샤워를 할 준비를 했다. 갑자기 훅 안좋아진 몸상태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다 큰병이라도 앓아 누워버릴 정도로 속과 기분은 더러웠다.


씻고 나오자 연준이는 야채죽을 완성하던 차였다. 연준이는 머뭇거리다가 나를 부축해주며 침실로 바래주었다.

그리고 야채죽을 가지고 와서 침대에 기댄 내게 후후 불어 먹여주었다. 너무 아파 군말없이 그가 떠먹여주는 것을 받아먹었다.

그가 건낸 물을 마신 기억 끝으로 더이상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계란 비린맛과 참치 맛을 거부했다는 것만 빼곤 먹은 기억조차 없었다.
















☆★☆















" 으음... "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무언가에 툭, 손이 걸렸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고 부시시한 머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연준이와 마주했다.






" 아, 안녕...? "






나는 어색하게 연준이에게 인사를 전했고 연준이는 입을 가리고 푸핫 웃었다. 눈꼬리를 이쁘게 휘어접은 그는 내 얼굴을 쓰다듬어주며 답했다.






" 안녕? 잘 잤어? "






방금 일어난 듯 낮게 깔린 그의 목소리에 심장이 한번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그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며 입을 맞추고 싶었다.





" 응. 나 얼마나 잤어? "






연준이는 탁장시계를 힐끗 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 으음... 글쎄? 이미 날짜가 바뀐지는 8시간이 지났어. 지금 8시야 "

" 나 배고파... 국수먹고 싶어 "

" 국수? 괜찮겠어? "






연준이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 연준이 특유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마음이 묘해졌다. 마치 그날로 돌아간것만 같아서 속이 울렁거렸다.






" 응... 먹고싶네 "













☆★☆













밖으로 나와보니 의자와 이불들로 만들어진 텐트가 보였다. 나는 깜짝 놀라 연준이를 바라보았고 연준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민망했는지 뒷목을 만졌다.






" 비밀...기지... "






그 모습이 퍽 귀여워 웃으며 연준이를 바라보았다.






" 귀엽긴, "






손을 뻗어 연준이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연준이는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돌렸다. 내가 손을 때자 삐그덕거리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 어, 얼마 안걸리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






정말 연준이의 말대로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5분쯤 기다렸을때 연준이는 그릇을 2개 식탁에 세팅했다.






" 먹을 수 있겠어요? "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이는 비주얼에 냄새가 나를 유혹했다. 빨리 먹어달라고 소리치는 것같기도 했다.






" 응! 괜찮아! 잘먹겠습니다! "






나는 젓가락을 집어서 한젓가락 먹었다. 역시 맛은 그냥 미쳤다. 향수병을 일으키는 맛에 살짝 감탄을 하며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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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은 안가봐도 되겠어? "

" 응, 그냥 스트레스성이야. 걱정마 "






계속 걸리적거리는 머리에 또다시 머리를 휙 넘겼다. 머리에 화가 나서 인상을 찌푸리며 답하자 연준이가 피식 웃으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 머리끈 없어요? "






연준이의 말에 나는 왼쪽 손목을 바라보았다. 결혼 반지만 빛나고 있어서 바로 오른쪽 손목으로 시선을 바꾸었다. 역시 있을리가 없다.





" 없어... "






내 답에 연준이는 언제 왔는지 내 옆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왼쪽 손목에서 머리끈을 뺐다. 얼마나 오래 차고있었는지는 빨갛게 자국이난 그의 손목으로 알 수 있었다.






" 으구으구 진짜 "






연준이는 머리끈을 고쳐잡았고 나는 연준이를 바라보았다. 연준이는 천천히 내 머리를 뒤로 넘겨주더니 나와 마주본 상태로 머리를 묶어주었다.

심장이 터질듯 쿵쾅거렸다.






" 됐다. 그럼 맛있게 먹어요 "






연준이는 자리에 일어나 손을 뻗어 자신의 그릇과 젓가락을 자신의 앞으로 가지고 와서 다시 앉았다.






" 밥... 다 먹고... "






나는 고개를 돌려 연준이를 바라보았고 연준이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 너랑 영화 한 편 볼까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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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 "






연준이는 해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휘어진 눈꼬리 밑에 새겨진 짙은 애교살이 참 귀여웠다.














☆★☆













설거지는 설거지통에 넣고 돌아와서 반찬통을 정리하자 연준이가 빠르게 싱크대 앞으로 가서 설거지를 시작했다.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반찬을 냉장고에 넣은 다음 물티슈로 식탁을 닦았다.

연준이는 젖은 손을 대충 옷에 툭툭 닦았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피식 웃었고 연준이는 그런 내 손목을 잡고 자신이 만든 비밀기지로 이끌었다.






" 짠! 어때? 꽤 잘만들었죠? "

" 완벽해 "






연준이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빔프로젝터를 키고 내게 팝콘을 건냈다.






" 맥주가 없잖아 "

" 걱정마. "







연준이는 미리 준비한 오랜지주스를 미친듯이 흔들고 내 빈 잔에 따라주었다. 그러자 꽤나 맥주느낌이 났다.






" 오, "






내가 작게 감탄하자 연준이는 키득키득 웃으며 영화를 틀었다. 익숙한 영화 오프닝이 시작이 되었고 연준이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연준이에 취해서인지 나는 손을 빼지않고 손을 꼼지락거리며 움직여 손깍지를 꼈다.






" 깍지는 끼고싶다는 말 없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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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끼고싶은데, 싫어요? "

" ...아니 좋아 "

" 영화는 뭐 딴거 보고싶어? "

" 아니, 나 이거보고싶었어 "

" 역시, 아직 안봤구나? "

" 같이 볼사람이 없으니까... "






연준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 왜? 딴남자없어? "







그의 짓굳은 물음에 연준이의 이마에 딱밤을 한대 날려주었다.






" 나한테 남자는 너 하나야 최연준 "






내 답에 연준이는 고개를 휙 돌려 영화를 감상했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된지 30분이 지났을때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가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가더니 입을 맞추었다.






" 어훅, "






나는 바로 연준이의 눈을 가렸다. 스크린을 향하선 연준이의 얼굴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향했다.






" 왜 나는 안가려줘? "

" ... "






연준이는 내게 점점 다가왔다. 그가 갑자기 다가온 탓에 그의 눈을 가린 내 손이 내 이마와 마주했다. 연준이의 뜨거운 숨이 느껴지고 연준이는 턱을 들고 고개를 살짝 꺽어 내게 입을 맞추었다.

솜사탕처럼, 아니 솜사탕보다 달콤했다.





" I love you, my sweet heart "






영화에서 대사가 들릴때쯤 연준이는 내게 입을 땠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의 눈을 가렸다. 지금 멍청해진 내 표정을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가려진 손틈 사이로 눈을 감고있는 연준이가 보였다. 손가락 사이를 조금씩 벌려가며 연준이의 얼굴을 보기 시작할때쯤 연준이는 눈을 천천히 떴다.

깜짝 놀란 내가 손을 치우려하자 연준이는 내 손목을 덮썩 잡고 다시 자신의 눈을 가렸다.

가려진 손 아래로 아름다운 포물선을 곱게 그린 입꼬리가 보였다. 그는 유연하게 그 포물선을 그리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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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했던 말은 서로 눈가려주기같은 귀여운게 아니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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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이가 계란 비린맛과 참치 비린맛 느꼈다는건 제 경험담입니다... 진짜 아프면 후각이랑 미각이 예민해지는데 그때 기억 살려서 적어봤어요!
여기서 설렘 포인트로 처음에 계란죽을, 그 다음에 참치죽을 줬는데 청연이가 못먹겠다하니까 세번째로 흰죽을 끓여줘도 되지만 혹시 영양소가 부족해서 그런걸까봐 야채를 잘게 다져서 ((믹서기로 갈아도 되지만 직접 칼로 다진 숨겨진 포인트)) 야채죽을 끓여준 째연준 너란 남자... 내 스타일이야(?)

올해 첫 연재네요...!
새해복 많이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