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끊임 없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인 식량이 부족해진 것이다.
전원우 : 식량이라면...
다른 칸에도 많을 거예요.
학생들의 짐들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요.
사실상 초반에 생각해둔 해결 방안이었다.
4번 칸에서의 식량도 3학년 학생들의
가방을 뒤져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것을 가져 오는 것이다.
홍지수 : 식량을 구해 오는 데엔 많은 인력이 필요없을 것 같아.
수색해 보려면 복잡하기도 할테고...
김민규 : 하지만 수색하다 공격받으면요..?!
오히려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권순영 : 아까 같이 많은 인원으로 가는 건
무리수인 것 같기도 해,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안전할 거야, 내가 갈게!
문준휘 : 나도..!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
이찬 : ... 저도요!
순영의 말에 준휘와 찬도 나섰다.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최승철 :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도 갈까?
권순영 : 아니에요! 형님은 쉴 필요가 있어요 ㅋㅋ
걱정 마시고 맡겨 주세요!
승철은 그런 순영이 든든했다.
체력적으로 조금 딸리는 준휘와 찬이를
맡겨봐도 괜찮을 거라 판단했다.
민규도 잠시 멈칫하였지만
석민의 옆에 있어주기로 하였다.
순영, 준휘, 찬 셋은 3번 칸으로 향했다.

챕터 7-5
봐선 안 될 것
셋은 걱정과는 달리 순조롭게 좀비들을 해치워 나갔다.
몇번의 수색을 한 덕분에 좀비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셋은 손 쉽게 좀비들을 해치우고,
3번칸에 머물렀던 학생들의 짐들을 하나하나 살펴
식량등 필요한 것을 찾았다.
권순영 : 뭐 좀 있어?
이찬 : 아니요... 몸 싸움이 있었던 탓인지
모두 먹지 못하는 상태이거나 조리해야 하는 것들이에요...
권순영 : 여기도 마찬가지야...
몇가지 찾긴 했는데 이정도론 턱 없이 부족해..!
문준휘 : 3번칸에 없는 것 뿐이지 다른 칸엔 많을지도 몰라!
2번 칸으로 가보면 어떨까?
기대와는 달리 식량은 충분하지 못했다.
준휘는 2번칸에 가는 것을 제안하였다.
권순영 : 2번칸..? 형들의 지시 없이 가도 괜찮을까...
이찬 : 아님 물어보고 올까요...?
권순영 : 글쎄다... 차라리 갈 거면 애들을 더 불러 올게!!
빨리 다녀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혹시 좀비들 몰려오면 바로 도망 치고!
순영은 2번칸에 가기 위해 다른 아이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러 갔다.
3번칸에는 준휘와 찬만이 남았다.
찬은 계속해서 짐들을 살폈고 준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준휘의 눈에 무언가 들어왔다.
문준휘 : 어.. 저기! 도시락 통이 있는데?!!
이찬 : 네?!
준휘가 본 것은 누군가의 도시락 통이었다.
하지만 도시락 통이 위치한 곳은 2번칸과 3번칸의 통로로
좀비들이 언제 넘어와 공격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위치였다.
문준휘 : 내가 가져올게!
이찬 : 네..? 선배님들 올 때 까지 기다리는게...
문준휘 : 그 동안 좀비가 와서 못 가져가면 어떡해!
내가 가져 올게~!
저정도 거리면 좀비가 와도 바로 뛰어 오면 돼!
준휘는 빠르게 통로로 뛰어들어갔다.
준휘가 도시락 통에 다다랐을 때,
준휘의 발소리를 들은 좀비 떼가 몰려왔다.
문준휘 : 헉...!! 찬아..!!
쾅 -
통로와 2번칸 사이, 준휘와 찬 사이에 있던 문이
찬에 의해 굳게 닫혔다.
준휘의 뒤에는 더 이상 벌릴 수 없을 만큼의 거리에 좀비 떼가 달려들었다.
문에 있는 작은 창 너머로 준휘와 찬은 눈이 마주쳤다.
찬을 바라보는 준휘의 눈빛은 한 순간에 당황스러움, 배신감이 공존하는 눈빛이었다.
찬의 눈빛에선 온기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준휘를 보는 건지, 좀비를 보는 건지 찬의 눈빛은 격멸로 가득했다.
그리고 준휘는 좀비떼 사이로 어느 순간 빨려들어가 보이지 않았다.
찬은 죄책감이 없었다.
찬은 냉정한 눈빛을 가리려 하며 몸을 돌렸다.
그러나 찬의 뒤에는 순영이 서 있었다.
불행중 다행일까 순영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찬은 잠시 당황하더니 금방 침착해졌다.
그리고 순영에게 은은한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이찬 : 준휘형이 욕심을 내다 그만, 저렇게 됐네요.
순영은 평소같으면 따라 웃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찬 뿐이었다.
권순영 : 너... 뭐야.
순영은 놀람과 공포를 숨길 수 없었다.
모든 상황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찬은 고개를 떨구곤 숨을 들이 쉬었다.
그리고 순영보다 더 눈을 똑바로 뜨곤 말했다.
이찬 : 다 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