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 나 좋아?

우당탕탕 최수빈 떼어내기 작전

W. 말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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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뭘 했다고? 키스으?!"]


"응 키스. 존나 진하게"


["..사귈거야?"]


"좀 더 보고- 귀엽잖아 수빈이"


["좀 더 신중하게 생각 하면 안 돼?"]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네가 사귀냐? 내가 사귀지"


["그래도 내 100달ㄹ.. 하.."]


"갑자기 뭔 100달러?"


["..아무것도 아니야 끊어봐"]





범규가 전화를 끊자마자 두 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이런 미친..
키스까지 해? 이제 사귀는 일 밖에 안남았잖아!..

하지만 100달러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우리의 범규는 조금 마음이 급해졌다. 발만 동동 굴리던 범규가 곧 결심을 한 듯 연준이 집으로 뛰쳐 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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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했다고?"


"어 강여주가 직접 말해줬다니까?"


"..진짜 돌겠네 시발"


"이제 어쩔거야. 포기?"


"아니? 포기 못 하지. 그 찐따새끼 한테 넘어가는 꼴 절대 못 봐"


"그래도 어떡하냐..이미 입도 맞추고 별 짓을 다 했나본데.." (아님)


"...최수빈 걔 집이 어디냐?"





연준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 모습을 말 없이 보던 범규가 속으로 감탄했다. 이 새끼 생각보다 여주한테 진심이구나!..




***




한 편, 아침부터 여주는 분주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교복을 입고 머리를 질끈 올려 묶었다.
수빈이가 생각나는 패션용 안경도 끼니 영락없는 모범생 같았다.

그래봤자 단정한 여신이지만 여주는 꽤나 만족했다.



"야 태리! 나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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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굿 병신같아"


"이 자식이!.."


"뭐 갑자기 공부 하기로 마음 먹었냐? 스타일이 왜 이래"


"좋아하는 사람 생겼거든.. 꺅!'


"진짜 꺼져."





경멸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던 태리를 제치고 여주가 흥얼거리며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왜 뒷좌석에 수빈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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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가자"


"..어? 수빈아!"






어제 분명히 달달하게 키스도 하고 인사도 하며 헤어졌던 수빈이
오늘따라 차분해 보였다. 조금 굳은 표정으로 여주의 인사를 받아주던 수빈이 다시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얘가 왜이래...

수빈이 옆에 타자마자 출발하는 차에 조금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걸 느낀 여주가 수빈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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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응? 뭐가 왜야- 너 기분 안 좋아 보여서 그렇지"


"아..그래? 미안"


"..뭐가 미안이야?"





다시 되묻자 수빈이 누가봐도 '저 어색해요. 지금 불편해요'
라는 티를 폴폴 풍기며 애꿎은 창문만 바라봤다.

백미러로 뒷좌석을 슬쩍 보던 연준이 씨익 웃으며 주차를 했다.
기분이 좋을 수밖에. 



.
.
.

(30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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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워준다니까? 빨리 타. 할 말도 있어서 그래"


"진짜 고마워..근데 우리 집은 어떻게 알았,"


"너 요즘 여주랑 같이 다니더라고"


"..응?"


"너 나랑 여주 어떤 사이인줄 알아?"


"..."




무슨 사이인데? 

왜 항상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수빈이 설마 설마하며 부정했다. 연준이 수빈의 눈을 정확히 마주하며 미소를 지었다. 너 따위는 나한테 절대 안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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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수빈아?"


"..아, 그렇구나"


"좋게 말 했으니까 너도 잘 알아 들었을거라 믿을게"


"..."


"표정 풀어- 무서워 죽겠다 수빈아"


"..미안"


"학교 늦겠다. 얼른 가자"





조수석에 앉아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범규가 속으로 생각했다.

와 ㅅㅂ 이거 강여주한테 들키면 뒤지겠는데?..

그러다 곧 씨익 웃으며 운전석에 타는 연준과 표정이 굳은 수빈을 보곤 대수럽지 않게 넘기자고 다짐했다. 그래 뭐 어때, 쟤보단 최연준이랑 잘되는게 훨씬 낫지.





***




"수빈아! 이따 점심시간에 기다려 내가 데리러 갈게"


"여주야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멈칫,



조용히 짜져있을거라 생각했던 수빈이 여주에게 말을 걸자
연준과 범규가 멈칫하며 서로 눈이 마주쳤다.

와 좆됐다. 

자신들이 꾸민 일이 들킬까 서둘러 범규가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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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무슨 얘기를 할게 있다고 그래? 곧 수업 시작이잖아 너 공부 안 해? 수업 안 들어? 등록금이 장난이야?"


"뭐야? 최범규 비켜 수빈이가 할 말 있다잖아"


"아니!.."




연준과 범규의 작전이 걸리기 일촉즉발인 상황에 범규가 안절부절 못 했다. 하지만 여주의 눈에는 그런게 보일리가 없었다. 평소에도 차분했지만 오늘은 뭐랄까.. 눈에 초점이 없다고 해야할까

걱정이 된 여주가 수빈의 팔을 붙잡았지만


탁-


수빈이 쳐냈다.


?
?
?


순간 여주,연준,범규 셋 다 당황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여주를 잠깐 말 없이 내려다보던 수빈이 한숨을 푹 쉬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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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여기서 말 할게. 이제 나한테 친한 척 안 해도 돼. 아니.. 그냥 앞으로 마주쳐도 모르는 척 지내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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