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게 하지마

02. 체육대회 -변백현

- 자자 조용히 하고 내일 체육대횐거 알지? 반티 잘 챙겨입고

선생님의 말씀 따윈 듣지 않는 우리반은

"야 솔직히 우리 반티 에바지 않냐"

"인정 핑크는 까만애들 안 받는다고 ;"

각자 알아서 할말하고

-..이상으로 아침조회 끝 다들 ㅅ

선생님들마저 우리반을 포기하셨다.

(우당쾅당쾅쾅쾅)

-쉬어...


점심시간


"칠판에 낙서하지마"

"칠판 지우지마"

칠판에 정성스럽게 나의 최애 오세훈, 을 써놓는 도중 방해꾼이 등장했다. 바로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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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헿 싫은데"

"아 진짜 좀!"

이녀석이다.


'1학년 5반 김여주 바보'

핑크색 분필로 쓰여있는 내 이름을 쓱, 하고 손바닥으로 지웠다.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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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쥐 맬래구~"

"야!!"

너무 짜증났던 나는 변백현을 한대 쳤고

'퍽'

"헉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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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왜?"

"아니 너 교복,,"

덕분에 변백현의 교복에는 핑크 분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야!!! 너 이거 손해배상해"

"ㅇ..아니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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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하라고!!!"

화남 20%, 장난 80%로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아 진짜 못생긴게 어디서"

나를 칠판에 쿵 박고는 아무렇지 않게 뱉는다.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

"몰라! 모른다고"

너무 당황하고 놀랐던 나는 그냥 도망쳐왔다. 진짜 교복값을 물어내야하나? 어떻게 하면 지워질까? 하며.


체육대회 당일

생각보다 단순했던 나와 변백현은 교복사건을 잊었다. 그리고 연핑크인줄 알고 시켰던 진핑크의 반티를 입고 열심히 응원했다. 

-그 다음 경기는 1학년 이어달리기로 진행됩니다, 선수 5분 안에 준비해주세요.

각자의 응원법으로 계주들을 응원하느라 어째 또 시끄러워진 사이, 계주들의 뒷모습만 보였다.

"솔직히 우리반 피구랑 줄다리기, 단체줄넘기까지 해서 체육 다 못하잖아 ,,"

"근데 계주는 좀 잘하던데"

관심도 없고, 경기에 열성적으로 참여해서 더운 몇몇 애들에 비해 나는 싸늘한 냉기만 내 주위를 감쌀 뿐이었다. 그래서 햇빛으로 이동했는데 또 다시 그늘이 나를 가렸다. 짜증내면서 해를 원망했는데 내 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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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할말이, 있어서 왔어,"

숨차보이는 변백현. 빨리 가라고 재촉하기에는 너무나도 급해보였다.

"?? 뭔데"

"우리반, 계주 일등하면"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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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니 남자친구할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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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런줄 안다! 응원이나 열심히 해!"

그렇게 말하고 뛰어가는 변백현의 뒷모습이 조금, 아주 조금 멋져보였다.


-자, 10반 역시 빨라요! 그런데 그 뒤를 바짝 뒤쫓는 5반!!!

그다음이 변백현 차례였다. 바통을 잡는 순간 나는 소리를 질렀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변백현을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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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쪽을 쓱 쳐다보던 변백현은 미친듯이 속도를 올렸고

-아아?! 5반, 10반을 추월했어요!! 점점 간격을 넓히네요!!

우리반에 에이스이자 마지막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준 변백현은 후련하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는 큰 차이로 일등을 했고, 골인하자마자 다들 날뛰었지만 변백현은 다른 누구도 바라보지 않고 나에게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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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니 남자친구해도 되지?"

말 대신 끄덕이며 웃은 나는, 그리고 변백현은 오늘 506일째, 좋은 사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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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지막 움짤을 진지한걸 넣을까 하다가 잔망둥이로 넣었어요! 반응 좋으면 번외 ,, 들고 올게요! 번외쓸거 남겨놨다죠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