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졸업하고 원래라면 바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맞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여주는 그러지 않았다.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1년의 휴식기간을 가진 것이었다. 그리고 이 1년의 시간이 여주에게 있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전이 암흑기라고 한다면 1년이 지나고 고등학교에 막 들어섰던 현재는 확실히 황금기임이 틀림없었다.
사람들은 예쁜 이에게 친절하다.
잘생긴 이에게도 모두가 친절하다.
다들 아니라고 하지만, 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우린 아직 그런 시대에 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남에게 주는 평가를 장난과 농담이라고 예쁜 포장지에 포장해서 주곤 한다. 막상 그 속엔 날카로운 칼날들만 가득한데 말이다. 예쁘게 포장한다고 해서 내용물까지 예쁘게 변할 순 없는 것처럼 항상 그것을 선물로 받는 여주의 마음도 괜찮을 리 없었다.
어떤 날은 매일을 울었고
또 어떤 날엔 자신 그대로를 사랑하고자 마음 먹기도 했으며
또 다시 어떤 날엔 억지로 자신을 그 틀에 맞춰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누군가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하며 비아냥거렸으며 다른 누군가는 그냥 그 모습을 인정하고 살라며 같잖은 훈계질을 하였다. 중학생, 한참 사춘기시절 아닌가. 아마 그 시절 자기 외모에 대해 스트레스 받아보지 않은 이는 많이 없을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했고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여렸던 여주는 그 모든 것이 상처로 돌아왔다.
이래도 욕먹어
저래도 욕먹어
그냥 내가 죽기 바라는 것은 아닐까? 그 생각에 빠졌던 여주는 결국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고작 중학생이, 지나가는 말 하나하나에 그랬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여주는 항상 개구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주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가 바란건 따뜻한 위로 한마디였는데 다들 그 말 한마디 해주지 않았다.
뭐 그런 말로 예민하게 구냐.
그래, 여주는 남들보다 예민한 아이였다. 예민하니 눈치가 빨랐고, 눈치가 빠르니 남들이 말하는 속뜻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생각이 참 많은 아이였으니 자존감도 참 낮은 아이였다. 내가 예민해서 그렇구나. 여주는 그렇게 결정내렸다. 아무도 나같은 건 관심도 없고 사랑해주지 않으니, 나조차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나는 변해야겠다. 중학생의 김여주는 사라져야겠다.
그래서 여주는 성형을 했다.
성형이 정답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성형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여주를 정답이라고 했다.
참 모순적인 일이었다.
눈, 코, 입, 모두 뜯어고치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오가며 지나가다 좋은 말 하나씩 던져주고 갔다. 그런데도 성형했다는 사실을 밝히면 다시 여주는 개구리가 되었다. 그러니 숨기자고, 이제 김여주는 없다고. 김여주는 한참 전 장난삼아 돌을 던진 이들에게 맞아 죽었다고.
더이상 개구리가 되고 싶진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