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행복하게 죽어야지

00. 프롤로그_














15살, 죽기 딱 좋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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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다. 1학년 여름방학..., 그 때였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마치 소설의 뻔한 클리셰처럼 교통사고로. 우리 어머니는 좋은 분이였다. 모든 어머니의 표본이랄까_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진 6년후 간암 말기 진단은 받은지 4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의사 말로는 말기 치고 오래 살았다고는 하던데, 그딴 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은 2022년이다. 15살, 꽃다운 나이라고들 하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시점이였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친구들의 옷은 점점 바뀌어갔다. 아,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디서 사냐고? 뻔하디 뻔하겠지만 보육원이다. 별볼일 없는 외숙부와 3개월을 살다 결국 중학교의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나를 이곳에 보냈다.



한마디로 개같았다.



선생이라는 작자도 친구라는 애도, 그저 장난이라는 명목으로 내 몸 곳곳을 부러트렸다_ 별의 별 일을 다 겪고 여기까지 왔다. 곧 여름방학이고 나는 보육원에서 지내야 할 것이다. 작년인 1학년 때는 친구네 집을 꾸역꾸역 다니며 부랑자 신세로 살아갔다.



그리고 오늘, 미치도록 죽고 싶었다.




집.., 아니 보육원으로 가는 길목에서 웬 술 쳐먹은 아저씨와 대판 싸우고 보육원에 들어가니 원장이라는 년은 머리채를 잡고 훈육이랍시고 폭력을 행사했다. 하... 원래 이정도는 아니였는데. 평소라면 싱거운 정도였다. 이를테면 일주일동안 밥을 안 준다거나, 내가 보일 때마다 발을 걸어서 넘어지게 만들다거나. 왜 하필 오늘일까, 내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기분도 꿀꿀한 날에 이러는지 모르겠다. 


참 뭣 같은 하루의 연속이다. 신도 참 불공평하셔라, 잘 사는 사람과의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21세기에 부모도 없는 고아로 태어났다. 우리 부모님은 눈을 감으셨다. 이 세계에 한번 태어난 생명체라면 언젠간 모두 눈을 감게 되어있다.

눈을 감는다는 건 뭘까. 그저 잠시 생각을 하려고 눈을 감는 것일까. 아니면 생명이면 꼭 필요로하는 잠을 정하려고 감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눈을 감는 다는 것은 사후 세계, 다시말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의 입구일까.


어떻게 죽는지는 상관없다. 그저 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아프지 않게 죽고 싶다. 아, 죽는 주제에 말이 너무 많은가. 설령 내가 이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슬퍼할 사람은 없다. 지금의 나는 개보다도 못한 신세에 있는 사람이다.

최대한 빨리, 약국에 가서 무슨 약이든 닥치는 대로 샀다. 물론 훔쳐온 보육원의 카드로. 타이X놀, 판X린... 보이는 건 다 집어산 것 같다. 20대 초반에 막 대학교를 졸업한 것 같은 약사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긴 했지만 이제 나한테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 이제 곧 여기에서 없어질 존재니까.



.... 빠르게 약을 꺼내서 손에 털었다. 목이 막히든 어떻게든 털어넣으려고 한 것이다. 어둡고 깊은 골목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 내 손목을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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