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행복하게 죽어야지

01. 만남






.... 빠르게 약을 꺼내서 손에 털었다. 목이 막히든 어떻게든 털어넣으려고 한 것이다. 어둡고 깊은 골목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 내 손목을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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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 놓으시죠. "



" 못 놓습니다. "



" 그럼 칼이라도 주세요. "




아픈 건 싫었다. 아프게 죽는 건 죽었다 깨어나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들킨 순간부터 드는 생각은 어떻게든 죽어야한다는 생각 뿐이였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미쳐버린 거지. 빌어먹을 부모님일까? 아니면 그냥 내 존재를 부정하면 편하려나.



" 그건 더 안ㄷ, "


" 제발!... 제발, 저 좀 편하게 죽게 내버려 두시라구요. "


"...."


정적이 흘렀다. 정말 나는 편하게 죽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 하루, 아니 1초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게 역겹게 느껴졌고 어떤 것이라 해도 싫었다. 내 인생을 부정하고 싶었고 힘들었다. 그래, 이게 다 핑계라고 하겠지. 핑계라고 하던지 말던지....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 유슬아 라는 사람이 너무 한심해서 아무 것도 못하겠다.



" 놓아주세요. "


" .... 죽지 마요. "


입술 아래를 피가 맺힐 때까지 꽉 깨물고 있었다. 죽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떠나는 저 뒷모습을 보면서 이상하게 눈물이 나려고 했다. 꽉 깨물고 있던 오른쪽 아랫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점점 멀어지는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 남자가 한 말이 너무 짜증났다. 

눈물이 맺혀있는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건 무슨 감정이지. 단순히 슬프지만은 않았다. 짜증도 났고, 또한 슬펐다. 그리고 기뻤다. 이 빌어먹을 지상주의 사회에서 나를 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이유였을까.






... 아니면 그저 15살의 내가 죽으려던 게 불쌍해 동정을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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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아 이 빌어먹을 보육원으로 돌아왔다. 들어오자 마자 어딜갔다 오느냐고 머리채를 쥐어뜯는 원장에게서 악마가 겹쳐보였다. 저건 사람의 탈을 쓴 악마가 분명했다. 나 말고도 5살 애들도 서슴없이 때린다. 쓰레기.... 무슨 낮짝으로 저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유슬아, 너 내일부터 7시 전까지 안 들어오면 이 보육원 애들 다시는 여기에 털끝 하나 못 들어오게 할거야. "


협박이다.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협박이란, 겁을 주며 압력을 가하여 남에게 억지로 어떤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원장은 나에게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내가 미웠다. 바보같이 자리에서 원장을 욕하는 것도 결국엔 다 내 업이 될 거고, 그렇다고 공부조차 열심히 하지 않는 내 자신에게 욕을 했다. 자살, 생각도 많이 해봤다. 하고 싶었는데 하기 싫었다. 내 비참한 인생이 너무 미웠고, 다 싫었다. 제발 이 지긋지긋한 15살의 인생을 누가 끝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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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흘렀다. 방에 들어와서 꼬박 4일을 굶었더니 현기증이 돌기 시작했다. 원장은 보란 듯이 꼴 좋다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나를 비웃었다. 저 씨X 새끼... 속으로 욕을 해대며 내 안에 화를 억눌렀지만 나를 향해 비웃고 있는 저 입꼬리와 보육원의 아이들이 너무 불쌍했다.





" 내가 뭐랬니, 넌 나한테 안 돼. "














짝-







" ㄴ, 너 지금! "




.... 아,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아이들이 더 힘들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