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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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술자리 참석하면 보이는 전남친 김태형. 저 구석에 모자 푹 눌러쓰고 앉아서 나 들어올 때만 잠깐 고개 돌리고는 다시 시선 돌려서 술만 홀짝홀짝 마시고 있음. 둘 헤어지고 김태형이 엄청 피해 다녀서 서로 오랜만에 본 거겠지. 여주 괜히 기분 이상해져서 후다닥 김태형이랑 멀리 떨어진 곳에 앉음.

여주랑 태형 사귈 때 딱히 숨기진 않아서 여기에 있는 사람들 둘 관계 다 알고 있는데 워낙 북적여서 딱히 눈치는 안 볼 듯. 멀리 떨어져 앉기도 했고. 여주 친구들이랑 인사하고 겉옷 정리하고 있는데 누가 여주 옆에 와서 어깨 툭툭 두드림.

오랜만이다ㅎㅎ 헤실헤실 웃으면서 여주 옆자리에 앉는 한 남자 애. 여주 태형이랑 만날 때부터 여주 좋아하는 티 엄청 내고 다녀서 김태형이 존나 싫어하던 애임. 여주 순간 당황했는데 지금은 태형이랑 헤어졌으니까 굳이 걔를 멀리할 필요도 없어서 인사받아주고 몇 번 말도 붙임.



그리고 사실 관심 없는 척했지만 수시로 여주 보고 있던 김태형 그 남자애 보고 인상 확 굳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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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작정했네.





빡치긴 빡치는데 자기가 뭐라 할 입장은 못 돼서 조용히 흘낏흘낏 쳐다보기만 하는 김태형. 근데 남자애가 수시로 여주 터치하는 것 같아서 지금은 대놓고 쳐다보는 중이심. 신경 곤두서서 저 새끼 허튼짓 하나 안 하나 지켜보고 있는데 남자애가 여주 손 가져가서 지 목에 갖져다 대고는 아 시원하다… 이 지랄하는 거임. 여주 표정 안 좋아지는 거 보자마자 김태형 못 참고 일어나 쿵쿵 그쪽으로 걸어가서 그 남자애 손 쳐냄.


여주랑 남자애 둘 다 놀라서 김태형 쳐다보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 말 없이 여주 겉옷이랑 가방 챙겨서 여주 일으킴. …일어나. 집 가자. 여주는  바로 알지. 지금 김태형 화난 거. 그래서 일단 일어서는데 여주 손목 잡고 너희 헤어진 거 아니야? 이러는 남자 애. 그거 듣고 개빡친 김태형 뒤돌아서 걔 앞에 섬.





“헤어졌어도 너는 안 만나.”



신경질적으로 손 쳐내고 여주 데리고 나감.



무작정 술집에서 멀어지는 곳으로 걷는 태형에 결국 여주가 먼저 입 엶. …뭐 하자는 건데? 근데 태형은 대답 없이 걷기만 함. 여주는 그런 태형이 답답해서 지금 네가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는 거냐.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 말 하다가 우리 헤어졌잖아. 하니까 우뚝 멈춰선 김태형.




“…이런 짓은 헤어진 사이에 못 하는 거야?”

“그야,”

“그럼 나 너랑 다시 만나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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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앞으로 안 이럴 자신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