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백현] 개같은 그 녀석

1. 첫만남

오늘도 어김없이 해는 떳고,
나는 출근을 하기 위해 일어나야 했다.
아... 벌써 아침이야..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 눈을 비비며욕실로 직행한다.
세수하고 머리감고 샤워까지 마친후
뽀송뽀송하게 욕실을 나왔는데
-
부스럭부스럭
..
침대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침실로 뛰어가봤더니
왠 남자아이 하나가 나체의 모습으로
곤히 자고있는게 아닌가... 이게 뭐지?!?!!
놀란 마음에 급히 핸드폰부터 찾고 신고를 하려는 순간.
어제 주워온 강아지가 생각났다.

-

어젯밤,
그러니까 하늘이 뚫린듯 비가 오는 밤이었다.
야근까지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앞에 도착했는데 왠 박스 하나가 떡하니 문앞에 놓여있었다.
아무생각 없이 택배가 왔나보다 하고 들여놓고
씻고난 후 상자를 열어보니
오들오들 떨면서 웅크리고 자고있는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다. 아니 이게 뭔...ㅆ
-
일단은 피곤하기도 하고 강아지도 잘 자고 있으니
박스에서 묻은 먼지만 대충 물로 씻기고
침대에 같이 누워서 잤다. 
그게 끝이다.
분명 내가 침대에 눞인건 강아진데..
 저 남자아이는 뭐지?
-
-
내가 기억을 더듬는 사이 그 남자아이가 일어났다.
부스럭부스럭 일어나더니
 나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인상을 찌푸린다.
사람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다니..
기분이 꽤 나쁜데?
-
혼쭐을 내줘야 겠다는 생각도 잠시,
팔 다리가 마르고 홀쭉한 아이를 보고있으니
일단은 뭐 좀 먹이자는 생각이 들어 다가가니
침대 벽쪽으로 바짝 붙으며
공포에 서린 눈을 하고는 오들오들 떤다.
이놈시키 도대체 정체가 뭐야...
-
"일단 뭐 좀 먹을까?"
진심으로 배가고파 한 말이었다.
정적을 깨고 한 말에 또 한번 놀라는 아이를
방에 놔두고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는 간단하게 식빵 두장을 구워
토스트를 만들고 그 아이에게 가져다 주었다.
토스트를 받은 아이는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배가 고픈 모양인지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

나는 아이가 밥을 다 먹을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저 아이의 정체가 대체 뭐지? 
그나저나 시설에 맡겨야 하나.. 
뭐라고 하면서 맡기지?
강아지를 주웠는데 사람으로 변했어요? 
하... 생각하는데 웃음이 다 나온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네.
 시설에 맡기는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 아이를 맡아놓기로 했다. 

먼저 아랫층으로 내려가 이웃에게서
그 집 딸아이 옷을 몇벌 빌려왔다. 
언제까지나 그애에게 내옷을 입힐 순 없는 노릇이니깐.
내 안방에 있는 아이는 남자지만.. 어쩔 수가 있나.
-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
현관에 서있는 아이를 보고
간 떨어 진다는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저기... 이거 조금만 더 주실 수 있나요..?"

미안함을 가득 담은 눈에는
아직 두려움과 공포가 조금 남아있었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은 날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



얘 그냥 키우자

———

그렇게 이 아이와 나의 인연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