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그렇게 뚫어져라 봐?"
"야, 뭐해?"
"눈 나빠질까봐 걱정해준다 왜."
민윤기한테 말할까. 그치만 돌아올 대답은 미쳤냐는 말인게 뻔했다. 당연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완벽하게 모든 인물의 마음을, 감정을 그대로 적어낸 책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럼 여긴 소설이 맞긴 해? 아니, 작가가 존재하긴 해?
"공인주."
"......"
"머리 아프면 바람 쐬러 갈까?"
"그걸 핑계로 한 데이트아니고?"
"아. 들켰네."

적막한 공간에 울리는 고기 써는 소리가 이질적이게 다가왔다. 붉은 얼굴의 공남준 앞에는 김제니가 있었고, 김제니는 덜 익어도 한참은 덜 익은 스테이크를 질근질근 썰어내고 있었다.
정말,
정말이지,
별것 아닌 것에 소름이 돋는다.

"오빠. 나 부탁이 있는데."
"네...! 제니씨 무슨 부탁이요?"
뭐든 들어줄것처럼 구는 공남준에 김제니의 입꼬리는 더욱 더 올라간다.
김제니는 이렇게 생각하겠지.
멍청하고,
멍청하고,
또 멍청한.
그런 바보가 걸려들었다고.
"나 그때 그 여자랑 만나고 싶은데."
"네? 무슨 여자요?"
"갑자기 와서 지민 오빠 데려갔던 여자요. 아는 것 같던 분위기던데."
물어.
어서 물란 말이야.
어서 뱉어내.
대체 그 미친 여자가 누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