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남편

3. 가짜의 연속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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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남편

W. 진정성









   전여주가 출연한 드라마는 입소문을 탔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입소문을 탄 건 바로 여주인공 전여주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땋은머리 여주인공 걔" 라고.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올라오기 시작할 때.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희얼사" 에 전여주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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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이요?"



"응, 우결."



"저...는 신인에... 아직 드라마도 하나만 찍었고... 주연으로 한 것도 그냥 운이었는데요..."



"여주야. 그 드라마 사실..."




너 계약 조건부터 우결 참여 확정을 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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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화가 났다. 그래. 천하의 운 없는 전여주가 시도 일트만에 바로 주연 찍고 뜰 리가 없지. 우결? 웃기고 있다. 당장에 구 남친 권순영도 못 잊고 질질 짜던 게 엊그제 일이었다. 분하고 화가 났다. 짜증과 화가 파도처럼 한 번에 몰려왔다. 짜증 난다. 밉고. 이 세상은 나를 미워하는 거 아냐? 사람 하나 매도하는 게 이렇게 쉽지.




그래도 어쩌면...



일이 잘 풀리려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은.



메이저 로맨스 프로그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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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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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자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호시, 권순영입니다."





빗나갔다.





이렇게까지 삶이 기구할 수 있나? 그러나 권순영은 전여주를 전혀 알아보는 것 같이 굴지 않아서. 여주는 그대로 웃으며 받아쳤다.




"네, 안녕하세요. 배우 전여주입니다."




바야흐로, 가짜 연속극의 시작이었다.







억울함도 잠시, 여주는 배우답게 굴었다. 호구조사와 이상형 취향 등을 읊었다. 눈 앞에서 알짱대는 권순영의 얼굴을 마구 짓밟아서 던지고픈 마음을 꾹 참고 버텨내는 것부터 큰일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이상형이요?"



조금 더.



"키는 많이 크고..."



나쁘고.



"남 버리고 도망 안 가는?"



쓰레기답게.



"연상이요."



권순영의 정반대를 읊었다.



권순영의 몸이 움찔대는 걸 보자 마음이 놓였다. 뭐. 쓰레기라고 손가락질해도 좋다. 알 반가? 그만큼 힘들게 했으면 책임은 져야 남자지. 전여주는 당당하게 웃으며 뒤돌았다. 저벅저벅. 걷는 소리가 mbx 복도를 크게 울렸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애써 분을 참았다. 눈물이 먼저 날 것 같았는데, 비쩍 마르던 그 시절보다 얼굴색도 나아진 얼굴을 보니 화부터 났다. 나는 그 씨... 나쁜 놈. 그렇게 조용하게 뒷담화나 까고 있었던 전여주의 옆에 권순영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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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초 간의 정적.




영겁의 시간마냥 느껴지던 삼 초.



짧은 기둥에 걸터앉은 권순영이 엘리베이터에 급하게 타려는 전여주의 팔목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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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주. 얘기 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