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 (墮落)

타락(墮落) ; 08












그 말이 있잖아.





인연은 세상에 날 때부터 정해져있었다고.





어쩌면 그것이 우주의 섭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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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보고 싶었어.”





“정말 아저씨예요? 진짜로요?”





여러 물음을 속사포로 내뱉는 동시에 석진의 손을 꼭 잡아 자신의 볼 위에 올리는 여주다.





“... 이거 꿈 아니죠. 아니, 7년동안 어디에 있었어요. 뭐 하고 있었길래 지금 오는데요!”





“미안, 많이 늦었지?”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내가 얼마나 울었는데 왜 지금 오냐고요. 여태껏 다 꿈이었던 거 사실이에요?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던 거예요?”





“김태형. 김태형이 일러바쳤어.”





“뭘요?”





“내가 인간을 도운다는 걸, 신계 왕에게 바쳤다고.”





“... 그 때 우리 집에 갑자기 들어온 그 아저씨요? 왜요? 아저씨랑 무슨 사이길래 그렇게 얄미운 짓을 해요?”





“김태형은, 타락한 천사야.”





“그게 무슨 말인데요. 알아 듣게 설명해봐요.”





“김태형은 인간계 여자애랑 연애를 했었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그런데 그 여자애가 죽었어. 근데 그 여자애는 김태형의 존재를 몰랐었어. 결국 김태형은, 이중성의 존재인 인간으로 인해 타락을 했어.”





“그거랑 지금 일이랑 무슨 상관이예요?”





“그 여자애가, 너야.”





“... 무슨 말도 안되는,”





석진은 미안이라는 짧은 사과를 하고 여주의 입에 입을 맞췄다.





그 입을 맞추는 동시에 여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신의 키스는, 전생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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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번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너무 잘생기셔서 그런데...’





‘아. 잠시만 기다리세요. 휴대폰 만들어올테니까.’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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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 오빠 좋아해. 처음엔 그냥 호기심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빠를 이성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사귀자, 태형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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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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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 김태형에게 벌을 내리겠다. 천상계 김태형은 인간에게 입을 맞춰 멋대로 구원 시킨 죄, 인간계에 허락 없이 내려가 인간과의 소통을 한 죄, 인간을 사모한 죄로 그대가 제일 아끼는 존재인 인간 김여주를 처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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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 났어?”





“... 난, 난 어떻게 환생한 거야?”





“내가 살렸어. 나 사실, 김태형이랑 형제지간이거든. 그런데 살면서 김태형이 그렇게 울부짖는 건 처음 봤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죽은 널 보면서, 걘. 눈 앞에 보이는 게 없어 보였어. 그런 널 환생시킨 건 나였어. 신이 되면 살면서 인간을 살릴 기회가 3번이 있거든. 그래서 널 살린 거야. 그런데 넌 살아나고도 얼마 채 지나지 않아 부모님 사고에 연루돼 죽을 뻔했더라. 그래서 내가 또 살렸어. 이젠 제발, 행복하게 좀 살라고.”





“내가 그 때는 비록 태형 오빠를 사랑했었지만, 나 지금은 그럴 자신이 없어. 아저씨가 난  좋아. 그런데 아저씨도 그렇게 돼?”





“…”





“아저씨도 그 때처럼 그렇게 오빠처럼 죽냐고.”





“여주야,”





“나 아저씨 아프게 할 마음 없어.”





“나 너 살릴 기회, 한 번 남았어 여주야.”





“…”





“나, 다녀올게. 벌을 받으라면 받고 올게. 너한테 어떤 모습으로라도 찾아갈게. 그러니까, 제발 잘 있어줘,”





“... 꼭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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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대가 어쩐 일로 내 앞에 찾아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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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하겠습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