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 태권도부 그 애
도용시 사과문 5000자 요구하겠습니다
***
* 이 이야기는 여주의 과거 스토리 입니다.
20xx년 xx월 xx일
중학교 2학년, 한 학교로 갑작스레 전학을 오게 된 여주는 교무실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다니고 있었다.
”으악!“
옆 쪽을 주시하며 걷다가 결국 복도에 서 있는 어떤 남학생과 부딪혀 버린 여주. 그 남학생은 크치도 않고 작지도 않은 키에, 노란색 명찰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 ㅆ…”
“ㅇ, 어.. 죄송해요.”

“… 처음보는 얼굴인데.“
”저 2학년 전학……“
”여주야!“
”아, 선생님..?“
남학생이 뒤를 돌아보자 잔뜩 겁을 먹어 말을 더듬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여주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주는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선생님의 뒤를 쫓았다.
으, 무서웠다.
“야, 여기 여주라는 애 있냐.”
저기 있어요!
야. 등 뒤에서 들려오는 서늘하고 중저음의 목소리. 아까 보았던 남학생이었다. 여주의 명찰은 흰 색, 남학생의 명찰은 노란색인 것으로 보아 남학생이 한 학년 선배 같았다.
이름이… 민윤기?
“ㄴ, 네?”
또다. 또 말을 더듬어 버렸다. 윤기는 계속 말을 더듬는 여주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왔다.
“ㅋㅋㅋㅋ 내가 무섭나?”
네 시바 존나 무섭, 아니.. 하마터면 여주의 속에 파묻혀 있던 속마음이 입 밖으로 슝 하고 날아가버릴 뻔 했다.
“아뇨오…”
“아니 이 미친놈아. 애 쫄았잖아;;”
윤기의 옆에 가만히 휴대폰을 들여다 보던 선배가 여주를 한 번 흘깃 보더니 윤기를 꾸짖었다. 도톰한 입술을 가지고 비율도 완벽해 보이는 3학년은 김석진 이라는 석 자가 적힌 노란 명찰을 차고 있었다.
윤기는 석진을 한 번 째려보더니 여주에게 귓속말을 했다.
”다음 쉬는시간에도 올 거니까 종이에 번호 적어놓고 기다리기.“
여주는 그 때 이후로 윤기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주와 윤기가 알게 된 지 어느덧 5개월이나 지나 있었다. 매미가 앵앵 우는 계절이 지나가고, 어느새 잠자리와 붉게 물든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주야.“
”어, 선배?“
”아침 먹었어?“
”아뇨…”
“매점가자. 사줄게”
”오예!“
뭐가 그리 신나고 좋은지 허벅지 반 쯤 자른 교복 치마를 입고 방방 뛰는 여주. 그런 여주를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윤기는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김여주 그러다 넘어진다-.”
윤기도 여주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 선배, 좋아해요.“
“나도, 너 좋아해.”
윤기의 말을 끝으로 더이상 말을 잇지 못 하는 둘. 이젠 붉게 물들던 나뭇잎을이 힘 없이 떨어지고, 상쾌하면서도 시원한 새벽공기를 맞이 할 무렵이었다.
그래, 겨울. 겨울이다.
다만 아직 첫 눈이 오지 않은. 모두가 첫 눈을 기대하고 있을 12월 달.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윤기는 어서 고등학교를 진학 해야하고, 여주는 이제 중 3이 되어 고등학교 걱정을 해야만 했다.
“…… 선ㅂ,”
“사귀자.”
여주의 심장이 두근 거렸다. 두근거린다고 할 수 없을만큼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쿵쾅거린다고 표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붉게 물든 여주와 윤기의 두 귀. 여주는 귀 뿐만이 아니라 말랑해 보이는 뺨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사랑해.“
윤기의 말을 끝으로 기적처럼 첫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윤기가 고 1이 되고, 여주가 중 3이 되었을 때. 학교가 떨어져 얼굴을 자주 보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늦게 끝나는 윤기를 위해 일찍 끝나는 여주가 윤기를 수고했다며 다독여 주며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했었다.
“오구, 우리 오빠.”
“우응…“
***
다시 기나긴 계절들을 지나 겨울이 찾아왔고, 호숫가에 얼어 부서진 물들은 마치 여주와 윤기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 만 같았다.
”야, 민윤기. 뭐라고 좀 해봐.“
……“
”변명이라도 해 보라고!!”
일어나지도 않을 것 같던 싸움이, 일어난 적 없던 싸움이 결국 일어나 버렸다. 여주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민트 머리 학생과 긴 웨이브 머리를 가진 여학생이 모텔로 들어가는 사진이었다.
화질이 그리 좋진 않았지만 여주는 확신 할 수 있었다. 뒷 모습만 보아도, 머리만 보아도 민윤기였기 때문에.
“… 여주야.”
“.. 다신 아는 척하지 마.”

“………”
이게 여주와 윤기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그 후 여주가 윤기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 하면서 몇 번 마주치긴 했지만 여주는 정말 윤기를 투명인간 취급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
“하아….”
어느날 부턴가 윤기가 안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 윤기와 같이 놀던 석진만 보일 뿐, 윤기는 어디서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어디있는거야. 신경쓰이게…”
“아니, 아니지.”
“내가 신경쓸 게 뭐가 있어“
“내 할 일만 하면서 살자.”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여주는 윤기를 더더욱 빨리 잊어가는 듯 했고, 여주가 2학년이 되어야 하는 해가 찾아왔다.
“뭐? 이사를 간다니 무슨,”
“정말 이번이 마지막일거야.”
“평수도 넓고 좋은 집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또 다시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에 여주는 혼란스러웠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엄마의 말에 삼키며 넘어갔다.
학교는 꽤 좋은 곳 같았고, 살면서 태권도만 해온 여주에게 딱 알맞는 조건으로 태권도부가 있었다. 여주는 이 조건만 충족하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한 층 가벼운 마음으로 모든 이사 준비를 끝내었다.

“… 뭐, 나쁘진 않네.“
옆 동네로 넘어온 여주는 학교 모습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학교는 내일 들어가는데 벌써부터 들어가 봤자 힘만 들지 뭣 하겠는가.
다음날 여주는 학교를 가기 위해 새 교복을 입었다. 여태 입었던 교복들 중에 가장 맘에 든 교복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예쁜 교복이었다.
새롬고등학교 라고 적혀있는 서류를 챙긴 여주는 혹시 모르니 가방에 자신이 예전에 쓰던 도복과 띠를 챙겨 넣었다. 그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선 여주는 7분 내외로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학교에 들어서자 커다란 중앙 복도와 학생들이 여주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 앞에 마중나와 계신 선생님 까지. 이 때까지는 정말 나쁜게 하나도 없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좋은 학교였는데…
“여주는 2학년 4반이고.”
“여주 수업은 내일부터 들어오면 될 것 같아.”
“네? 오늘부터 아니었어요?”
“원래는 오늘부터 였는데, 서류 결제가 좀 미뤄져서…“
”아…“
”맞다. 여주 태권도부 라고 했지?“
”그럼 집에서 잠시 쉬다가 학교 끝날 때 쯤에 다시 나올래? 태권도부는 들어가서 인사 할 수 있을거야.“
”선생님이 코치님한테 미리 문자 넣어둘게.“
오히려 좋았다. 수업을 듣지 않는다라… 그건 여주에겐 너무나도 행복한 일 이었다.
학교가 끝날 때 즈음 맞춰 나간 여주는 학교를 나온 소수의 학생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 교복을 입은 처음보는 여자애가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생각으로 여주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여주는 그렇게 다시 학교에 들어서 1층 맨 끝에 있는 넓디 넓은 다목적실로 향했다. 다목적실과 가까워지자 학생들의 기합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합소리들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온통 낮은 저음의 목소리 밖에 들이지 않았다.
아, 설마 태권도부에 여자 한 명 없진 않겠지 라는 불안한 마음을 가진 여주가 다목적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 환경은 새하얀 도복을 입고 한 줄로 줄을 간결히 맞춰 서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문 여는 소리가 너무 컸는지 모두 여주를 바라보았다. 맨 앞에 서있던 학생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등을 돌려 뒷 쪽으로 걸어왔다.
여주 쪽으로 다가오는 학생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흑발 머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익숙했던 얼굴이었다.
“누구…”

“… 윤기선배?”
“여주 네가 왜 여기…”
그렇게 별로 보고싶지 않았던 그 인물을 마주하게 된 여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