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보니 둘은 예전에 살던 예슬의 집이었고, 예슬이 먼저 눈을 뜨게 되었다. 예슬은 잠시 상황파악을 한 뒤 석진을 깨웠고, 석진은 벌떡 일어났다.
“ 여기… “
“ 응, 내 집이야. “
“ 진짜 왔네, 이승으로. “
“ 그대로 방치 되었네, 이 집. “
“ 응… 그러게. “
“ 그럼 우리, 계획부터 세워볼까? “
“ 계획? 아, 그 범인 잡을 계획? “
“ 응. “
“ 좋지, 근데… 그 범인에 대해 아는 거 있어? “
“ 전부터 나를 스토킹하던 사람 같아. “
“ 좀 느꼈는데…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서 뭘 못 했거든. “
“ 근데 이제는… 나도 오빠도 죽었으니, 증거를 찾아야지. “

“ 우리 시체, 어디에 있을까. “
“ … 그러게? 버렸나? “
“ 잠시만, 어디있는지 알 것 같기도. “
“ 어떻게? “
“…”
석진은 잠시 눈을 감고 무엇을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눈을 번뜩 떴다. 예슬은 그런 석진의 모습이 의아했고, 석진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 집에 있네, 범인 집에. “
“ 우리… 시체가? “
“ 응, 창고 같은 곳에 있는 것 같아. “
“ 나는 저 멀리 바닥에 버려져있고, 너는… 침대에 눕혀있어. “
“ 허… 뭐야? “
“ 범인이 마지막으로 한 말, 기억해? “

“ 당연하지, 얼마나 끔찍한 말이었는데… “
“ 뭐라고 했는데? “
“ 오빠도 이렇게 죽인 거 아냐고, 잘생기긴 했는데 나를 가진 건 용서 하지 못 하겠다고… “
“ 자기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고, 이제부터 알게 해주겠다고 했어. “
“ … 나는 그것만 봤어, 나를 죽이는 범인의 미소. “
“ 가로등 아래에서 얼굴을 보며 죽였어. “
“ … 특이해, 범행 수법이. “
“ 어차피 우리가 죽을 거란 거, 저항 못할 거란 거 알고 있었으니까. “
“ 너무 갑작스러웠잖아, 저항할 틈도 없이. “
“ 그건 맞지. “
“ 너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런 짓까지 하지? “
“ … 미안, 결국 오빠가 죽은 건 다 나 때문이네. “
“ 뭐가 미안해, 이게 그냥 내 운명인 거야. “
“ 그래도… 나 때문에 범인이 오빠한테 앙심 품고 죽인 거잖아. “

“ 왜 울어… 내가 죽은 것보다 이게 더 속상하다, 응? “
“ 나만 아니었으면 오빠가 죽을 일도 없었을 텐데… “
“ 인간은 누구든, 언제든 죽어. “
“ 너 아니었어도 죽었을 거야. “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빨리 죽었을 걸. “
“ 그만 울어, 이게 더 속상해. “
“ 으응… “
“ 이제 진짜 계획 세워보자, 시체도 어디있는지 알았으니. “
“ 그래. “
이승에서 오래 머물러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길 수도 있고, 변수가 많으니 이승에서 오래 머무르는 건 좋지 않다는 판단 하에 복수를 최대한 빨리 실행하기로 했다.
둘은 밤새 범인을 잡을 계획을 세웠고, 아침이 되고 어느새 완벽한 계획이 세워졌다. 약간의 위험성이 없지 않아 있지만, 꽤 그럴 듯한 계획이었다.
“ 그럼 지금부터 계획 실행하자. “
“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해, 사고가 생길 수도 있어. “
“ 응… 조심해, 오빠. “
“ 걱정마, 내가 누군데… 너나 몸 조심해. “

아칸서스_ 복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