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널 잊어보고자 ]
이른 새벽 집 앞, 공원.
나는 간단한 조깅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물을 마시며 잠시 벤치에 앉아 있던 나는
문득 별이 떠올랐다.
“.......”
나에게 남아있는 별이의 잔상이 문득,
내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충동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
“하아....”별이가 날 차단한 것이 확실해지자
나는 한숨을 쉬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별이는 이제, 날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럼, 나도 그래야 하는 거겠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대충 아침을 차려먹고, 필요한 것들을 챙겨 소방서로 향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 왔어?”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선 내 할 일을 시작하려다,
내 자리에 아직도 남아있는 별이의 흔적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 정리해야지......”
나는 내 자리에서 별이의 흔적을
하나, 둘 치우기 시작했다.
함께 찍은 사진부터, 짧은 응원 문구, 커플아이템 등
일터에서 힘을 얻고자 가져왔던 것들이 정리되었다.
“.... 하민아.”“... 네?”
그런 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예준이 형은 조심히 나를 불러냈다.
영문을 모른 채 형에게 끌려온 곳은
아무도 없는 휴게실이었다.
“무슨 일이예요?”
“내가 어제 밤에...
별이에게 연락을 받았거든.”
“별이가요?”
“응.... 너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앞으로 자기한테 너와 관련된 얘기
꺼내지 말라더라고....
그리고 나한테 미안하대...”
“미안하다고...할 사람은 난데 왜....”
“너가 왜..... 이별을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혹여나... 너가 이 얘길 꺼내게 되면,
뭐라 하진 말아달래..”
“하아....”
“그냥 넘어갈까 싶었는데...
너가 별이랑 관련된 것들 치우는 것 같길래.....”
“네... 아무래도....제대로 정리를 못하고 헤어짐을 말해서 그런지,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후회되기도 하고 그래서....”
“.... 그래...”
예준이 형과 얘기를 하고 있을 때에 울리는 출동 신호.
우리는 급히 출동을 위해 내달렸다.
*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몸을 개운하게 씻고
간단한 집안일을 한 후, 침대에 누웠다.
잠시 폰을 보다 끄고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퇴근 직전, 나는 예준이 형에게 사정을 미리 말했다.
내일 휴대폰 번호를 교체하고 오겠다고.
어쩌면 개인적인 사유라 안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준이 형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아, 나 사실 널 놓지 못했어.
하지만, 널 다시 붙잡을 용기도 없어.
널 잊어보고자, 널 지워보고자,
나 다시 노력하고 있어.
너가 날 잊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나도 노력해볼게.
사랑했어, 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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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
쓰면서 이게 맞나 엄청 고민했어요...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이제부터!
둘 다시 만나게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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