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쓰여 ]
방배정은 수월히 잘 되었다.
나는 1층에 있는 방을 쓰게 되었고,
은호님과 같은 방이었다.
별이는 2층에 있는 방을 쓰게 되었다.
나는 내 캐리어를 대충 방에 넣어놓고선,
캐리어를 가지고 끙끙거리는 별이에게 다가가
무심히 짐을 들어주었다.
“제가 올려드릴게요.”
“아, 감사합니다.....”내가 짐을 2층으로 옮기는 동안까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어색하게 짐을 올려주고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서는 은호님이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 하민님 오셨네요.”
“아, 네..짐이 많으신가 봐요...”
“앗, 그런가....
일주일 지내다 갈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막 다 담게 되더라구요ㅎㅎ”
“아하....”
은호님이 생글 웃으며 마저 짐을 정리하자,
나도 구석에 놓인 캐리어를 열어 짐정리를 시작했다.
정적이 내려앉을 그 시점,
은호님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갑자기 문득 궁금해진 건데요...
하민님은 어떤 성격일지 궁금해요.”
“저요?”
“네, 뭔가 연인에게잘해줄 것 같달까요?”
“아.. 그렇구나....”
은호님의 질문에 짐정리 하던 것들을 멈추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일까?
“아까 그... 별님 캐리어 들어다주신 거 아니예요?”
“아, 맞죠....”
은호님은 의도치 않았겠지만,
왜인지 은호님의 말을 듣다보니,
내가 예전에 별이에게 잘해줬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설마 내가 별이에게 미안하단 핑계로,
별이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 아닌지 걱정됐고,
그랬기에 더 기회가 있다면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은호님도 궁금해요.”“저 왜요?”
“음... 좀 기분이 나쁘실수도 있겠지만...
처음에 좀 날카로워 보이셨거든요.
근데 지금 보니까 뭔가 잘 웃기도 하시고,
첫인상은 어디갔는지 뭔가 순둥해 보이셔서요.”
“아ㅎㅎ 첨에 차가워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어요ㅋㅋ
근데 알고보면 말랑하거든요~”
“... 어떻게 본인이 그런 말을....”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런 성격이예요~”괜히 다른 말을 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한결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문득, 혹시나 싶은 마음에 은호님께 질문을 했다.
“음..., 혹시 은호님은마음에 드는 입주자분 계세요?”
“저요? 음....”
내 질문에 은호님은 고민하는 듯 싶었다.
나는 조용히 짐정리를 하며 은호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왜인지 자꾸만 긴장됐다.
“저는, 연주님이요.
뭔가 눈길이 갔달까?”
“오~ 그러시구나ㅎㅎ”
은호님의 입에서 별이가 아닌
다른 분의 이름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안심되었다.
왜 내가 안심되는지
나를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러지도 못하였다.
“하민님은요?”“저는....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어요.”
은호님의 질문에 생각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의미를 바꿔
신경쓰이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별이뿐이었다.
정말로, 신경만 쓰였다.
“오, 신경쓰이는 사람이 누군데요?”
“..... 별님이요.”--------------------
[ 작가의 말 ]
하민이는 점점 별이가 신경쓰이는 중이예요ㅜ
과연 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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