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ㅣ우리 사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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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이 설이와 태형을 데리고 간 곳은 창시자가 있는 건물 안, 그 놈이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자 사원증처럼 생긴 카드가 하나 나왔고 그 카드를 찍으니 문이 열렸다. 천천히 들어가자 모두들 그 놈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놈은 당당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꼭대기 층에 올라가자 바로 창시자의 방이 보였고, 창시자는 의자를 창문 쪽으로 돌려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평화롭게 잠 들어있는 설이와 태형, 그 둘은 이 상황에서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데리고 왔습니다, 창시자 님.”
“내가 여기까지 오지 말고 로비에서 텔레파시 보내라고 했을 텐데.”
“… 죄송합니다, 기억이…”
“직원을 바꾸던가 해야지, 요새 자주 모르는 척 한다?”
“… 잘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놈은 창시자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있었고, 설이와 태형은 바닥에 있었다. 그러다 설이가 움찔 거리며 일어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보이는 풍경이 평화로워 괜찮은 줄 알았지만 그건 설이만의 착각이었다.
“… 너가, 설이구나.”
“저를… 아세요?”
“당연히 알지, 난 이 세계의 거의 모든 초능력자들을 다 아니까.”
“그걸… 어떻게 아는데요?”
“다 그런 방법이 있어, 알 필요는 없고.”
창시자와 설이가 꽤 평화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태형이 조금씩 움직이며 깨어났다. 태형은 일어나자마자 창시자가 눈에 띄었고, 바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창시자 님…!”
“주능력이 사이코키네시스인 김태형… 이라고 합니다.”
“다 알고 있으니 인사 할 필요 없다.”
“김태형, 너는 우리 초능력 섬 금기를 다 알고 있지?”
“… 그렇습니다.”
“그 중에 너가 무슨 금기를 어긴 걸지도 잘 알 거다.”
“그것도… 그렇습니다.”
“그 금기를 어겼을 시 받는 벌에 대해 서술해 보아라.”
“… 초능력자는 죽음, 심하면 소멸이라는 벌을 받고 인간은 추방, 심하면 죽음이라는 처벌을 받는 게 원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설, 자네도 알고 있었지? 이 금기와 벌.”
“… 네,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어떻게 이 곳에 들어오게 된 지는 모르겠는데, 깨어나보니 이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바닷가에 누워있는 저를 구해준 게 태형 오빠 였습니다.”
“… 그리고 저희는, 이제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는 걸요.”
“무슨 사연이 있더라도 너희가 그 금기 사항을 어겼다는 사실과,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 저희 설이, 살려만 주세요.”
“제 운명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이는… 살려주십시오.”
“제 기억을 지워도 좋습니다, 저를 기억 못 해도 좋으니… 추방 시켜주세요.”
“오빠, 그게 무슨 소리…!”
“자네는 조용히, 태형 군의 선택이 자네에게도 좋은 걸세.”
“설아, 나는 어차피 틀렸어.”
“죽음 아니면 소멸이야, 죽고 환생 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너랑은 못 만날 거야.”
“… 그냥 나, 기억하지 마.”
“기억하지 말고 네 인생 살아. 난… 평생 마음에 두고 있을 게, 너.”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아니야… 싫어… 오빠랑 안 떨어질 거야, 나도 평생 오빠 기억할 거야…!!”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오빠 좀 살려주세요 제발…”
“인간에게 우리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되고, 발설 되는 건 더더욱 안 된다.”
“마음 같아서는 너도 죽음을 맞이해야 하지만, 여기로 오게 된 이유도 불명이니 추방만 시키겠다.”
“하지만 김태형 너는, 인간을 보고도 신고 하지 않고 집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거주하게 했으므로 소멸이다.”
“… 받아들이겠습니다.”
“설아, 다시 인간이 사는 곳으로 가서 평범한 인생 살아.”
“난 완벽하게 잊어줘, 네가 그 곳으로 가서 나를 잊지 못 하고 괴로워 하지 않게.”
“내 마지막 바람이야, 너가 나 잊고 행복하게 사는 거.”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거기 가서… 꼭 행복해야 돼.”
말을 하는 태형의 몸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고,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지만 입은 애써 웃고 있었다. 설이는 그런 태형을 붙잡고는 통곡했고, 태형이 전부 사라지자 설이는 그대로 넘어지게 되었다.
창시자와 그 놈은 그럼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렇지 않았고, 설이는 넘어진 그 상태로 태형을 부르며 계속 통곡했다.
이럴 거면 사랑하지 말 걸, 우리의 결말은 결국 이런 거였다. 사랑할 수록 이별의 아픔은 크고 깊다. 그 크고 깊은 아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마음 속 깊은 곳에 영원히 남아있는다. 하지만 설이는 다르다, 창시자에 의해 기억이 삭제 되고 잠에 들었으며 깨어나보면 인간 세계로 가있을 것이다.
윤기는 아끼고 소중한 사람을 또 한 번 잃는 아픔을 겪었고, 석진은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험을 처음 했으며 설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 중심에는 태형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어디에도 태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이의 마음 속 깊은 곳에도, 태형은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하고 싶어도, 존재할 수 없었다. 설이가 그토록 사랑했던 태형은 이제 설이의 인생에서 존재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태형의 마음 속에는 설이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우리 사랑의 끝은, 존재 하지 않는다.
금지된 사랑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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