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ㅣ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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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태형에게 다가가 머리에 손을 올리고, 설이에게 다가가 손을 올리자 그 둘은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태형과 설이를 그 놈이 데리고 갔고, 윤기와 석진은 따라가고 싶어도 체력이 없었기에 따라갈 수 없었다.
그렇게 그 놈이 태형과 설이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한 창고, 그 곳은 시체가 썩은 것 같은 이상한 냄새가 진동했다. 피 비린내와 유사한 냄새, 철 냄새 등이 섞였고, 태형과 설이는 그 곳에서 깨어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태형보다 설이가 더 일찍 깼고, 설이가 상황파악을 하고 있을 때 쯤 그 놈이 창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설이는 그 놈을 살기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그 놈은 아랑곳 않은 채 설이에게로 다가왔다.
“일어났네, 잘 잤어?”
“넌 이게… 잘 잔 것 같냐?”
“까칠하긴, 마치 네 운명을 아는 것처럼.”
“내 운명이… 뭔데?”
“그건 네가 그 운명의 날이 왔을 때 알게 될 거야.”
“… 다가오지 마.”
그 놈과 설이의 거리는 가까웠고, 조금만 고개를 기울이면 닿을 듯 했다. 그때 그 놈은 허공으로 떴고, 설이가 놀라 태형을 쳐다보니 태형의 눈빛이 보랏빛으로 변해 있었다.
태형도 설이도 많이 다쳐 피가 흐르거나 멍이 들어 있었다. 아마 그 놈이 손을 댄 거겠지. 그 놈은 태형에 의해 허공에서 목을 잡은 채 컥컥 대고 있었지만 소름 끼치게 웃더니 바닥으로 떨어지며 눈빛 색이 변했다.
“태형 오빠…!!”
그 놈의 눈빛이 변하자 괴로워하며 태형의 눈 색이 다시 검은색으로 변하고 초점이 없어졌다. 그 놈은 능력을 사용하며 소름 끼지고 크게 웃었고, 설이는 당장이라도 태형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의자에 묶여있어 가지 못했다.
“정신 차려, 그거 다 능력일 뿐이라고!!”
“진짜가 아니야, 다 망상이야…!”

“저거 풀어, 빨리 풀라고…!!”
“왜,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워 하니까 두려워?”
“근데 너도 알잖아~ 너희 둘 이어질 수 없는 거.”
“… 빨리 풀어주기나 하라고, 다른 소리 말고.”
그 놈은 웃으며 능력을 풀었고, 눈빛은 다시 검은색으로 변했다. 태형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능력을 이용해 몸을 구속하고 있는 밧줄을 풀었다. 하지만 그 놈은 예상했다는 듯 태형을 쳐다보고 있었다.
“태형 오빠, 괜찮아?!”
“응, 난 괜찮아.”
“너는, 다친 곳… 많은 것 같네.”
“나는 괜찮아, 오빠가 더 많이 다친 것 같은데…”
태형과 대화하고 있던 설이는 갑자기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들며 머리가 아파왔고, 태형이 죽는 모습이 생생히 보였다. 머리는 점점 아파오고, 태형이 죽는 모습은 점점 더 생생해졌다.
진짜 태형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태형이 죽은 것 같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그러다 순간 태형의 목소리가 들리며 정신이 돌아왔고, 머리도 점점 괜찮아졌다.
“설아, 그거 능력이야…!!”
“정신 차려, 그거 아니라고!!”

“야, 설이는 아무 잘못 없으니까… 나만 괴롭혀.”
“너를 사랑한다는 자체가 잘못인 걸.”
그 놈은 설이와 태형을 가지고 놀며 웃고 있다가 갑자기 눈을 지그시 감으며 생각에 잠긴 듯 했고, 바로 텔레파시를 받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놈은 텔레파시를 받은 후 살벌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랑 어디 좀 갈까?”
그 말을 끝으로 태형과 설이는 그 놈에 의해 다시 잠에 들었고, 그 놈은 텔레파시로 지금 빨리 가겠다는 말을 한 뒤 태형과 설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