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생활

6일째. 취함

"아... 자기야... 네 미소는... 정말 사랑스러워!"
변백현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와인잔을 잡고, 얼굴은 귀까지 붉게 물들어 마치 즙을 짜낼 수 있을 것 같은 분홍빛 복숭아 같았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김민석은 이마를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휴!"
박찬열은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 주방 겸 식사 공간에서 장난스럽게 술을 마시던 두 사람이 몇 분 지나지 않아 과격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속으로 '술도 제대로 못 마시면서 계속 마시네…'라고 생각했다.
"백현아, 일어나 봐. 괜찮아?" 김민석은 마치 무의미한 질문을 하는 것 같았다... 상대방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으...너무 아파...엉덩이가 너무 뜨거워..."
김민석은 할 말을 잃었다...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침대까지 데려다 줄게요!" 그녀는 한 팔로 백현의 팔을, 다른 팔로는 어깨를 받쳐주며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섰다.
"생각보다 훨씬 더 태평하네!" 김민석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박찬열은 변백현을 남겨둔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터를 끈 후, 박찬열은 김민석에게 몇 걸음 다가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어쨌든 손님이시고 저는 주최자니까요."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백현이랑 나는 좋은 친구가 됐잖아. 당연한 거 아니야?"
“제가 해야 할 것 같아요.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당신 키도 크고 체력도 좋으니까…” 박찬열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크게 해롭지는 않지만, 극도로 모욕적이네요... 반박할 수도 없어요..." 김민석은 화난 척하며 말했다.
"객관적인 사실."
"알았어, 이제 입 다물어. 이해했어. 자, 여기."
"음."
"그럼 난 먼저 씻고 자러 갈게. 백현이는 너에게 맡길게."
"음."

김민석은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다가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박찬열은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변백현을 바라보다가 계단 쪽을 힐끗 쳐다봤다.
"이건 좀 번거롭네요..."
그녀는 말을 하면서 변백현을 번쩍 안아 올려 공주님처럼 껴안았다.
"가볍지는 않아요... 오히려 훨씬 무거워요!"
그녀는 자신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