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 나를 잊지 말아주오

#002



※본 작품은 어떠한 사실적 인물, 지명, 
사건, 배경을 특정하지 않으며, 
순수한 작가의 창작물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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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2×년 2월의 한 토요일이었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지막인 양 날카로운 바람이 스치는 계절, 조용히 때를 노리던 한 마리의 이리가 마치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듯 당당히 한 발자국 앞선 날이었다.



오늘, 독립청년회는 움직인다.

경무총감이라는 작자를 암살하기 위해서, 이를 통해 이 땅을 차지하고 있는 저들에게 아직 우리가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 날은 여느 때와 달리 평범하게 찾아왔지만 폭풍우가 치기 전이 더 조용한 것처럼 곧 있을 사건을 암시하는 듯 묘하게 조용하고 삭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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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이제 완벽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편지도 써 놓았으니..."

"가자 싸우러."


고요 속에서 자신이 준비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던 그는 이내 결심한 듯, 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결연한 눈빛으로 거사에 사용할 총을 바지춤에 숨긴 그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겠다던 석진의 말을 되뇌이며 두려움을 억누르고 의지를 불태우는 그는 분명 오늘 경무총감을 암살하러 가는 한 마리의 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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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여기서 행사가 있다지?"

"경무총감까지 참여한다는데?"

본격적인 행사 전임에도 행사가 열리는 공원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모두가 곧 있을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을 때, 누가봐도 중요한 이가 탄 듯 고급스러운 차가 공원에 설치된 부대 옆에 멈췄다.

다들 갑자기 등장한 차에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았으며, 멈춰서는 차 한대에서 내린 것은 경무총감이었다.

꽤나 높은 직위의 인물이었기에, 기다리게 할 수 없다는 듯, 이제 곧 행사가 시작된다는 안내가 울려퍼졌다.



안내가 틀리지 않은 듯, 잠시 후 행사는 시작되었으며 군중들의 사이에서 홀로 기회를 노리던 이리는 작은 틈을 발견하고 눈을 빛냈다.

그리고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친애하는 여러분, 저는 경무총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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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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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일어나자, 잠깐의 정적이 흘렀으며, 모여 있던 이들은 금방 상황을 파악하곤 소란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이 곳엔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이들, 너무 놀란 듯 주저 앉은 이들이 가득했으며, 은은한 기대가 있던 행사의 장은 충격과 공포의 장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소란스런 와중에도 눈을 빛내며 경무총감을 바라보던 한 사람은 마치 먹이의 숨통이 끊어진 것을 여유롭게 확인하는 이리의 그 것과 같았다.

운좋게도 가슴에 총알이 명중한 듯 피를 흘리며 쓸어져있는 경무총감, 누가봐도 곧 죽을 것임을 알 수 있었기에 그 것을 다시 확인하며 유유히 공원을 빠져나가는 독립청년회의 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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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가 무사히 빠져나간 것 같던 찰나,

"여기! 찾았습니다!!"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너무 공개적인 공간에서의 거사여서 그랬는지, 이미 주변에 순사들이 많았던 건지, 바로 상황파악을 거치고 달려온 순사들에게 순식간에 한 남성이 포박되었다.

그러나 그는, 놀랍게도 민윤기가 아니었다.

너무 많은 사람탓에 사건을 일으킨 것을 윤기가 아닌 다른 남성으로 착각하고 체포한 듯 보였다. 

남성을 억울하다는 듯 자신은 아니라며 발버둥쳤고, 그런 그를 쉽게 제압하고 그를 데리고 자리를 떠나려는 순사들을 멈추게 한 건 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잠깐,"

남성을 끌고 자리를 떠나려는 순사를 제지한 한 사람, 그는 독립청년회의 민윤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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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내가 쐈는데?"

당당히 나선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마치 안부를 묻는 듯 태연하게 자신이 총을 쏘았다고 말했다.


"그냥 가려고 했는데, 무고한 우리 동포가 험한 꼴을 당하게 둘 수 있나... 그 분 놓고 나 잡아가야 하는거 아니요?"


이어지는 윤기의 말은, 자신대신 무고한 이가 잡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었으며, 윤기가 말을 잇는 동안에 순사들은 당황과 어이없음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표정을 보니 이 새끼는 뭔가 싶은 것 같은데... 어쩌나? 총은 내가 쐈고, 경무총감은 뒤졌고, 너넨 무능하고."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한건가? 아니면 그냥 못믿겠다는 건가? 뭐, 그럼 내가 대한 독립 만세!! 라도 외쳐줄까?"


윤기는 아직도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순사들을 한 껏 비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윤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어지는 경부의 외침에 그제야 순사들은 상황파악을 한 듯 보였다.

"씨발 저 새끼 빨리 잡아!!"

그 한 마디에 바로 잘못 포박한 남성을 내팽겨치고 윤기를 거칠게 포박하는 순사들이었다. 그리고 윤기를 끌고 가려던 그 때, 윤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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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놓지? 내 발로 갈테니까."

잡혀감에도 꿋꿋한 태도를 유지하고 자신의 발로 가겠다는 말을 전하며 자신을 붙잡은 손들을 뿌리친 채 걸어가는 윤기였다.

그렇게 그 날, 한 마리의 이리는 자신의 발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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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


(그시각, 근처에서 지켜보던 석진)

타앙-

"나이스, 민윤기 이제 돌아오기만 하면..."

"? 저놈들은 바본가 왜 애꿎은 사람을 잡앜ㅋㅋㅋㅋ"

"아... 잠시만, 불안하게 쟤 왜 다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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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미친,"

"시발 민윤기 어쩌려고"

"...일단 화연에 빨리 가서 남준이를,"


윤기의 행동에 놀라 몸을 이르켜 윤기가 끌려가는 것을 보던 석진은 당황한 채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러던 중 끌려가는 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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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자신도 석진을 발견했는지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조용히 미소짓는 윤기는 천천히 입을 열어 입모양으로 말을 전했다.

'화 연 에 편 지'

'미 안 해 나 중 에 봐 요'

그리고 석진은 그런 윤기를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시발, 저 쓸데없이 착한 놈같으니.."

'조금만 버텨라 윤기야.. 금방 구하러 갈게'

꼭 윤기를 구하겠다는 결심은 안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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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이번 화의 KEY POINT

1) 윤기의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2) 죽어도 자신 대신 남이 끌려가는 건 못보는 민윤기... 그치만 나서서 잡히다니..!

3) 과연 윤기를 무사히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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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담 time⭐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이번 화의 윤기가 대신 잡혀가는 모습이 너무 
슬픈데 나서는건 멋있고... 민윤기 다 해ㅠㅠ
과연 석진이와 남준, 독립청년회는 윤기를 구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으셨다면 손팅 부탁드리겠습니다:)


2021년 1월 19일
수정_20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