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어떠한 사실적 인물, 지명,
사건, 배경을 특정하지 않으며,
순수한 작가의 창작물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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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가 이리들에게 전한다. 잡힌 이리 한 마리는 침묵을 유지 중. 상처 입었으나 아직은 양호하다. 다만, 당부할 점은 이리의 탈을 쓴 꿩의 정체를 알아내었다. 꿩의 이름은 거짓된 것을 성으로 사용하는 스물다섯의 남자."
편지를 받아든 남준이 화연에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편지를 읽었다. 남준의 입이 멈춤과 동시에 화연에는 싸늘한 공기가 맴돌았다.
"하,"
몇 초가 지났을까, 그 차가운 정적을 깬 것은 석진의 헛웃음이었다. 모든 허탈함과 배신감은 다 응축해 놓은 것 같은 한 마디의 탄성. 그 탄성을 시작으로 마치 꽉 막힌 것이 터지듯 화연의 내부가 드러난 배신자의 정체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하아... 이제 다들 알았으니까 물어보는 건데, 이거 그냥 넘어갈 거예요?"
어수선한 웅성거림 속에서 뚜렷한 목소리가 모두의 귀에 스쳤다. 차갑고도 화를 억누른 듯한 목소리.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지민이었다. 욕을 뱉으며 분을 참아내지 못하던 좀 전과는 달리 진정이 되었는지 빈 의자에 앉아 머리를 쓸어넘기며 모두에게 물었다. 무리를 배신한 이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것인지, 처단할 것인지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의 의견을 묻기 위함이었다.

"배신은 죽음으로, 아무리 살인은 피한다고 해도 이걸 그냥 넘기면 안 되지."
석진은 지민의 말에 단호하게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고 그런 석진의 말에 옆에 있던 태형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편지를 읽은 후부터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남준이 입을 열려고 할 때,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가 화연에 울려 퍼졌다. 자연스레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갔다.

"... 이게 말이 되는 거예요? 도현이가... 도현이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아닌 거잖아요. 네?"
모두가 시선을 둔 곳에는 정국이 울고 있었다. 정국은 편지의 내용을 알게 되었음에도 자신과 동갑이었던, 친했던 이의 배신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그의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맺히고 떨어지길 반복했다.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도현과 친했기에 그 슬픔과 고통은 배가 되어 정국의 눈물로 떨어져내렸다.
여주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막내였던 정국이었지만 그동안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귀엽지만 강인하고 굳세 보이기만 하던 막내였기에 처음 보는 그의 눈물에 다들 당황한 듯 보였다. 그리고 정국이의 눈물에 놀란 이가 한 명 더 있었으니, 사촌 오빠의 눈물은 어렸을 때 이후로 보지 못한 여주였다.
놀란 여주가 바로 정국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정국을 안쓰럽게 쳐다보던 태형 역시 정국에게 다가갈 때 남준이 입을 열었다. 정국이의 눈물로 아까 꺼내지 못한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정국아, 네가 도현이랑 유독 더 친했기에 더 그런 걸 이해해. 그렇지만 넘어갈 수 없단 것도 알고 있을 거고. 일단, 모두 주목. 새로운 작전을 시작한다."
정국을 위로하는 말로 시작했지만, 결국 남준의 말은 도현을 처리하겠다는 선고와도 같았다. 이 자리에서 그 뜻을 알아채지 못한 이는 없었다. 새로운 작전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한 남준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작전명은 꿩 사냥. 감히 이리 흉내를 내었으니, 그 정도의 각오는 했었겠지. 대상은 다들 알다시피 가도현. 나름 믿을만한 간부인 줄 알았는데 오늘부로는 적으로 간주한다. 윤기 형 빼내는 것과 동시 진행, 원래 이쪽 관련은 정국이 담당인데 이번에는 인물이 인물이니만큼 지원받을게."
그리고 그런 남준의 말에,

"그럼 이번 작전은 내가 진행할게. 사안이 사안인지라 우리 중에서 해야 할 텐데 막내들이야 워낙 가까운 사이였고 윤기도 호석이도 없으니까. 그럼 남은 건 너랑 나 둘이니까 내가 가야지. 안 그래, 회장님?"
곧바로 자신이 맡겠다며 태연히 말하는 석진이었다. 그런 석진의 말에 반쯤 그의 행동을 예상했었는지 남준은 푸스스 웃으며 석진에게 일을 맡기고 윤기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럼 형님이 수고 좀 해주시고, 편지엔 윤기 형 이야기도 있으니까 그 얘기도 할게. 침묵도 유지 중이고 양호하다고 하니 큰 걱정은 필요 없겠지만 원래 상황이라는 건 변하는 거니까. 석진 형이 꿩 잡는 동안 막내들. 너희가 동료 이리를 구해와."
동시에 막내들, 즉 지민, 태형, 정국, 여주에게 윤기를 구하는 임무를 도우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 명 한 명에게 임무를 설명해 주는 남준이었다. 그의 계획은 꽤나 오래 계획했던 듯, 치밀하고도 각자에게 어울리는 임무가 주어졌다.
"에이, 연기하면 저 지민이죠. 맡겨주세요!"
"나도 잘하거든. 형, 나도 잘 해볼게."
"윤기 형 구해올게요."
"네! 잘할 수 있어요."
순서대로 지민, 태형, 정국, 여주가 각자의 임무를 받고 남긴 말이었다. 어느새 눈물을 멈추고 집중하던 정국과 그를 다독이다가도 남준의 말에 귀 기울이던 여주와 태형, 한쪽에서 화를 식히다가 윤기라는 이름이 들리자마자 무서울 정도로 임무에 집중하던 지민까지. 모두가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하며 임무를 받고 이를 준비하고자 막내 넷이 화연을 나갔다.
막내들이 자리를 떠나자 비로소 화연에는 독립청년회의 맏이와 회장만이 남았다.

"하아... 누구 죽이는 거 싫은데. 아는 조선 사람이면 더 싫고."
막내들이 나가자마자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며 석진이 내뱉은 말이었다. 맏형으로써 모두 앞에서는 할 수 없었던 부담에 대한 토로였다.

"누구라도 좋을 리가 없잖아, 형. 심지어 도현이가 그럴 줄 몰랐으니까... 여주 오기 전에는 도현이까지가 어찌 보면 독립청년회의 주축이었으니까. 그래서 배신감도 더 큰 거고. 어쩌겠어. 이미 일은 벌어졌고 결론은 우릴 속인 것이니 더 큰 화를 입기 전에 처리하는 수밖에 없는걸 알잖아."
그런 석진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듯 말하는 남준이었고,
"그러게 말이다. 늦어봐야 좋을 거 없으니까 내일 중으로 처리할게. 나도 마음의 준비는 좀 해야지..."
석진도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듯 내일 중에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짧지만 충분했던 독립청년회의 맏이들의 대화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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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이번 화의 KEY POINT
1) 정국이의 눈물
2) 윤기를 구출하기 위한 계획!
3) 맏형 석진의 부담과 독립청년회의 회장 남준

⭐작가의 사담 time⭐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오랜만에 물망초 들고 왔습니다!
아마 시험 전 마지막 작품 업로드가 될 것 같네요😭
시험 보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모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항상 읽어주고 가시는 분들, 흔적 남겨주시는 분들 덕에 항상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손팅도 부탁드려요!
2021년 6월 2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