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아닌 네명

1화









인간 아닌 네명min9311님이 작성함











디데이

오늘은 사실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D-Day였다. 그러나-

"아 인생이 뭐 이렇냐.."

나의 모든 계획이 틀어진 저녁.
다사다난했던 오늘 하루와 함께 결국 목표도, 갈 곳도 사라져버렸다. 

버스를 타고 돌고 돌아서 도착한 집 앞 편의점. 맥주를 몇캔 사서 편의점 앞에 놓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주머니에 있던 쪽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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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지 말걸..말 들을걸... 그랬으면.. 운명이 바뀌었을수도 있는데.."

"그래!! 이 세상 나 말고 믿을사람 누가있냐!!"

아.. 나 잘하고 있는건가..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어.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것도 아닌데.

의자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습관적으로 손에 들고있던 폰에 카메라를 켰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이나 찍자! 칭찬받아도 되는 날이잖아 나. 인생 뭐 있어?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고!!"

찰칵-

"이민지 이쁘네! 셀카 찍을맛 난다!"

찰칵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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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떻게든 해보자. 내가 날 안 믿으면 누가 날 믿어."

평소와 같이 셀카를 찍고 SNS인 픽션에 들어가 방금 찍은 사진들을 업로드 했다.
그런데-

"뭐지 이 남자.. 왜 남 사진찍는데 끼어들고 난리야..?"

한소리..까지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눈빛이나 한번 쏴주려고 뒤를 돌아봤는데,

"어라..? 없네."

이미 어디론가 도망간건지 내 사진속 그 남자는 온데간데없다.

"잘생기긴 드럽게 잘생겼네"

"지우는게..낫나? 아니.그러기엔 내가 너무 잘나왔는데?"

그래도 이 사진을 지우는게 나을지, 아니면 그냥 둘지를 고민하는 사이에 벌써 댓글이 몇 개 달리기 시작했다.

내____스타
 언니 혼맥 하는거에요?? 으아.. 나도 언니랑 맥주 마시고 싶어!

민뭉 :(:
 세상 매력 다 가지고 태어난 울언니.. 언니가 내 인생 워너비야..♡

"워너비..라고?"

"......"

나를 '워너비' 라고 칭하는 댓글에 우울했던 기분이 묘하게 나아졋고, 결국 게시글은 지우지 않고 그냥 두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후,

ㅋㅋㅋㅋㅋㅋ
 언니 픽션에서 올린 공지 봤어요?

"공지? 무슨 공지이길래.."

그렇게 눈에 들어온 광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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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챌린지..? 진짜 별걸 다 하네"

최종 3인에게는 순위에 따른 어마어마한 상금이 주어지며, 그중에서도 1위인 [뮤즈원]으로 선정 된 1인에게는 픽션 자체 브랜드를 런칭할수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와.. 이거 엄청난 거 아냐?? 지금 하는 알바들 다 그만두고 차라리 이거나 해볼까.."

픽션 '내 프로필'에 들어가 현재 나의 팔로워 수를 확인해본다.

[1.2만명]

"이정도 팔로워 수로는 부족하겠지..? 픽션에 연예인급으로 인기 많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래! 포기할 건 포기하자!"

순식간에 씁쓸해지고 마는 마음에 고개를 꺽어 남은 맥주 한 모금을 입 안에 탈탈 털어넣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묻는다.

"..워너비 챌린지."

"워너비 챌린지가.. 뭐야?"

조금씩 올라오는 취기에 기분이 업된 무렵의 내가 대답한다.

"챌린지 몰라여?? 도전이잖아 도전.."

"아.. 그건 나도 아는데.. 이거 하면.. 좋은가?"

"넹ㅁ"

"아 아녀!? 도전한다고 다 좋은건 아니고 우승해야 좋은 건데여.."

어? 근데 잠깐만.. 이 기분은 또 뭐지? 

한 템포 늦은 순간에서야 방금 전 행동에 대한 오류를 깨달은 내가, 

"근데 누구신데 제 옆에서 이런 말을.."

어딘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어 슬쩍 눈동자를 옆으로 도르르 굴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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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승하면 되잖아"

"어??? 아까 내 사진에 찍혀있던 사람..!!"

"사람 아닌데.. 도깨비인데.."

"뭐..라고요? 취했으면 곱게 가던 길 가세요"

"흠..."

내 말에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곤,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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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변으로 초록색 빛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상한 날이었다.

"이게 뭐야..? 설마...나 취했나?? 겨우 맥주 
한 캔에? 그럴리가? 나 안 취했는데..?? 너무 멀쩡한데...!?" 

그리고 이런 나의 의심을 지우려고 말겠다는 듯 다시 한번 내 앞으로 모였다 사라지는 빛-

"설마 진짜.."

"도깨비라고..?"


오늘은 D-Day_

그리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나의_

생일_


의문투성이로 가득한 인생이라 웬만한 일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넘겨오던 내가 생각하기에도 오늘은 정말...

... 여러모로 이상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