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거짓말.


여주야, ㅡㅡㅡㅡ.


또 말도 안 되는 변명거리겠지.
물론 내 이름 뒤로는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 없다.
나는 거짓말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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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순간 거짓말은 들리지가 않았다.
안들리는 게 거짓말인지 어떻게 알았냐 묻는다면... 구남친 덕분에.
무려 첫연애였다. 모쏠탈출이였다는 말이다.
텅빈 눈으로 사랑을 말하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대충 입모양을 읽은 뒤 억지웃음을 보였지만 일주일도 안 가 차였다.
개같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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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연애도 비슷한 이유로 망했다.
첫남친보다 더한 양치기소년이였다.
일상이 구라였던 그...
걔가 했던 말 중에 약 80%는 알아듣지 못했다.
끝없는 정적.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훨씬 잘 들릴 정도였다.
한달 사귄 게 용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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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찮은 능력은 정말 쓸데가 없다.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더 많은듯...
내가 하는 거짓말마저 들리지 않아 하얀 거짓말도 불가능이다.
분명 입이 움직이는데 조용하다.
내가 제대로 말하는지 확인이 안 된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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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솔로 5년차에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친.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처음부터 잘 맞아서 연인이 되었다.
벌써 4년을 넘게 만나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거짓을 들킨 충격때문인지 모든 말이 잘 들린다.
약간의 거짓말도 괜찮아.
"사랑해"만큼은 잘 들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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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달콤하던 키스.
오늘은 끝맛이 꽤나 씁쓸했다.
언제나처럼 사랑을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랑이 맞을까?
너의 목소리에 익숙해져 입모양을 잊었는데.
탁해져가는 눈을 모른척 피하는 게... 맞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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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만하면 안 될까? 오랜 시간 좋았는데... 미안하다.
ㅡㅡㅡㅡ.

하. 내 목소리가 안 들린다.
괜찮다고 말해야 하는데.
아니, 말하고 있는데.
무표정의 가면을 쓰고 아무말이나 내뱉었다.
...내가 뭐라는지,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다.

네가 떠나고 뒤를 돌아 아무말이나 뱉어본다.

ㅡㅡㅡㅡ.
헤어지기 싫다.
아직까지 널 좋아한다.
ㅡㅡㅡㅡ.
아니 사랑한다.
ㅡㅡㅡㅡ.
미안하다는 마음만큼은 진실이라... 다행이다.

아. 너에 대한 미련이 담긴 진심.
너의 앞에선 괜찮은 척 숨겨져있던 나의 속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