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습니다. 이 전쟁터에 들어온지도 벌써 1년이 넘어가는군요.
경찰이라는 제 직업을 원망한 게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억지로 군에 끌려가 정부를 탓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저의 운명이겠지요. 다행히 우리나라가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이것 말고는 좋은 소식이 딱히 없네요.
당신과 함께했던 날들이 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첫눈에 반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결혼을 한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마터면 당신의 고운 자태을 평생 못 볼뻔 했군요. 여러 사진들 중에 웃는 모습 하나없어 미안합니다. 억지로라도 웃으려 했는데 영 이상합니다. 당신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활짝 웃을 자신이 있습니다. 사진이라도 들고 올 걸.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왔을텐데. 여러모로 후회만 됩니다. 못해준 게 너무 많습니다. 보고싶어요.
5줄이면 끝나던 편지가 오늘따라 왜이렇게 긴지 의문이 드나요?
전 영원히 답장을 받지 못합니다. 내일이면 전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뜯을 때면 저의 시체조차 찾기 힘들겁니다. 부디 제 몫을 다 살아 주세요. 저의 유언과도 같은 이 종이를 평생 간직하길. 먼저 가서 미안합니다. 영원히 기다리겠습니다. 나의 마지막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