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야끼부터 연애까지

5. 과음의 후폭풍







 상큼한 아침~은 개뿔. 해는 이미 중천에 떠서 이른 아침에만 들을 수 있는 새소리는 사라진지 한참 지났다. 그렇다고 늦잠 잔 아침의 기분 좋음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왜냐면 오늘이 주말인데다 어제 술을 겁나 퍼마셨거든.

 속이 울렁거리더니 이내 뒤집힐 것처럼 마구 꿈틀댄다. 꼴에 심장 흉내라도 내는 듯 쉬지 않고 내벽을 쿵쿵 두드려대는 위장에 화장실로 달려갔다. 석진은 더 이상 토해낼 것도 없어 위액만 한참 뱉어내고 나서야 겨우 화장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무지개전을 구워댔지만 숙취가 덜 풀렸는지 주방에 기어가다시피 해 겨우 도착한 뒤 입을 헹구며 어제의 기억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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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거울 보니까 엄청 마신 거 같던데 얼마나 마셨지. 아니, 나 어떻게 집에 들어왔지? 그래, 어제 출근룩을 24시간 넘게 장착 중이던 석진은 어떻게 귀가를 했는지부터 따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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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가 본능?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생각해봤지만 안타깝게도 석진에게 그러한 능력은 없었다. 애초에 잘 취하지도 않고 항상 회식 후 택시 잡아주던 역할을 하던 석진은 어떻게 집에 왔는지 짐작조차하기 어려웠다.

-집에 잘 들어갔어요?
-일어나면 연락 주세요.

 그동안 본인이 동료들을 택시에 태운 뒤 안부 연락을 보내놓았던 것을 떠올리며 휴대폰을 확인한 석진은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저장조차 되지 않은 번호가 매우 친숙하게 문자를 2통이나 보내놨다. 심지어 집에 데려다준 듯한 이 말투는 뭐지? 석진은 전화번호조차 저장되지 않은 사람과 필름 끊길 때까지 마셨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겠는지 화면을 보며 눈만 껌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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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전화하라고 했으니 전화해봐야겠다. 그러면 누군지 알 수 있겠지.“

 석진은 고민보다 고를 외치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 약간 안절부절 했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상대가 전화를 빨리 받았다는 것이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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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석진씨, 어제 잘 들어갔어요?”

 “아, 여주씨구나.”

 “제 번호 저장 아직 안 하셨어요? 하긴 어제 엄청 취해서 그럴 정신이 없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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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젠 죄송했습니다... 근데 저 실수한 거 있나요?”

 “아뇨. 없어요.”

 “다행이네요. 필름까지 끊어져서...”

 “저도 석진씨 주량을 몰라서 못 말렸네요. 해장 아직 안 하셨죠? 저랑 같이 하실래요?”

 “네, 좋아요.”
 통화가 끊어지기 무섭게 석진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아직 울리는 골을 붙잡고 아까 깨달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동안 자기가 회식자리에서 안 취한 거는 그저 잘 안 마셔서 그런 것이라는 걸. 한 잔 마실 동안 한 병씩 마셔대는 회사 동료를 때문에 술값이 많이 나왔지, 원래 자신은 알콜 쓰레기에 가깝다는 걸 방금에서야 깨달았다.

 자기의 멍청함에 작게 한숨을 내쉰 석진은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었다. 해장 국밥을 사든지 해서라도 여주에게 빚을 갚아야 했다. 만나는 김에 맛동산도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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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는 커녕 물멍 때리는 멍청이 여기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