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알친구에서 짝남까지_

01. 모든건 같았는데,

"와 민윤기, 나 몸매 개좋은것 같지 않음? 크~"




내 이름은 김여주, 17살이다. 나에겐 9년지기 불알친구가 있다. 민윤기라고, 아주 좆같고 지겨운 새끼다.




"풉, 요건 뭐냐. 내가 더 좋구만ㅋㅋ."




지금 내 옆구리 살을 만지는 이 녀석이다. 9년동안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집도 옆집이라 맨날 붙어다녔더니 사람들이 하는 소리는 같았다. 사귀냐,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딨어 하는 소리.



"아 씨발년악! 내가 건들지 마라고 했지!"

"돼지년아 누르지 마라 아, 야!"

"꺅!! 민윤기 이 미친년아! 물지마!!"



내 팔을 무는 이 변태 또라이 새끼가 어떻게 남자로 보이냐. 게다가 우리가 코찔찔이 일때는 같이 목욕도 했고, 여드름 만땅에 신경질적이던 사춘기 때에도 붙어다녔고, 서로 연애상담 하며 볼꼴 못볼꼴 다 보았다. 그래서 난 민윤기가 어떻게 남자냐 하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녔고, 분명 몇일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 머리채 잡지 말라고오, 아 김여주! 네 엽사 네 첫사랑한테 보내버린다. 3 2.."

"나도 네 엽사 한둘이 아니지요, 개새끼야. 너 먼저 놔라. 3 2.. 아 썅년아!! 진짜 보내면 어떡해!!!!"



짜증나는건 이 좆같은 새끼의 말, 행동 하나하나가 눈 감으면 생각나고 신경쓰인단 말이다.



"아 지웠어, 지웠어. 미안미안. 내일 떡볶이 쏠게."



지금도 봐라, 나 뒤에서 슬쩍 안는거. 귀에 오랫동안 들어온 낮은 민윤기의 목소리와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심장이 빠르게 소리를 내며 뛰었다. 내 어깨에 둘러져 있는 네 팔 하나, 느리게 숨을 쉬는 소리, 향기.



분명 모든건 같았는데, 낯설게 느껴졌다.





불알친구에서 짝남까지_






그니까 민윤기가 처음 낯설게 느껴진건 아마 그때였을것 같다. 체육대회. 자기 응원하러 오라고 그리 떼를 쓴 민윤기 때문에 선생님이 사주신 치즈피자와 콜라를 우걱우걱 먹으며 농구 결승전를 보러갔다. 이리저리 잽싸게 뛰며 공을 튕기는 민윤기는 나한테 유치한 시비나 걸어오던 민윤기와는 달랐다. 난 민윤기가 골을 넣을때마다 입에 치즈피자가 가득인 상태로 소리를 질러주었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마지막에 민윤기가 골을 넣고, 우리반이 역전승이 했다. 민윤기는 땀으로 가득 덮힌채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 있잖아,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일정히 뛰는 심장 소리만 들리는거. 민윤기가 땀으로 가득한 농구복을 벗어 내 머리 위에 올리자 눈이 가려져서 아무것도 안보이고 민윤기의 일정한 숨소리랑 땀 냄새만 났다.




"오빠 잘했지?"



낮은 민윤기의 목소리와 내 눈을 가리던 민윤기의 농구복이 흘려내렸고, 민윤기는 속 비치는 흰 티를 걸친채 평소와 똑같이 웃었고 평소와 똑같이 내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점점 빠르게 뛰는 심장에 놀라서 치즈피자를 꿀꺽 삼켰다. 시간이 멈춘것 같았다.



"...요거요거 오빠한테 반해서 멍 하구만. 어? 왜 그래?"



자연스레 내 얼굴을 살피며 내 쪽으로 기대는 민윤기에 놀라서 소리쳤다.



"뭐, 뭐하냐!"

"아니 깜짝아, 네 옆에 있는 물."



발정났냐, 그렇게 말하곤 다시 내 쪽으로 기대, 내 옆에 있는 물통을 가져갔다. 그순간 훅 끼치는 민윤기 냄새와 숨이 닿을 듯한 거리에 숨을 참았다. 아, 심장아.. 난 낯선 느낌에 민윤기의 운동복을 쥔 손을 쥐었다 폈다 했다. 원래..원래는 어떻게 반응 했더라.. 그간의 날들을 되뇌어보다 답을 찾았다.



"아오, 땀 냄시. 내 옆에 오지마!"

"역시, 지랄병 김여주. 지랄 안하길래 진지병 도졌나 했지."

".....씹새끼야 내 볼 만지지마라."

오랫동안 봐왔던게 낯설어지는 순간이 있다.









photo
김여주/17


photo
민윤기/17



이번엔 꼭 완결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