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야~! ”
“ ..하 “
그날 이후로 그 아이는 참 지독하게도 내게 붙어댔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그 아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당연히 그렇겠지, 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콕,

” 우리 여주~ 아쉽게도 이제 이동수업이란다? “
” 씨.. 깨우지마. 죽여버리기전에 “
” 넌 왜 나한테만 그렇게 까칠해? 응? 나 이러면 서운해 “
“ 그럼 니가 나한테 그따구로 안 하면 되잖아 ”
“ 그건 안돼! ”
“ 그럼 나도 안돼 ”
“ 치.. 어쩔 수 없지 그럼 ”
“ .. 참 ”
이제는 물어보기도 지쳤다. 어차피 답도 안해주는데 나 혼자 매번 얼탱이 나가면 뭐해
그때,
쾅,
“ 야 니 왜 나오라니까 안 나오냐? ”
“ … ”
또 다시 날 바닥으로 끌어내리려 안달이다. 대체 내게 무슨 원한이 있어 저러는 것일까, 아니 원한이 맞긴 한가?
그렇게 또 멱살잡혀 끌려가 맞을 생각에 그냥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때,
“ 내가 잡아서 못 나가고 있었어 ”
“ 뭐? ”
“..?”
” 내가 여주보고 놀아달라고 떼 썼어, 미안 “
” 아.. 아니야. 뭐 범규 니가 부른 거면.. “
그 아이가 한 번 웃어주니 한 방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일진들이었다. 쟤 웃는게 뭐가 좋다고, 그냥 바보 같지
뻘쭘하게 그들은 다시 자리를 떴고 그 아이는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 어때? 이번엔 좀 도움이 됐지? 알아~ ”
“ .. 넌 어쩜 그렇게 재수가 없냐 “
“ 그 얘기는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서 타격 없거든? ”
“ 어릴 때부터? ”
“ 다들 잘생겼는데 성격도 좋고 피지컬도 좋다고 재수 없대 ”
” 허.. “
워낙 그 아이가 잘난 건 알았지만 그 아이도 그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재수가 없었다.
“ 아 맞다, 여주야 너 시간 혹시 언제 비울 수 있어? “
” 없어. 알바 해야 해 “
” 알바 다 하고! 완전 늦어도 괜찮으니까 “
” .. 다 끝나면 새벽 2시 그땐데, 왜 ”
“ 나랑 운동하자 ”
“ 뭐? ”
“ 운동! 나랑 운동 배우자고 ”
“ 웃기지마. 너도 한가하게 운동 배울 처지는 아니잖아 ”
“ 그치만.. ”
“ 아니면 너 혼자 배워 ”
“ 뭐? 그건 안돼. 절대로 ”
“ .. 그럼 타당한 이유라도 만들어서 오던지 ”
“ 어..? ”
“ 내가 너랑 운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서 와. 아니다, 그냥 운동을 배워야하는 이유만이라도 만들어서 와 ”
“ 그럼 같이 운동해줄거야? ”
“ 타당하면 꼭 해야되는 이유일거 아니야. 해야지 ”
“ 진짜지?! 내가 얼른 만들어서 올게! “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가는 행동들 뿐이었다. 갑자기 운동을 배우자는 것도 이해가 안 갔고 꼭 같이 배워야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갔고
어쩌면 그 아이는 처음부터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하교 시간이 되었고 난 평소처럼 편의점으로 향하기 위해 가방을 챙겼다.
그때,
탁,
” 나 생각해냈어! “
” .. 뭔데 ”
“ 너도 소중한 거 하나쯤은 있을거 아니야 ”
“ 뭐? ”
“ 소중한 거, 그거 지키려면 운동 배워야지! “
” .. 미안한데 “
"..?"
” 난 나 자신도 소중히 생각 안 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
” .. 그래도! “
” 혼자 배워. 난 간다 “
손을 뿌리친 난 교실을 나가려했고 넌 다시 내 앞으로 와 내 앞을 막았다
“ 뭐하자는거야 지금 ”
“ 아 같이 배우자.. 응? “
” .. 알바 늦어. 늦으면 니가 책임질거야? “
” 치.. “
그렇게 그 아이를 지나쳐 가려는데,
“ 걔네한테 계속 맞으면서 지낼 순 없잖아 “
"..!! "
” 걔네가 지금만 저렇게 때릴 거라고 생각해? “
” .. 그건 니 알바 아니라고 했..ㅈ “
” 그니까, 나 말고 니가 널 지켜야될 거 아니야 “
” … “
” 싸움 말고 운동 배우자고, 너가 널 지켜야지 “
” … “

” 앞으로도 계속 내 도움 안 받을거잖아, 너도 널 지킬 수 있게 노력해야지 “
처음이었다. 내게 날 지키라고 말한 사람은, 또한 난 그동안 내가 아닌 다른 사람만이 날 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맞기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 .. 하 진짜 ”
“ 내가 아는 동생 형이 알려줄거야. 같이 배우자 ”
“ 뭐.. 관장님이셔? ”
“ 응! 복싱 관장님이셔 ”
“ .. 알았어 ”
그렇게 난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다. 언젠가 내가 날 지킬 수 있게된다면 그때쯤엔 나도 날 소중히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