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휘학: 사건의 재구성

1화

가람휘학

1화

2020년 11월 21일에 제작됨














"딤플 태생 주제에 누워있기는···."




어릴 때부터 '딤플' 태생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그녀, 이름은 서 단이라고 하는 열여덟의 꽃다운 나이였다. 열아홉이 되면 이제 그녀의 꽃다운 나이는 접어들고 마법 또한 쓰지 못한다면···. 그녀는 이제 살 길이 없었다. 이 고아원에서 삼시 세끼는 못 되더라도 밥 한 끼 정도는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열아홉이 되면 나는 이 고아원을 떠나야 한다. 더군다나 아르바이트생이 되겠다 해도, 딤플 태생인 나를 그 누가 받아주겠는가. 이곳에서 나가면 이제 나는 죽는 것과 다름없었다.




"저희 부모님은, 왜 절 이곳에 버리셨죠?"




딤플 태생이라며 저기 보이는 쥐새끼만도 못한 취급을 당하자 나는 일을 하고 지쳐 누워 쉬려는 나에게 어느샌가 달려와 눕지 말라며 언성을 높였고 그 모습에 서운함과 온갖 슬픈 감정이 들어 눈에 고인 눈물이 흘러내리려는 걸 애써 막으며 고아원장에게 똑같이 언성을 높여 따지듯 물었다.




"딤플, 마법도 못 쓰는 아이라고 그동안 짐승 취급을-!"




"네가 네 발로 직접 나가, 이런 대우 받는 게 싫으면."




그래,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은 무서워서 벌벌 떤다는 그 딤플. 딤플은 완벽히 마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였고 그 때문에 짐승 취급을 받아왔다. 여러 번 반란을 일으키려 계획도 많이 세웠지만 그걸 단박에 알아내는 마법부에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이런 부진에 답답함을 느끼던 건 항상 딤플의 대표였던 그녀의 아버지였다. 아 이젠 아버지가 아니지. 어머니는 의료사고로 인해 돌아가셨고 그 일은 내가 태어나고 처음 맞는 생일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니 아버지는 날 항상 원망하셨고 나를 고아원에 버리셨다.




'······네, 제가 제 발로 걸어나갈게요.'




이런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항상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곤 냅다 삼키기 마련이었다. 그녀의 모습에 고아원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청소나 더하라며 일감을 주었고 단은 지친 몸을 이끌어 걸레를 챙기려 가려던 차였다. 더없이 좋은 날에 집안일을 내가 도맡아서 하다니···. 여기 윗사람도 많고 쉬고 노는 아이들이 태반인데 왜 하필 나일까, 나이가 많아 식비가 많이 들어서? 그러기엔 7살부터 18살까지, 모두 똑같은 양과 똑같은 반찬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딱 하나, 나 혼자 딤플 태생이어서. 그것만이 정답이었다.




"복도, 운도 없다. 마법도 못 부려 가람휘학에 가는 건···."




거의 불가능이었지. 가람휘학은 맑은 강처럼 빛나는 인재가 되라는 뜻에서 지어진 한국의 마법 학교였다. 휘황찬란하고 웅장함을 자랑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엄청난 학구열을 자랑하는, 모두가 합격하길 소망하는 그런 곳이었으니까. 이런 곳에서, 마법도 없이 자란 나에겐 너무 허황된 꿈이었다.




photo

"혹시 서 단이라는 분을 아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딱딱한 말투와는 다르게 서글서글한 인상을 가진 그 남자의 이름은 바로 '시간 관리자'였다. 시간에 대해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시간으로부터 가장 소외된 사람임과 함께 시간의 바깥에서 모든 걸 관망하고 있던 사람. 그가 매일 들고 다니는 노란색의 작은 수첩엔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잘잘못을 따지려 할 때 가장 먼저 부르는 사람이 시간 관리자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였으니.




'기록하기 위해 기억하는 것인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인가?' 이 문장은 시간 관리자의 일을 처음 맡아보는 호석이 기억하기 위해 딤플 심리학의 책과 함께 시계에 대해서도 많이 조사해 보았던 모든 조사들을 내게 보여주며 말했다.




"사실 우리가, 널···."



photo

"아니, 아니다. 일단 가람휘학으로 널 데려다 줄게."


"얘기는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나중에 다시 얘기해 줄게."



호석은 단의 양해를 구한 후 허리를 살포시 잡아 텔레포트를 시도했고 처음인 나는 살짝 무서움과 함께 머리가 아파 정신을 살짝 놓기 일보직전이었으나 호석이 먹으라며 내가 건넨 진통제로 보이는 알약을 꿀꺽-. 삼키니 머리 아픈 통증이 덜 해졌다.



근데, 가람휘학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