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글글글

바이보이

시끄러운 도시음이 정적을 깨웠다. 눈 뜨기가 겁나 손부터 짚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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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감각했다.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했다. 자신이 뭘 입었는지도 기사 나던 최범규는,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최범규는 무언갈 쥘 수 없는 손을 원망했다. 온도, 습도, 촉감 등을 못 느끼는 육체에 한숨을 쉰 적도 있었다. 귀신이 되고 그나마 좋은 점을 찾으라면 비행. 그뿐이다. 온전한 몸으로 비행을 하다 내려 본 서울의 야경은, 누군가 죽은 장소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했다.

시간이 지나자 원데이 멤버들의 소식도 뜸해졌다.

최범규가 없는 밴드판은 잘만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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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린 최수빈의 집은 난리 나있었다. 술은 얼마나 마신 건지 또 얼마나 울어댔던 건지 젖은 휴지와 빈 병들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렇게 틱틱거리더만... 형 니 뭐하는데.''



최범규는 헛웃음이 나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퉁퉁 부어오른 눈을 달고 훌쩍이는 최수빈이 한없이 작아 보였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자신을 기억해 줬다. 기분이 이상했다. 복잡한 감정들이 휘몰아친다.

범규는 자리를 피했다. 더 있으면 제멋대로 나불거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제 말 따위는 안 들릴 거 알면서도 그냥…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