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름

일찍

혜수는 옆에 서 있는 사람이 경수라는 것을 깨닫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머리보다 몇 센티미터 높은 책꽂이에 있는 책을 잡으려다 손에서 책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책은 경수의 발에 떨어졌다.

좋다!

"똥!"

혜수는 경수의 다리에 떨어진 인도네시아어 사전을 황급히 주워 들었다. 순간 속이 메스꺼워졌다. "어, 죄송해요. 사과드립니다." 혜수는 일본인처럼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허리를 계속 굽혔다 펴는 바람에 머리가 아팠던 혜수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경수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혜수는 당황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해, 내가…"

"그래, 세상에, 맞아. 또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내가 KBBI 책을 네 발에 떨어뜨렸잖아." 경수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혜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 알았지?" 소년은 그녀를 잠깐 흘끗 보고는 돌아서서 도서관을 나섰다.

혜수는 선배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주저앉았다. 정말이군. 휴.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개학 첫날부터 도경수와 마주치다니.

별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새로 사귄 친구가 경수가 자기랑 엮이면 안 되는 선배 중 한 명이라고 뒷담화를 했거든요.

혜수는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일어난 일 때문에… 기도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