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 때,
해나는 한참 동안 종이를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하.”
옆자리에서 누군가 물었다.
“야, 해나야. 괜찮아?”
“....어?”
“점수 괜찮게 나왔어??”
“…엏”
해나는 성적표를 접었다.
“뭐, 그냥 그렇지 !!! 하핳...”
“그냥 그렇지 치고는 표정이 너무 썩었는데 ;;;”
“아니거든 ^^;;”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담임의 목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자, 다들 결과 나왔다고 끝난 거 아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해.”
'중요하긴 뭐가 중요해.'
해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하... 수능 망했네, 진짜....’
집에 돌아와서도 해나는 말이 없었다.
“해나야.”
엄마가 조심스럽게 불렀다.
“....응?”
“결과는… 괜찮아?”
“…어... !! 완전 괜찮아 ㅎㅎ 그냥 점수 맞춰서.. 갈려고 ㅎㅎ”
“정말?”
“웅 진짜!! 걱정하지마 엄마!
아, 나 그리고 디게 피곤하네....
나 들어가서 좀 쉴게 ㅎㅎ"
"어휴 저게, 거짓말하는 거면서!!!
엄마 속상하게...
재수해도 돼 이 가시나야!!!"
괜히 더 말하면 울 것 같아서,
해나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봤다.
“…하.”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소리가 나왔다.
“이상혁.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이름을 불러보자,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내가 너 찾는다고 .... !!!
는 핑계지만....”
말끝을 흐렸다.
‘너만 있었어도... 같이 공부 열심히 했을텐데’
다음 날 아침.
“야, 강해나~~~”
“어 왔어?”
“너 수능 점수 안 좋다며? ㅋㅋㅋ"
"야 누가 -_-"
"으이구, 니 표정만 보면 다 나오지 뭘~"
"너한테는 내가 뭘 못 숨기겠다 ;;"
"그래서, 재수할 거야?”
“…글쎄.”
“아니, 너 원래 이 정도는 아니잖아.
이번 점수 좀 개오바긴 해”
해나는 대답 대신 가방을 멨다.
그리고 말했다.
“나 국정원 갈 거야.”
“…뭐?”
“국정원.”
“드디어 미친거야? ㅋㅋㅋㅋ 뭔 갑자기 국정원이야 너”
친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미쳤나 보다 내가.. ㅋㅋ 갑자기 목표가 생겼긴 했어”
“갑자기 왜?”
해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사람 찾으려고.”
“누구?”
“그냥… 어떤 애.”
"그래, 뭐라도 목표가 있음 좋지!!
강해나 너는 분명 잘 해낼거야"
"그래야지...ㅎㅎ 고맙다"
그 날 이후로,
해나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공부했다.
“해나야, 밥은 먹고 해”
“나중에.”
“나중에 언제 !!”
“아 몰라, 그냥 놔둬.”
책상 앞에서 중얼거렸다.
“국정원 내가 꼭 간다.
근데...
…말이 안 되지.
.
.
그래도 할 거야.”
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3년 뒤.
“야!!! 강해나!!!”
“뭐!”
“붙었다고!!!”
“뭐가?!”
“서울대!!”
해나는 멍하니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어?”
[축하합니다. 2X년도 서울대 OO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어ㅓㅓㅓ ???”
그제야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야, 너 울어?”
“아니거든.. 흐읍...”
“야 울잖아아~!!!! 축하해 강해나 !!!!”
"흐잉 고마워 애들아 !!!!!”
대학 생활은 생각보다 시끄러웠다.
“해나야, 술 마실 거지?”
“아 오늘은 좀…”
“에이~ 또 공부야?”
“…응 ㅎㅎ”
“너 진짜 독하다. 국정원 준비한다며?”
“...웅 내 목표거든”
“왜 그렇게까지 해?”
해나는 잠깐 말이 막혔다.
“…그냥.”
“그냥?”
“… 디게 멋지잖아!! 국정원, 말만 들어도 어? 막 슉슉 멋지잖아 ㅋㅋ”
"진짜 독하다 강해나... 얼른 가 그럼 !! 우리끼리 마시게 ㅋㅋ"
사실 국정원 준비는 정말정말 힘들었다.
해나는 고난 끝에 국정원 최종 면접까지 통과하게 되었다.
“축하해요.”
전화를 끊고도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헉 감사합니다!!”
대망의 첫 출근 날,
“긴장돼?”
“조금요.. ㅎㅎ”
“괜찮아. 다 처음인 걸 뭐 ㅎㅎ 국정원이라고 대단한 거 없어~”
"넵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첫 출근을 마무리하고 퇴근길, 해나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내가 너 때문에 여기까지 오네.
이상혁.....
고마워.... 진짜로.’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였다.
“…?”
발소리가 조용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나는 일부러 멈췄다.
그랬더니 발소리도 멎었다.
“… ????”
순간 누군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앉고, 입을 막았다.
“읍-!!”
“조용히 해”
“…읍읍!! 느그야!!”
“해나야.”
“…?”
해나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상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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