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는 매일 7시 45분에 온다

8화

 

*위 노래를 BGM으로 틀고 감상하시면, 더 몰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혁은 다음 날 학교에 오지 않았다.

 

"왜... 안 와아.. 걱정되게 시리...."

 

해나는 처음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제 있었던 일들이 너무 많았고, 너무 복잡해서...

하루쯤은 빠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뭐.... 아프겠지.’

 

딱 그 정도였다.

아침 조회 시간, 담임이 출석을 불렀다.

 

“이상혁.”

 

교실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결석이네.”

담임의 말은 가볍게 넘어갔지만,

해나는 괜히 손에 쥔 펜을 굴렸다.

 

 


 

 

 

쉬는 시간,

 

“야, 걔 오늘 안 왔네?”

 

“그러게... 최근에 좀 이상하지 않았어?”

 

아이들의 목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해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닿자 정신이 조금 들었다.

 

‘... 에이 별일 아니겠지 뭐. 알아서 잘 하는 애 같았어..’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가슴 한쪽이 계속 불편했다.

점심시간이 되어도 상혁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늘 같은 자리, 늘 같은 시간, 7시 45분에

늘 창밖만 보던 그 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생각보다 훨씬 빈 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해나야, 무슨 생각해? 빨리 급식실 가자, 배고파!!"

 

"ㅇ...어?? 어... 가자 ㅎㅎ"

 

해나는 급식실에서도 급식판을 들고 멍하니 서 있다가

결국 몇 숟갈 먹지도 못한 채 남겼다.

 

 


 

 

그날 방과 후,

해나는 일부러 교실에 조금 더 남아 있었다.

 

혹시라도 늦게 올까 봐,

하지만 교실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

.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

.

상혁은 나타나지 않았다.

 

"7시 45분인데... 왜 안 오는 거야...

무슨 일인거야 대체 너....."

 

담임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선생님… 이상혁이요. 아직 연락 없어요?”

 

담임은 출석부를 덮으며 말했다.

“그래. 집이랑도 연락이 안 된대... 나도 걱정되는 구나”

 

“집이랑도요…?”

 

“그래, 보호자분 쪽에서도 연락이 안 된다는 구나

가출한 건지.. 해나 너랑 많이 친한 사이였니?”

 

"아... 네 최근에 좀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너도 상혁이랑 연락 닿으면 쌤한테 바로 알려주렴?"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그럼… 어디 간 거야…?

설마...

걔네 아버지가.....'

 

해나는 반 친구들에게도 물어봤다.

 

“혹시 이상혁 번호 아는 사람 있어?”

 

“걔 연락처 준 적 있어?”

 

“SNS도 안 하는 것 같던데”

 

사실 알고 있었다.

상혁은 원래부터 그런 애였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같은 표정으로 존재감 없이 있던 인형 같은 존재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 이제 재미 없어.......... 그만 나와....."

 

그래서 더 불안했다.

해나는 거의 매일 교문 앞에 섰다.

수업이 끝나고, 해가 질 때까지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상혁을 기다렸다.

 

'오늘도 아닌가.....’

 

하지만 상혁은 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해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그때 상혁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반항이 되겠지.”

“너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

.

.

 

“…그걸 왜 혼자 다 정해.... 하... 걱정되게.......

알려주지나 말지.......”

 

해나는 울먹이듯 작게 허공을 향해 중얼거렸다.

그냥 자신도 모를 눈물이 계속 흘렀다.

 

 

 


 

 

 

며칠 뒤, 담임이 아침 조회를 하고는 말했다.

 

“상혁이는 당분간 학교 안 나올 예정이니까 그렇게 알아두거라.

너네 혹시 상혁이한테 연락오는 거 있음 바로 교무실로 찾아오도록?”

 

그 말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

.

.

.

.

시간은 그렇게 무심하게 계속 흘렀고,

.

.

.

.

.

2년 뒤, 졸업식 날이 왔다.

강당에 앉아 있으면서도 해나는 계속 주변을 둘러봤다.

 

‘… 오늘은 올 줄 알았는데.

내 괜한 기대였던 거야?’

 

 

어디에도, 상혁은 없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해나 곁으로 아이들이 사진을 찍자며 몰려왔다.

 

“해나야, 같이 찍자!”

 

"ㅇ...어 그래 !! 졸업 축하해 다들 !!"

 

"해나 너 진짜 많이 성숙해졌다 ~~ 이제 진짜 성인같애 !!"

 

"고마워... ㅎㅎ"

 

"헉, 졸업식이라서 눈물 고인 거야 너? 에이 !! 나도 눈물나잖아 ㅠㅠ"

 

".... ㅎㅎ 졸업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하네.."

 

찰칵-

 

“아, 나 잠깐만…!! 너네 사진 찍고 있어”

 

해나는 슬쩍 빠져나와 운동장 끝에 섰다.

바람이 불었고, 교복 치마가 살짝 흔들렸다.

그리고....

상혁이 매일 밖을 바라보던 그 창문을 쳐다보았다.


그제야 해나는 깨달았다.

아무리 찾아도,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이제… 그만하자.

잘....

지내야 해.

어쩌면 내 첫 사랑 같은 짜식아.’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해나는 더 이상 상혁을 찾지 않기로 했다.

 

"애들아 !!! 다시 찍자 !!! ㅎㅎㅎ 일로와 !!"

 

그렇게 해나의 학창시절은 막을 내렸다.

.

.

.

.

.

.

다음 화에 계속 >>